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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사우디 석유 공급가 하락…S-Oil 등 정유업계 '미소'
4월 사우디OSP 배럴당 1.1달러…1분기 대비 0.55↓
2018-03-18 14:39:32 2018-03-18 14:55:5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지난해 중순부터 상승세를 이어가던 사우디아리비아 OSP(Official Selling Price, 원유공급단가)가 4월을 기점으로 지속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급측면에서 사우디아라비아발 공급이슈와 아시아지역의 수급선 다변화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강세를 이어온 국제유가가 OSP 하락과 맞물려 동반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국내 정유사들에 수혜가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사우디라아비아는 4월부터 경질유 OSP를 배럴당 1.1달러로 조정, 1분기 평균 OSP인 1.65달러보다 0.55달러 낮췄다. OSP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를 팔 때 시장가격 대비 얼마나 할증·할인할 것인지 알려주는 지표다. 원유의 최종 판매가격은 '원유값+OSP’로 결정되는데, OSP는 산유국들이 공급물량을 조정할 때 사용한다.
 
사진/뉴스토마토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할 때 OSP가 마이너스면 그만큼 할인을, 플러스면 할증을 받는다. OSP는 지역마다 값이 다른데, 아시아지역 OSP는 지난해 8월 플러스로 전환된 뒤, 올해 3월까지 계속 올랐다. 1월에 아시아지역 OSP는 배럴당 1.65달러로 최근 3년 사이 최고치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순부터 OSP가 오르긴 했으나 연평균 OSP는 -0.1달러대였다"며 "올해 상반기에 정유업계에서는 비용증가 우려가 컸었다"고 말했다.
 
이번 OSP 조정은 수요와 공급측면으로 나눠 분석된다. 중국과 인도가 수입선을 미국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2~3월 아시아 정유사들이 시설보수에 들어가자 사우디아라비아가 현재와 같은 공급량을 유지하려고 할인율을 조정했다는 분석이다.
 
공급면에서는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석유공사(아람코)'의 정책에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아람코는 올해 중 상장을 목표로 기업가치 제고 등을 위해 감산조치에 적극적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두바이유는 배럴당 70달러에 다다를 만큼 유가는 오름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아람코 상장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고유가 정책에 금이 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OSP 하락이 그 전조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감산조치가 상당기간 갈 것이므로 당장 유가가 급락하지는 않겠으나 OSP는 유가에 선행하는 패턴이 있다"며 "한달의 OSP 말고 4월 이후의 동향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OSP 하락과 그에 따른 유가전망은 국내 정유사들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과 S-Oil 등 국내 정유사들은 중동에서 전체 원유수입량의 70% 이상을 샀다. 이 중 사우디아리바아의 비중이 30%를 넘는다. 이에 한해 사우디아라비아 OSP가 1달러씩 오르내릴 때마다 정유업계의 영업이익은 적게는 2000억원, 많게는 4000억원씩 차이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 4대 정유사 가운데는 아람코를 최대주주로 둔 S-Oil이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한다. 앞서 S-Oil은 지난 1월에 2017년도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1~2월 OSP가 조금씩 상승 중이지만 겨울이 지나면 사우디아라비아 OSP가 다시 내려갈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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