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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란 기자의 좌충우돌 암호화폐 투자기)⑩칼바람 부는 암호화폐 시장, 봄날 언제 오나
평균수익률 -46.8%…비트코인 연중 최저점 경신에 맥 못춰
2018-11-21 06:00:00 2018-11-21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BTC 6000달러선 붕괴’, ‘지정가 도달’, ‘BTC 5600달러선 붕괴.’ 지난 15일 새벽, 잇달아 울리는 알람에 잠이 깼다.
 
처음엔 너무 집요하게 울리기에 구 남친에게 연락이라도 온 줄 알았다. 침대 옆으로 손을 더듬어 휴대폰을 켜니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블록체인 투자정보플랫폼 ‘코인니스’ 등에서 보낸 알림이 쌓여 있었다. 비트코인(BTC)이 사전에 지정해뒀던 가격에 도달했다는 것과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사실 이날 암호화폐 가격 하락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다. 올해 2월부터 암호화폐 시장이 별다른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었던 데다 16일 비트코인캐시(BCH)를 ‘비트코인 ABC’와 ‘비트코인 SV’로 분리하는 하드포크가 예정돼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하드포크라면 기존 블록체인의 문제점을 개선해 다른 종류의 암호화폐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이번 하드포크의 경우 체질 개선을 주장하는 ‘비트코인 ABC’와, 블록 확장을 내세운 ‘비트코인 SV’ 진영 간 신경전이 치열해지며 오히려 시장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상대편 체인공격까지 감행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이다. 아울러 하드포크 등으로 공급은 늘어났지만 암호화폐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는 줄어들면서 가격도 반등하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 1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공개(ICO)를 하지 않은 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사례도 나왔다.
 
이같은 흐름은 수많은 알트 코인을 비롯해 암호화폐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비트코인은 지난 15일 심리적 지지선이던 ‘6000달러’를 내준 후 연중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실제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비트코인 시세는 전날보다 12.49% 감소한 4890.47달러(코인마켓캡 기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6000달러를 내준 지 약 5일만에 5000달러까지 무너진 셈이다.
 
20일 오후 2시50분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시세 현황. 사진/업비트
 
업비트에서도 1BTC는 전날보다 0.48% 내려간 559만1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연초 1BTC가 2744만원(종가 기준)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80%나 떨어진 것이다. 기자도 16일 비트코인 캐시 하드포크로 인해 단기 하락이 나타나겠다고 예상은 했지만, 하락폭이 이처럼 커질 줄은 몰랐다.
 
이 때문에 15일 오후 652만원에 0.008BTC를 구매한 후 반등을 기다렸다. 하지만 기대했던 반등은 일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600만원대 초반에서 박스권으로 횡보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19일 오후부터 다시 추락하는 모습이다.
 
애초 단돈 100만원만을 가지고 투자기를 쓰기로 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남은 현금을 탈탈털어 556만원에 0.002BTC를 구매했지만 수익률은 형편없는 실정이다. 이날 오전 10시30분 업비트 기준 기자의 전체 수익률은 -46.80%다. 암호화폐 대부분이 손실이 났는데 비트코인의 경우 -27.25%로 지금까지 연재한 투자기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라이트코인(LTC)과 이오스(EOS)는 각각 -78.68%, -68.47%의 손실률을 나타내고 있다. 트론(TRX)와 네오(NEO), 모네로(XMR)의 수익률은 -75.06%, -85.58%, - 67.74%다. 에어드랍으로 얻은 가스(GAS)만 105.28%로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 중이다. 금액 자체(평가손익 41원)가 크지 않아 전체 수익률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한파는 언제쯤 잦아들까? 칼바람 속에서 구조대를 기다리는 투자자의 마음도 추운 계절이다.
20일 오전 10시30분 업비트 기준 투자 현황. 사진/백아란기자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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