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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파 속 재벌 신뢰도 악화
평균 점수 4개월 연속 하락…총수 신뢰는 소폭 반등
2019-01-02 07:00:00 2019-01-02 07: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경제 한파 속에 재벌그룹에 대한 인식도 악화일로에 놓였다. 미래에 대한 불안 심리가 재벌에 대한 불신으로도 투영됐다. 다만 총수에 대한 신뢰는 소폭이나마 개선됐다. 경기 침체의 위기에서 기업인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뉴스토마토>와 한국CSR연구소(소장 안치용),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일 발표한 '1월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 일반인지 부문 재벌그룹 항목의 평균 점수는 3.11을 기록했다. 전달의 7.57에서 반토막 났다. 지난해 5월 조사 시작 이후 최대 낙폭이다. 지난 10월 11.55로 정점을 찍은 후 4개월째 하락세가 이어졌다. 전체 30개 조사대상 기업 중 점수가 개선된 곳은 1위 LG(39.4→39.7)와 2위 GS(23.9→25.3) 두 곳 뿐이었다. 한진(-13.9→-27.0), 부영(-19.0→-23.0), 태광(-9.4→-18.2) 등 하위권에서는 점수 하락이 특히 두드러졌다. 조사를 총괄한 안치용 한국CSR연구소장은 "평균점수가 4개월째 하락하고 있는 것은 재벌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판단했다. 조사를 수행한 KSOI도 "30대 재벌그룹 대부분의 신뢰지수가 하락한 것은 2019년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총수 대부분이 불신 구간에 머물며 재벌그룹보다 낮은 신뢰수준을 보이는 점도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총수 신뢰도의 평균 점수는 -5.93으로 전달의 -6.37보다 다소 개선됐다. 지금까지 9번의 조사에서 재벌그룹과 총수의 평균 점수가 대체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결과는 눈여겨 볼 만 하다. 점수가 개선된 총수도 16명이나 됐다. 그 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1위·-0.22), 최태원 SK 회장(13위·-0.61)은 조사 시작 이래 최고 순위에 오르며 10위권 진입을 눈 앞에 뒀다. 재벌그룹에 대한 인식은 나빠졌지만 총수의 영향력 등에 대한 기대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정적 이슈에 따른 하위권 추락 현상은 이달에도 포착됐다. 재벌그룹 항목에서는 태광이 전달 26위(-9.42)에서 28위(-18.23)로 두 계단 하락했고, 총수 항목에서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26위(-20.33)에서 29위(-26.26)로 주저앉았다. 이 전 회장은 1400억원대 횡령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아오다 지난 2012년 간암 수술 등을 이유로 보석을 허가받았다. 하지만 최근 언론에 술담배를 하는 모습이 포착돼 물의를 빚었고, 지난달 14일 보석 허가가 취소돼 구치소에 재수감됐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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