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인터뷰)‘스윙키즈’ 도경수, 그가 ‘탭댄스’에 빠진 이유
강형철 감독 ‘러브콜’, 두 번 만남 고민 없이 ‘출연 결정’
“열정 품고 살던 한 청년…탭댄스가 터트린 전쟁 속 꿈”
2018-12-13 00:00:00 2018-12-13 00: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BTS이전 전 세계를 주름 잡던 아이돌 그룹은 엑소. 멤버 중 한 명인 디오는 묘한 이질감을 느끼게 했다. ‘엑소의 화려함과 특출남과는 거리가 먼 담백함이 가득했다. 사실 그 지점이 디오의 능력치를 가늠하는 잣대는 아니다. 이 지점은 순전히 연예인으로서의 이미지적 소비 측면에서의 가늠자일 뿐이다. 이런 엑소일원으로서 디오는 결과적으로 화려함의 중심을 잡아 주는 역할을 해왔다. 그 무게 추의 중심인 디오의 쓰임새를 하나로 규정하기엔 너무도 불합리해 보였다. 화려한 엑소이미지를 뒤로 하고 그는 본명 도경수로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견고하고 간결한 배우 도경수는 스크린에서 진짜자신의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 증명해 가고 있었다. 무려 150억 프로젝트 스윙키즈를 이끈 중심의 무게추가 도경수란 이름 석자인 것부터가 그 증명의 첫 번째다.
 
도경수. 사진/SM엔터테인먼트
 
지난 10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도경수는 아직도 앳된 모습 그대로였다. ‘엑소멤버로 전 세계를 아우른 팬덤의 중심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저 평범한 모습 그대로였다. 뿔테 안경에 검은색 패딩 차림이었다. 사실 그대로 길거리에 나가면 누군지도 모를 정도로 평범함 그대로였다. 물론 그는 엑소란 걸출함의 일원이면서 시리즈 연속 1000만을 기록한 신과 함께의 일원이었다. ‘신과 함께2’의 마지막 쿠키 영상에서 3편의 주인공을 연상케 하는 모습으로도 등장했다. 그는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었다.
 
하하하. 많이 알아는 봐주세요(웃음). 그래도 벌써 엑소로 데뷔한지 6년 차라. 내년 2엑소콘서트도 앞두고 있어서 벌써부터 다시 설레이기도 해요. 가수로 무대에 오른지 사실 좀 됐거든요. 배우는 배우대로 가수는 가수대로 그 맛이 다 있는 것 같아요. 아직은 제가 그 두 가지 맛을 다 논하기엔 당연히 모자라지만요. 물론 지금은 엑소의 디오가 아닌 배우 도경수로서 스윙키즈가 잘되기를 바라고 있고요.”
 
데뷔 초 그는 너무도 신중한 탓에 기자들 사이에서 힘든 인터뷰이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 힘듦은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질문 하나하나에 너무도 신중하고 고민을 거듭하며 대답을 했다. 결과적으로 인터뷰 시간이 유려함과는 거리가 멀게 흘러가기 일쑤였다. 그 역시 웃으면서 맞장구를 쳤다. 현재 도경수는 좀 더 유연하고 확실하게 여유로워진 듯 했다.
 
도경수. 사진/SM엔터테인먼트
 
그때 제가 그랬었죠. 데뷔 초에는 잘하고 싶었고 조금의 실수도 용납되면 안된 단 강박이 좀 있었어요. 그게 그렇게 작용을 한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많이 여유로워졌죠. 영화도 몇 편 하고 드라마도 좀 하고 그러다 보니 스스로에게 여유를 주는 법을 깨우친 것 같아요. 이번 스윙키즈를 하면서도 그 여유로움이 뭔지를 좀 배운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여유보단 엑소데뷔를 앞두고 스스로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던 그 열정이 고팠던 듯 싶었다. ‘스윙키즈시나리오를 통해서도 도경수는 그 열정을 바라봤다고 한다. 연출자인 강형철 감독과의 작업도 꿈만 같았다. 강 감독의 러브콜에 고민 자체를 안하고 만남을 결정했다고. 그리고 시나리오를 읽은 뒤 두 번째 만남에서 출연을 결정했단다. 사실 첫 번째 만남에서 이미 출연 자체를 결정한 것이었다고.
 
하하하. 강형철 감독님의 부름에 어떤 작품인지 어떤 내용인지가 중요하지는 않았어요(웃음). 당연히 해야죠. 물론 첫 만남부터 제목이 뭔지 어떤 내용인지는 대충 알았죠. 그리고 만나 뵌 자리에선 별다른 얘기는 나누지 않았어요. 그리고 시나리오를 받고 읽은 뒤 두 번째 만남에서 로기수가 어떤 인물일 것 같은지에 대해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주고 받았죠. 이건 너무 하고 싶고 떨렸고. 하하하.”
 
