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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환경규제' 커피전문점 "차별화해야 생존"
외형성장에도 수익악화 지속…"편의점 커피로 저가브랜드 타격"
2018-12-09 06:00:00 2018-12-09 06: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최근 몇 년간 치열한 출점 경쟁을 벌였던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이 이제는 경기 불황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상위 브랜드는 가맹점 수를 늘리면서 외형적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가맹점 평균매출액은 감소세를 보이면서 수익은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 환경보호 이슈 등이 겹치면서 당분간 이러한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이디야커피는 지난 2015년 말 1577개, 2016년 말 1865개, 2017년 말 2142개의 매장을 운영하면서 매장 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투썸플레이스도 같은 기간 633개, 749개, 887개로 국내 브랜드로는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각 업계가 집계하고 있는 올해 말 기준 매장 수를 보면 이디야커피는 2700여개로 크게 성장했으며, 투썸플레이스는 1040여개로 전체 매장 수 2위인 스타벅스코리아(1230여개)에 근접하고 있다. 하지만 2억1000만~2억4000만원 수준인 이디야커피와 4억8000만~5억3000만원 수준인 투썸플레이스의 가맹점 평균매출액은 3년간 감소 또는 정체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한 업체 관계자는 "불황이 계속되면서 프랜차이즈 시장 전체가 힘들고, 커피업계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때 저가 공세를 펼치던 소규모 매장의 브랜드도 주춤하다. 이 관계자는 "저가 커피의 장점은 박리다매인데, 오히려 매장이 너무 많은 것이 문제"라면서 "편의점 커피가 등장하면서 저가 브랜드도 타격을 입었다"라고 설명했다.
 
매장 내 플라스틱 일회용컵 사용 금지 등 환경보호를 위한 규제도 수익 악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각 커피전문점은 지난 8월부터 매장 내에서 플라스틱 일회용컵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환경부 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일회용컵 대신 사용해야 하는 머그를 본사가 지원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가맹점이 사야 한다"라며 "머그를 세척하는 데도 인건비가 든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정책이 추진될 때 직영으로만 매장을 운영하는 업체는 일사불란하게 실행할 수 있지만,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보유한 업체는 가맹점주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등 애로사항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커피 외 수익 다변화, 고객 성향에 따른 타깃 마케팅 등 외형적인 성장보다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프리미엄 커피, 저가 커피 등 이미 시장이 세분된 만큼 그에 따른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2년~3년 사이 커피전문점의 옥석이 가려졌다고 본다"라면서 "가격으로만 승부했던 시기가 있었지만, 최근 고객은 가치의 경험을 하고 싶은 성향이 있으므로 차별점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객 기호가 다양해지면서도 특정 고객층도 두터워지고 있다"라면서 "커피 인구는 늘고 있으므로 그에 맞게 대응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안에서 일회용컵 사용 단속을 앞둔 지난 8월2일 서울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시민들이 마시고 간 일회용컵이 눈에 띄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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