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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극장가 ‘마블’만 있다고?...마동석 vs 유해진 '매력 대결'
2018-05-09 17:46:40 2018-05-09 17:46:4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만 극장에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1일 개봉한 마동석 주연의 ‘챔피언’은 ‘범죄도시’ 흥행 이후 다시 돌아온 ‘마동석표 액션’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스포츠 영화다. 특유의 파워 넘치는 액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의외로 감동과 눈물도 있다. 스포츠 영화 특유의 가족 코드도 더해졌다. 9일 개봉한 ‘레슬러’도 마찬가지다. 충무로 흥행 보증 수표 유해진의 원톱 무비다. ‘유해진표 유머’는 당연하다. 레슬링을 소재로 한 일상의 소소함이 재미다. 두 영화 닮은 듯 묘한 구석이 있다.
 
 
♦ 마동석 vs 유해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극장가다. 하지만 마동석의 엄청난 팔뚝 액션과 유해진의 인간미 넘치는 ‘잔망 유머’는 사실 외면하기 힘든 관객 유입 ‘떡밥’이다. 먼저 지난 1일 개봉한 ‘챔피언’은 이미 마동석이 오래 전부터 기획에 참여해 준비를 해 온 스포츠 영화다. 1980년대 국내에서도 개봉한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의 팔씨름 영화 ‘오버 더 톱’에 대한 오마주 성격이 강하다. 이 영화의 팬인 마동석이 ‘챔피언’ 제작에 큰 힘을 보탰단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 중 하나.
 
‘챔피언’은 팔씨름 선수 마크(마동석)가 진기(권율) 그리고 수진(한예리)와 만나 벌어지는 얘기를 그린다. 데뷔 전 미국에서 이민 생활을 했던 마동석의 실제 스토리가 영화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전직 트레이너 출신답게 마동석은 ‘챔피언’을 준비하면서 실제 프로 팔씨름 선수처럼 준비를 했단다. 팔뚝 둘레만 20인치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단련을 했다. 영화에서 등장한 상상 초월의 팔뚝 액션은 그 어떤 특수 효과나 CG(컴퓨터그래픽)없이 만들어 낸 장면들이다. ‘범죄도시’의 호쾌한 액션을 기대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챔피언’은 스포츠 영화 특유의 감동이 담겨 있다. 물론 마동석만이 갖고 있는 유머 코드도 분명히 존재한다. 국내에선 생소한 ‘팔씨름’에 대한 세밀한 묘사와 표현도 볼거리 중에 하나. ‘놀이’로만 인식돼 있는 팔씨름의 세계를 국내 영화 사상 처음 조명한 스포츠 영화로도 주목해 볼만하다.
 
유해진 주연의 ‘레슬러’는 ‘레슬링’이란 운동을 소재로 삼는다. 하지만 ‘레슬링’은 단순한 소재일 뿐 이 영화는 아버지와 아들의 성장담에 가깝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보편적 정서는 ‘가족’이다. 레슬링 자체가 살을 부딪치며 행하는 스포츠이기에 아버지와 아들의 삶과 그 주변에 있는 인물들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주연을 맡은 유해진이 풍기는 인간미는 그런 영화 속 코드와 일맥상통한다. 전직 레슬링 선수이지만 홀로 아들 성웅(김민재)을 키우는 귀보(유해진)는 소소한 일상을 살아간다. 아들의 올림픽 금메달만이 그의 목표다. 그런 잔잔한 삶에 갑작스럽게 황당한 일이 발생한다. 그러면서 귀보의 일상도 틀어진다. 바로 아들과의 갈등이다.
 
연출을 맡은 김대웅 감독은 레슬링이란 소재를 통해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그리고 감정의 굴곡을 흥미롭게 그려냈다. 그 속에서 유해진이란 배우가 갖고 있는 인간미 넘치는 유머를 적절히 배합해 생경하지만 독특한 느낌의 가족 드라마를 완성해 냈다.
 
(위) 영회 '챔피언' 스틸.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아래) 영화 '레슬러'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같은 듯 다른 배우 사용법
 
먼저 스포츠인 ‘팔씨름’과 ‘레슬링’을 사용하는 방법 자체가 두 영화는 조금 다르다. ‘챔피언’에서 ‘팔씨름’은 마크의 전부다. 그는 오롯이 팔씨름 하나 만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미국 입양아 출신으로 받은 설움과 차별은 스포츠 특히 서로가 손을 맞잡고 시작하는 팔씨름이란 스포츠 안에서 묘한 역설을 선보인다. 동양인으로 받은 차별은 자신을 밀어낸 서양의 거대한 팔뚝을 맞잡고 쓰러트리는 통쾌함으로 마크의 설움을 씻어낸다. 또한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한 마크의 바람은 팔씨름의 ‘맞잡은 손’처럼 만들어 진 가족의 새로움과 소중함을 설명하는 장치다.
 
반면 ‘레슬러’는 단순하다. 그저 소재일 뿐이다. 귀보와 그의 아들 성웅이 찾는 진짜 소중함 바로 ‘가족’을 설명하기 위한 소재로만 차용된다. 역동적인 레슬링의 묘미는 ‘레슬러’에선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가는 동력으로만 작용된다. 때로는 유머로 또 어떤 순간에는 감동으로 이어간다.
 
두 영화의 공통점이라면 스포츠와 가족이란 일맥상통의 두 지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사용하는 방법의 차이는 있다. 웃음과 감동의 코드도 비슷하지만 다르다. 충무로 흥행 보증 수표 마동석과 유해진이 전면에 나선다. 마블의 히어로 무비에 피로감을 느낀 예비 관객이라면 충분히 보고 즐길 수 있는 5월의 가족 영화로 손색이 없을 듯하다. 최소한 마동석의 거대한 팔뚝과 유해진의 잔망미 넘치는 유머 코드만으로도 ‘챔피언’과 ‘레슬러’의 5월 쌍끌이 흥행은 어느 정도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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