도경수. 사진/SM엔터테인먼트
 
영화의 배경은 1951년 한국전쟁 당시다. 실제로 존재했던 한 장의 사진에서 출발한 스윙키즈. 물론 영화 전체의 내용은 완벽한 극화다. 도경수는 인터뷰 도중 한 장의 사진을 보여주자 감독님이 찾아서 보내 주신 사진이 바로 그 사진이다고 웃었다. 당연히 그 시절 분위기를 전혀 알지 못하는 도경수다. 갇힌 공간 속 인물들의 심리나 북한군이던 로기수가 가장 미국적 산물인 탭댄스에 빠지는 계기도 공감하기도 힘들 수 밖에 없다.
 
“’로기수가 인민의 영웅이라고 포로수용소에서 동료들에게 칭송을 받지만 과연 정말 그랬을까 싶었죠. 대사에도 나오지만 그는 그냥 가슴 속에 어떤 열정을 품고 살던 청년이었어요. 시대가 만들어 낸 어쩔 수 없는 선택에 전쟁에 나섰고 그것을 지켜야 하기에 공산주의자로서 행세를 했지만 로기수에게 이념이 중요했을까 싶었죠. 그런 로기수에게 잭슨의 탭댄스는 뭔가를 터트린 계기라고 봤어요. 로기수에겐 꿈이 현실이 된거죠.”
 
영화 속에서 도경수가 연기한 로기수의 가슴을 터트린 탭댄스단 스윙키즈를 조직한 잭슨역의 자레드 그라임스도 화제다. 도경수는 자레드 그라임스와의 특별한 인연으로 촬영 도중 깜짝 놀랐던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엑소로 활동할 당시 안무를 담당했던 세계적인 안무가와 자레드 그라임스가 최고의 절친이라는 것. 자레드 그라임스 역시 댄서로 세계를 평정한 인물이다. 이미 브로드웨이에선 특급스타다.
 
도경수. 사진/SM엔터테인먼트
 
국내에선 잘 모르시지만 자레드 그라임스 같은 경우 정말 대단한 분이세요. 근데 촬영 도중 너희 춤 선생과 아주 친하다라고 하는 데 너무 놀랐죠. 이번 영화를 찍기 전까지 자레드와는 일면식도 없었는데. 알고 보니 엑소중독늑대와 미녀의 안무를 만들어 주신 토니 테스타란 안무가 선생님과 절친이셨어요. 토니 선생님한테 저희 얘기를 워낙 많이 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춤에 관해선 두 분은 전 세계 몇 손가락에 꼽히는 분들이세요.”
 
그의 설명대로 자레드 그라임스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탭댄스를 직접 연기했다. 놀라운 점은 촬영을 진행하면서 테이크를 진행할수록 단 한 번도 똑 같은 춤을 춘 적이 없다는 것. 연출을 맡은 강형철 감독과 현장에선 굉장히 꼼꼼하고 세밀한 지점까지 선택하고 결정하지만 춤에서만큼은 자레드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고. 도경수는 탭댄스의 매력을 이번 영화를 통해 오롯이 느꼈단다. 자레드의 모습에서.
 
정말 한 테이크도 같은 동작이 나온 적이 없어요. 그걸 카메라 뒤에서 직접 보고 있는데 너무 황홀하더라고요. 엄청나단 말 외에는 달리 설명이 안되요. 저도 이 영화 준비를 위해 5개월을 배웠는데 자레드의 탭댄스를 보고 더욱 빠져 들었죠. ‘엑소활동을 통해서도 이미 춤과는 너무도 가까이 있었는데, 탭댄스는 정말 다르더라고요. 흡사 악기를 연주하는 느낌이랄까. 음악 없이 오직 발로만 박자와 리듬을 만들어야 되요. 그리고 운동도 엄청나게 되요. 전 진짜 탭댄스 강추합니다(웃음).”
 
도경수. 사진/SM엔터테인먼트
 
이번 영화를 통해 탭댄스에 미쳐 있었다고 소개한 도경수는 노래와 춤 그리고 연기를 제외하고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진짜 미침으로 요리를 꼽았다. 아이돌 출신의 최고 요리사로서의 꿈도 가슴 속에 품고 있다는 그다. 만약 가수가,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반드시 요리사가 됐을 자신이라고 확신을 한다.
 
지금도 된장찌개는 어머니의 레시피를 전수 받아서 정말 맛있게 할 줄 알아요. 그냥 요리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전문적으로 배워서 자격증도 따고 싶고 그래요. 요리 프로그램은 진짜 하나도 안 빼고 다 챙겨봐요. 가수 노래 춤 연기 지금은 다 좋죠. 아니 미쳐있죠. 그리고 요리도 그렇고. . ‘스윙키즈도 당분간 저의 관심사이자 미침입니다. 하하하.”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