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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박지원 "'맥도날드 평양점' 입점 때 실질적 종전 이뤄질 것"
"서훈-폼페이오-김영철, 대화 지속…북미정상회담 성공 예상"
"DJ 햇볕정책 계승하는 게 제 역할…남북관계 좋아지면 평양대사 꿈꾼다"
2018-05-16 06:00:00 2018-05-16 10:43:13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 ‘정치 9단’, ‘남북 정상회담 주역’.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을 지칭하는 수식어는 그의 정치권 경험만큼이나 다양하다. 최근에는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실무 주역으로서 박 의원을 찾는 언론이 많아졌다.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과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대전환 국면에서 박 의원의 역할을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판문점 정상회담 당일 만찬에 야당 인사로는 유일하게 초청을 받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인터뷰에서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현재 제가 남북관계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만 알려드린다”고 했다. 세계적 관심사로 부상한 완전한 비핵화와 연내 종전 가능성에 대한 전망 등 그의 견해를 듣고자 14일 국회 의원회관으로 찾아갔다.
 
6·15 남북 정상회담 당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악수하던 모습. 사진/뉴시스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작업을 오는 23~25일 사이에 진행한다고 한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 엿볼 수 있다고 보는가.
 
그렇다. 1차적으로 좋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본다.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주목할만한 것은 그 갱도를 지금도 사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폭파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폐쇄가 아니라 폐기한다는 것이다.
 
판문점 선언의 가장 큰 성과는 완전한 비핵화 합의다.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내용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하나.
 
저는 높은 단계의 핵 동결 수준까지는 합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북미 간 모든 협상이나 합의문 서명은 미국의 차관보급이 진행했다. 그러나 지금은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서훈 국정원장 등 남북미 3국의 최고 정보책임자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 북미 회담 테이블에 올릴 합의 내용을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 번 회담을 통해서 확인해줬다. 북미 회담 테이블에 올라가는 내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 두 사람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비핵화 합의는 될 것으로 본다. 완전한 핵 폐기,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높은 단계의 핵 동결은 북미 회담을 통해 성공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 결과로 연내에 종전선언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데 가능성은 얼마나 보는가.
 
최소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선 북한 체제 보장, 경제 협력, 그리고 북미 수교, 평화협정 등이 있다. 높은 단계까지 이뤄지면 연락사무소나 대표부 정도가 평양과 워싱턴에 상주 가능할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말과 종이로 약속을 하겠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핵 시설 무기를 직접 폐기해야 한다. 이번 북미 회담에서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완전한 비핵화로 가기 위해선 북미 간에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비핵화 완료 기간을 2020년으로 제시했다고 본다. 저는 단계적으로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길이 2년 걸리면 상당히 성공적이다. 그때에 실질적인 종전협정, 평화협정 등이 이뤄질 것이다.
 
북미 간 경제 협력으로 신뢰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보는가.
 
남북 정상회담에서 경제 지원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단, 북중 정상회담 때 포괄적 보상 이야기가 나왔다. 이번에 폼페이오 장관의 2차 평양 방문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 간에 경제 문제가 상당히 거론됐다. 그리고 폼페이오 장관이 한국 수준 만큼의 번영을 약속했고 민간 투자도 한다고 했다. 경제 지원과 북미 수교, 평화협정은 당장 어려우니까 2020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트럼프 타워가 대동강변에 세워지고, 맥도날드 평양점이 입점하는 그런 가시적인 일들을 해야 북미 간에 신뢰가 생긴다.
 
향후 남북 경제협력도 이슈화될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나.
 
6·15 남북 정상회담 이후 평양에서 만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한의 노동력과 한국의 기술력을 합쳐서 철도와 항만,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을 하자고 했다. 결국은 남북관계가 좋아야 된다. 한국이 투자를 시작해줘야 다른 나라도 할 수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당장 통일하자는 것은 아니었다. 남북 간 교류 협력을 통해서 경제 지원을 하고 평화를 지키자는 것이다. 북미 회담이 성공하면 남북 경제가 좋아진다. 골드만삭스는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2~30년 내로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7만달러가 돼서 미국 다음으로, 두 번째로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가 된다고 했다. 이는 세계 7, 8위 경제대국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우리 기업이 북한에 진출해서 청년 일자리가 생기고 인구문제도 해결되고 다 좋다. 철의 실크로드가 목포와 부산에서 출발해 파리, 런던까지 간다.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우리 경제의 활로는 트인다.
 
한반도 정세가 평화모드로 흘러가면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언제쯤 가능하다고 보나.
 
이번에 남북 회담에서 이 문제가 이야기가 안 된 이유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북미 회담이 성공하면 대북제재도 자연스럽게 풀린다. 그때 다시 재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6·13 지방선거가 30일도 채 남지 않았다. 현재 판세는 어떻게 전망하나.
 
지금 발표되는 여론조사에 의하면 더불어민주당 싹쓸인데 더 두고 봐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취임할 때 83%였다. 지금은 84%다. 북미 회담이 성공하면 90%가 될 것으로 본다. 지금도 민주당 지지도가 문 대통령 덕을 입어서 50%가 넘는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 우리 지지도 다 합쳐도 안 된다. 그러나 골프나 선거는 고개를 쳐들면 진다. 골프도 장갑 벗어봐야 알고, 선거도 열어봐야 하기 때문에 더 두고 봐야 한다.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예상하나.
 
정계개편 이야기가 물밑에서 삼삼오오 진행되고 있다. 딱히 지금 뭐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바른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선전한다면 안 위원장 중심 보수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전개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건 관심 없다. 제 입에서 좋은 소리 나오겠나. 안 위원장 이야기는 안 하는 게 좋다.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박 의원의 마지막 꿈은 무엇인가.
 
DJ의 햇볕정책 이념이 한국 정치에 계승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중앙정치에 전념하면서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평양 대사를 하고 싶다는 꿈도 여전히 가지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지만 제가 현재 남북관계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그렇지 않다면 왜 저를 판문점에 초청했겠나. 허허.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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