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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내년 영업목표는 "성장 아닌 생존"
내년 당기순익 목표 최대 30% 이하 감소…마케팅비·인력감축 등 추진
2018-11-30 07:53:30 2018-11-30 07:53:30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카드사들이 내년 경영 키워드를 '성장'이 아닌 '생존'으로 잡고 있다. 
 
정부가 카드수수료 인하방안을 발표하면서 1조4000억원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마케팅 비용은 물론 인력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각 카드사들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2019년 경영계획을 수립 중이다. 그러나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여파로 내년 당기순이익 목표를 올해보다 최대 30% 낮추는 등 긴축경영 분위기다.
 
실제로 신한카드는 내년도 당기순이익을 3000억원가량으로 추산했다. 이는 올해 당기순이익 추정치인 5000억원의 30%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다. 
 
신한카드는 또 무이자 할부와 추가 포인트 적립 혜택 등 기존 마케팅 비용도 크게 줄일 예정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결정에 따라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 산정이 사실상 불가능해 수익성 개선 방안도 도출할 수가 없다"며 "내년 당기순이익 추정치도 크게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200여명에 달하는 희망퇴직을 실시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추가 인력감축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향후 희망퇴직 규모도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카드도 인력감축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으로부터 인력감축 제안을 받기도 했다. 
 
BCG가 현대카드에 제시한 인력감축 규모는 200명이다. 현대카드가 집중하고 있는 디지털과 브랜드 관련 인원은 제외했다. 
 
우리카드는 내주까지 각 부서별로 마케팅비 감축안을 제출받을 예정이다. 우리카드는 마케팅비 외에도 카드모집인을 포함한 영업망 축소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내년 당기순이익이 올해보다 800억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며 "마케팅비 감축 외에도 영업비용 감축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KB국민·삼성·롯데카드 등도 내년도 당기순이익이 올해보다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비용감축을 고민 중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당장 내년부터 전업 카드사의 수익이 1조4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만회할 방안이 없다"며 "마케팅비 감축에 이어 영업비용과 인력감축도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내년에는 성장보다는 생존에 무게를 둔 경영계획을 수립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신한·삼성·KB국민·현대·BC·하나·우리·롯데카드 등 전업계 8개사의 당기순이익은 올 3분기 405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0%(170억원) 감소했고 상반기에는 31.9%나 급감했다. 
 
신한카드는 3분기에 당기순이익이 1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 24.0%(359억원) 줄었다. 삼성카드는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로 12.1%(111억원) 감소한 807억원을 순이익으로 거뒀다. KB국민카드는 4.4%, 현대카드는 1.4% 각각 감소했다.
 
카드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카드사들이 내년도 당기순익 목표치를 올해보다 30% 이상 낮추고 있다. (왼쪽부터)현대카드, 신한카드, 하나카드 본사. 사진/각사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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