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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장관 만났지만…소상공인 "대규모 집회 강행"
5인 미만 사업장 최저임금 차등화 요구에 홍 장관 "다른 제안 반영" 즉답 피해
2018-07-17 16:12:08 2018-07-17 16:12:08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찾았지만 각자의 인식 차만 확인한 채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간담회에도 소공연은 오는 24일 총회를 거쳐 모라토리움(최저임금 미준수)을 비롯한 강력 투쟁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17일 서울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실에서 열린 홍종학 중기부 장관과의 긴급 간담회에서 최승재 소공연 회장은 "급격하게 인상된 최저임금 여파로 소상공인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 처해있다"며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소공연 긴급 이사회에서도 5인 미만 차등화가 주요 안건으로 논의됐다. 최 회장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 결과 최저임금 인상률 차등 적용에 대해 응답자의 57%가 찬성 입장을 드러냈다"며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을 감안해 제도가 시행돼야 한다는 국민 지지가 확인된 셈이다. 대통령이 관련 방안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장관은 "어려운 사람들끼리 함께 이겨내야 하는데 서로 상처주는 상황이 안타깝다. 차등화 방안이 최선일 수 있지만 다른 방법을 제안한다면 적극 반영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최저임금을 비롯한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해법에 대해서는 "소상공인 매출을 올려서 돈이 돌아가게 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5인 미만 차등화에 대해 김영신 중기부 대변인은 "이전부터 요구가 있었던 만큼 장관이 국무회의에서 관련 내용을 전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구체적 논의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 피해가 막대하다며 소공연을 통해 어려움을 전달하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임용 한국가스판매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30년 간 LPG 가스업을 해왔는데 최근 매출이 급감하면서 월 360만원을 겨우 번다. 문 닫을 위기에 처했지만 청춘을 바친 일이라 그만둘 수도 없다"며 "배달업 등은 사람이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런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소공연이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논의할 수 있다. 연합회와 중기부와 직접 소통하는 자리가 많아진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공연 이사들은 최저임금 문제와 상가임대료, 카드수수료와는 별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소상공인 전체의 6.8%에만 해당되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의 갈등이 소상공인 전체의 문제로 비쳐지는 데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류필선 소공연 홍보국장은 간담회 직후 브리핑에서 "최저임금 문제가 불공정 거래와 결부돼 논의되면서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공연은 이날 중기부 장관 면담에도 모라토리움을 포함한 투쟁을 지체없이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이사는 "현 상황에서 정부가 소상공인 지불능력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기 힘들다고 판단한 만큼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전통시장 상인단체인 전국상인연합회와 농축수산인을 포함하는 범 소상공인 연대를 구성해 활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소공연은 소상공인 생존권 연대를 통한 대규모 집회 외에 ▲최저임금 차등화 요구를 위한 모라토리움 실행 ▲노사 자율 근로계약서 배포 ▲업종별 투쟁 확대 등 이날 이사회에서 결정한 내용을 24일 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이날 홍 장관과의 만남에도 소공연이 투쟁을 계속하기로 밝힌 데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한 번의 간담회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주와 다음주에 걸쳐 관련 대책이 나올텐데, 이에 대한 의견을 듣고 미흡하면 계속 당사자와의 논의를 통해 추가 방안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7일 서울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소상공인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하현수 전국상인연합회 회장. 사진/중소벤처기업부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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