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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지고, 편해지고"…국내 속옷업계, 뒤늦은 변신
5대 기업, 영업이익 감소세…리뉴얼·판매채널 다각화
2018-11-05 15:16:36 2018-11-05 15:16:40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다양해진 판매 채널과 달라진 소비자들의 니즈로 위기를 겪게된 국내 속옷 브랜드 메이저들이 뒤늦게 변신에 나섰다.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하거나 유통 채널을 다각화해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쌍방울, 신영와코루, 남영비비안, 좋은사람들, BYC 등 5개 업체는 과거 속옷 업계의 약 44%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브랜드 파워가 컸다. 그러나 홈쇼핑·온라인 채널을 통해 비교적 저렴한 중소기업의 제품이 유통되기 시작했고 유니클로 에어리즘과 같은 글로벌 SPA업체의 시장 공략 및 해외 브랜드의 수입으로 서서히 점유율을 잃었다.
 
실제 쌍방울의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 2015년 10억원에서 2016년 151억원의 영업손실로 돌아섰으며 지난해에는 216억원으로 손실이 더 확대됐다. 좋은사람들 역시 지난 2015년 1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16년 영업손실로 돌아서며 지난해에는 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BYC와 신영와코루의 영업이익은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며 남영비비안만이 지난해 영업이익 5억원을 내며 손실을 벗어났다.
 
주요 속옷 브랜드들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데는 판매채널의 다각화 실패 탓이라는 분석이다. 이들은 대리점 위주의 사업을 진행해왔으나 소비자들의 구매 채널이 홈쇼핑 및 온라인으로 이동하며 서서히 침체되기 시작했다. 실제 BYC 대리점은 지난 2015년 1561개에서 서서히 줄어 지난해 1433개, 지난달 10월 기준 1398개로 감소했다.
 
지난달 좋은사람들이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똑똑한 위생팬티'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사진/좋은사람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통 속옷 브랜드도 변신을 꾀하고 있다. 변화에 가장 적극적인 브랜드는 예스, 보디가드, 섹시쿠키 등을 보유한 좋은사람들이다. 지난 2015년부터 브랜드 예스의 리뉴얼을 진행했으며 지난해에는 보디가드 및 섹시쿠키 리뉴얼에 들어갔다. 또 다른 브랜드인 제임스딘의 경우 유통 채널을 대형마트 위주로 재편성하며 40~50대 고객을 겨냥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월에는 여성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해 '똑똑한 위생팬티'를 출시하고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팝업스토어는 일회성 행사로 기획됐으나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기간을 연장했으며 제품 판매 채널도 자사 브랜드매장에서 오픈마켓, H&B 스토어, 카카오톡 등 으로 넓혔다.
 
BYC 역시 젊은 층을 공략하며 고객 층을 넓히고 있다. 대학생서포터즈를 통해 20대 고객을 늘리려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BYC는 쎌핑크, 보디히트, 보디드라이 등 젊은 층 선호의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F/W 시즌을 공개한 르송의 경우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고 있으며 보디히트·보디드라이의 전속 모델로는 젊은 층에서 인기 있는 배우 김영광을 선정했다.
 
속옷 브랜드의 변화는 지속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제 '엠코르셋'과 같은 브랜드가 '원더브라'를 앞세워 온라인·홈쇼핑 채널 등의 공략으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혁신적인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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