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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노사, 법인분리 두고 갈등 고조
노조, 사측 움직임에 김앤장 개입…사측 "대화 통해 설득하겠다"
2018-09-20 15:56:23 2018-09-20 15:56:23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한국지엠의 법인분리 방안을 두고 노사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사측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김앤장까지 비판했다. 
 
노조는 2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김앤장 법률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노조는 "사측은 다음달 31일까지 법인분리를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주주총회 개최까지 일사천리로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같은 행보에는 사측의 법률대리를 담당하는 김앤장이 깊숙히 개입해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앤장은 법인분리 방안이 조합원들의 고용과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점을 알면서도 수임료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각종 단체협약 위반을 종용하고, 법률대리 업무를 초월한 영역까지 침범하는 등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한국지엠은 지난 7월말 연구개발 투자 및 경쟁력 향상을 위해 연말까지 글로벌 제품 개발 업무를 집중적으로 전담할 신설법인 설립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지엠의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은 법인분리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듣지 못했고 자세한 내용을 파악해야 방침을 정할 수 있다면서 이달초 주주총회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노조는 "김앤장의 회사 경영개입 중단을 경고하며, 한국지엠에서 떠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후 법인분리 반대 서명지를 김앤장에 전달하려 건물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찰과 충돌하면서 들어가지 못했다. 
 
한국지엠 노사가 법인분리 방안을 두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노조는 20일 김앤장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한국지엠 노조
 
노조는 자리를 옮겨 오후 3시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한국지엠 주주총회 개최금지 가처분인용 촉구대회'를 개최했다.
 
노조는 "사측은 법인분리를 하는 이유로 연구개발 능력 향상, 회사 경영효율성 증대 등을 제시했다"면서 "법인분리 사안은 산은과의 기본협약에도 포함되지 않았으며, 올해 임단협 노사 합의서에도 없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인분리는 결국 구조조정과 사업철수의 포석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중단돼야 하며, 산은이 신청한 주주총회 금지 가처분 신청도 반드시 인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사측은 신설법인 설립 목적은 제너럴모터스(GM) 내 연구개발 부서와의 협력 강화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회사가 올 초 법정관리 위기까지 갔었다가 가까스로 경영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한국지엠의 신뢰 회복과 판매량 증가가 절실한 상황에서 노조가 과도하게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측은 산은과 노조를 설득하면서 연내 신설법인 설립을 추진해간다는 방침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여러 채널을 통해 산은에 신설법인 취지를 설명했다"면서 "노조와도 대화를 통해 오해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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