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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독을 아시나요?)③“안락사, 매년 2만마리…사회혁신 차원에서 종식해야"
김동훈 대표 "사회화 거친 유기견 입양인에게 최적…'테라피독' 성공 확신,
2019-01-02 14:00:00 2019-01-02 14:56:52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테라피독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김동훈 피스윈즈코리아 대표는 무엇보다 각 전문 기관들의 힘을 한데 모은다면 유기견 안락사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하는 것도 꿈만은 아니라고 얘기했다. 김 대표는 국제구호전문가로 2013년 필리핀 태풍 현장, 2015년 네팔 지진 현장 등을 거쳐 일본 최대의 동물복지단체이자 국제구호단체 피스윈즈재팬에서 1년6개월간 활동하다 일본의 유기동물 살처분 제로 프로젝트를 보고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피스윈즈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테라피독,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해외에서는 재활 승마, 수족관 돌고래, 자이언트래빗 등 애니멀테라피를 치료 과정에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며, 테라피독이 병원 중환자실까지 들어가기도 한다. 국내의 경우 별도 공간에서 환자를 만난 경우는 있지만 아직 병동에 들어간 사례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국내에서는 감염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매뉴얼을 다 바꿔야하며, 현재 서울시립의료원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병원 밖에서도 공항에 장기간 비행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테라피독을 사용해 스트레스를 줄여준다거나 도서관에 학생들과 놀아주는 힐링 프로그램을 비롯해 호스피스, 소년원, 장례식장, 콜센터, 백화점 등에서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유기견을 구조하는데 그치지 않고 역할을 부여하는 모델은 왜 필요한가.
 
기존에 케어나 카라가 하는 걸 뺏어올 일 없다. 일본은 재해구조견이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우리는 유기동물 문제가 심각한만큼 우선 사람들에게 친근한 유기견 문제에 집중한다. 나중에 가능하다면 테라피캣도 생각할 수 있다.

사람들도 유기견의 비참한 사진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유기견들이 인간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구성원을 증명하는 것이다. 병동에 들어가 환자를 변화시켜주면 비참해서 구해주는게 아니라 인간사회 기여하는 것때문에 인식이 바뀌지 않을까. 한국사회에 새로운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지난해 테라피독 프로젝트에서 보완할 점은 무엇인가.
 
3개월은 훈련시간으로는 조금 부족하다. 개마다 적응속도가 다르고 내성적이거나 경계심이 많으면 그걸 해제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보호소에서 처음 개를 데려올 때 어떤 개를 데려오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른데 시간적 여유가 없어 최종적으로 5마리 중 3마리만 테스트에 통과한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

또 우리가 10개 단체를 연결했지만 반려동물 커뮤니티가 없어 입양문제에 애를 먹고 있다. 유기견이 일반 강아지에 비해 키우기 힘들다는 시선이 있지만, 입양인 입장에서는 사회화까지 다 끝나니 최적의 조건이라고 본다. 지난해 사업을 진행하며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은 만큼 어떤 부분을 해결하면 될지도 보완하겠다.
 
테라피독을 낯선 환경에 노출하는 부분은 동물학대 얘기가 나올 수도 있다.
 
모든 개가 테라피독이 될 수 있는 것 아니다. 동물과 인간의 유대에서 관계맺는 걸 즐기는 개들만이 테스트에 통과한다. 동물학대는 오해일 뿐 스트레스가 존재하더라도 그걸 극복하고 즐길 줄 아는 개들이 테라피독으로 활동한다. 활동을 다녀왔을 때 산책, 마사지, 맛있는 음식 제공 등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을 더 개발할 계획이다. 아직 한국에선 생소해서 이슈가 나올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설명하겠다.
 
테라피독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일본 히로시마현은 유기동물 살처분이 가장 많이 일어나던 곳이지만, 지금은 제로가 됐다. 한국에선 유기견 안락사가 1년에 2만마리 발생하는데 히로시마현처럼 광역 아니 기초지자체라도 제로로 만들고 싶다. 우리는 모든 동물보호 이슈를 다루진 못하며, 유기견 안락사 문제 하나만은 사회혁신 관점에서 모든 자원을 동원해 끝장내겠다.
 
유기견 안락사로 제로문제를 해결해 반려견 소비문화를 바꾸고 다음엔 유통문화 균열을 위해 펫샵이 강아지 파는 걸로 수익 올리지 말고 무료입양센터 역할로 바꾸는 대안적 펫샵을 만들겠다. 또 강아지공장을 폐업이 아닌 전업으로 유기견보호소로 바꾸는 등 민간의 힘을 극대화해 보여준다면 변화는 확산될 것이다.
 
올해 테라피독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될까.
 
우선 작년에 통과한 테라피독 세 마리의 활동을 확대하는 동시에 새로운 유기견을 구조해 테라피독으로 훈련하는 과정을 병행할 계획이다. 이렇게 테라피독의 현장 임팩트와 여러 단체의 협업을 증명한다면 대중들의 호응도 뒤따를 것이다. 비용상으로 한 마리를 6개월간 키우는데 1000만원이 드는 만큼 독립적으로 운영 가능하도록 1000명의 개인 후원자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론 동물매개자원봉사센터가 있어야 테라피독 견주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장소가 해결된다. 지자체 유휴시설을 서울시도우미견훈련센터로 쓴다면 비용 부담이 줄어 훈련사 3명 이상 상시 고용해 매년 20마리의 테라피독을 양성해 지속적으로 내보낼 수 있다. 이 경우 병원과 대중 모두를 감안해도 연 2만명이 테라피독으로 혜택받을 수 있다.
 
서울 양재동 반려동물문화교실에서 김동훈 피스윈즈코리아 대표가 테라피독 요미를 안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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