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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스피커 점령 나선 '구글홈'…무선기능·가격에선 열세
국내 사업자, 이동성 더한 신제품 잇달아 출시…전문가 "초기 시장인 만큼 현재로선 구글 영향 크지 않을 것"
2018-09-11 16:15:14 2018-09-11 16:15:18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구글이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홈'을 앞세워 국내 AI스피커 시장 점령에 나섰다. 그러나 무선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과 더불어 가격대가 높게 설정된 점은 국내 이용자 확보에 장애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구글이 공개한 AI스피커 구글홈과 구글홈 미니는 연결성을 강점으로 앞세웠다. 구글홈 출시는 결국 구글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구글 음성인식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 생태계 확장 전략의 일환인 셈이다. 앞서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오토 등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한 바 있다. 이번 구글홈 출시로 국내 가정에까지 구글 OS를 옮겨온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구글의 무선 기능 미지원과 높은 가격대는 약점으로 꼽힌다. SK텔레콤, 카카오 등 국내 사업자들은 이미 AI스피커를 휴대해 사용할 수 있도록 무선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누구'를 출시하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AI스피커 시장에 진입한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 무선 기능을 더한 '누구 미니'를 출시했다. KT와 카카오 역시 최근 '기가지니 LTE·버디'와 '카카오미니C'를 내놓으며 무선 충전 기능을 더했다. LG유플러스와 함께 '프렌즈+ 미니'를 출시한 네이버는 6시간동안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탑재해 AI스피커의 이동성을 확보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같은 집안이라 하더라도 방 안·욕실·주방 등 다양한 공간에서 사용하고자 하는 이용자들의 수요가 있었다"며 "야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동성을 더했다"고 말했다.
 
구글홈의 비싼 가격이 구글홈으로의 이용자 유입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 구글홈과 구글홈 미니의 가격은 각각 14만5000원과 5만9900원이다. 이렇게만 보면 통신 3사와 포털 사업자들이 내놓은 AI스피커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다만 국내 사업자들은 통신사 결합 상품 판매, 할인 행사, 사은품 등으로 AI스피커를 제공 중이다. SK텔레콤의 '누구 캔들'은 정가가 14만9000원이지만 출시 행사로 7만9000원에 제품을 판매 중이다. 카카오가 지난 10일 출시한 카카오미니C 역시 충전식 배터리와 음성명령 리모콘을 포함해 정가 15만9000원이 책정됐지만 현재 출시 특별 할인가 9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카카오미니C만 구매할 시 정가 11만9000원에서 40% 할인된 6만9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구글 역시 높은 가격대를 의식하고 있긴 하다. 미키 김 구글 아태지역 하드웨어 사업 총괄 전무는 "특별할인은 판매 채널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별도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AI스피커 가격할인 정책은 이용자 데이터 확보를 위한 필수 요소로 꼽힌다. 국내 AI스피커 시장을 평정한 업체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음성 명령 기술력을 높이려면 일단 이용자 보급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대호 성균관대 인터렉션사이언스학과 교수는 "AI스피커 사업자들이 출시 초반 경쟁적으로 가격할인 정책을 펴는 이유는 데이터를 확보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라며 "각 회사만의 주요 기능이 눈에 띄지 않은 현재로선 구글홈 출시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이동통신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AI스피커 이용자들의 이용만족률은 49%로 다소 낮았다. 불만족 이유로는 ▲음성 명령이 잘 되지 않는다(50%) ▲자연스런 대화가 곤란하다(41%) ▲소음을 음성 명령으로 오인한다(36%) 등이 꼽혔다. 기기별 만족도는 네이버 클로바가 54%로 가장 높았으며 카카오미니(51%), KT 기가지니(49%), SK텔레콤 누구(45%) 등이 뒤를 이었다.
 
구글 AI스피커 '구글홈'이 국내 출시되며 AI스피커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각 사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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