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반지처럼 끼고 다니면서 부정맥 진단한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 "심방세동 탐지기 '카트' 개발"…글로벌사 사노피·바이엘과 협업
2018-09-20 15:52:02 2018-09-20 15:52:02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은 40세 이상 4명 중 1명에게 발생하는 흔한 질환이다. 부정맥은 치명적인 뇌졸중의 원인이 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유병률은 국내 약 100만명, 전세계 약 1억5000만명 정도로 추정되지만, 확진 확률은 50%에 불과하다. 커다란 심전도 장비를 사용해야 하는 탓에 24시간 365일 연속적인 관찰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부정맥 질환 진단 과정에서 의료적 불편함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 스카이랩스는 획기적인 부정맥 진단 기술을 개발해 전세계 헬스케어 시장에서 '핫한' 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는 20일 <뉴스토마토>와 만난 자리에서 "카트(CART)는 기존 심전도 기이의 반지형 심방세동 탐지기"라며 "반지처럼 기기를 끼고만 다니면 불규직한 심장박동을 미리 진단할 수 있다. 앱을 통해 간단히 심장 관련 생체 신호를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부정맥은 심부전을 일으키는 주 원인으로 심각한 질환이지만 진단이 잘 안 된다는 한계가 있다"며 "이틀 동안 심전도 장비를 장착해도 정작 부정맥이 언제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확진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2015년 스카이랩스를 창업하고, 2016년부터 카트 개발에 매달렸다. 본인이 부정맥을 앓고 있어 새로운 진단 옵션이 필요하다고 절감한 게 창업의 계기가 됐다. IOT(사물인터넷) 신호처리 전공 분야와 접목하면 되겠다고 아이디어가 순간 떠올랐다고 한다. 삼성전자 DMC연구소 출신인 이 대표는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 기술과 고급신호처리시스템 개발에 일조했다. 
 
신기술을 먼저 알아본 것은 해외에서다. 그는 "독일계 글로벌 제약사 바이엘로부터 투자 유치를 성공했다. 글로벌 4위 제약사 사노피와는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 인허가 접수를 준비하고 있어 내년 정도에는 현지 출시가 가능할 것이다. 시장 규모가 크고 수요가 높은 해외 시장 먼저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사들은 부정맥 질환의 진단율을 향상에 크게 기여할 제품으로 카트를 주목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출시된 심장 근처 피부에 부착하는 패치형 제품, 진단기기에 직접 손가락을 대야 하는 손목밴드형 제품보다 편의성과 치료 순응도(의료지시를 잘 따르는 정도)가 높아 훨씬 진일보한 제품이라는 평가다. 이들 제품보다 60~70% 저렴해 합리적인 가격도 장점이다.  
 
실제, 카트는 임상시험을 통해 정확도 98%를 입증했다. 최근 해외에 출시된 손목형밴드 제품(정확도 95.3%)보다 정확도가 높다. 국내에선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과 손잡고 15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MOU를 체결한 유럽 최대 대학병원인 독일 샤리테 병원이 임상연구에 나선다. 
 
그는 "심방세동 진단기기는 이제 출시되기 시작해 초기 시장"이라며 "2020년 정도에는 글로벌 시장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심장에 부탁하는 패치형 제품이 지난해 1200억원 정도 매출을 올렸다"며 "카트의 해외 판매가 본격화되고 2022년 정도에는 전체 시장에서 25~30% 정도를 점유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내년 카트의 해외 상업화 함께 또다른 진단기기 사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심부전증, 수면무호흡증 진단기기도 본격적으로 개발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스카이랩스를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키워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스카이랩스의 목표는 병원 밖에서도 치료와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며 "향후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해 나스닥 시장에도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 사진=스카이랩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