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부동산시장, 내달 이후 조정 들어갈 것"
양지영 소장 "공급부족·규제책에 심리적 부담 커질 것"
"근본원인 해결이 우선…공급 늘리고 고급인프라 확대해야"
입력 : 2018-03-12 11:44:22 수정 : 2018-03-12 11:44:22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예고된 대로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강남 집값은 폭등하며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과열된 시장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분위기다.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여느때보다 강한 만큼 규제 강도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고된다. 보유세 인상 등 정부가 가지고 있는 규제 카드도 아직 남아 있다.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는 이유다. 15여년간 부동산 시장을 들여다본 양지영R&C연구소의 양지영 소장도 최근 변화를 겪었다. 정보업체에서 나와 독립을 하면서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인 그를 통해 시장 상황과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양지영 소장이 올해 부동산 전망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양지영R&C연구소
 
-최근 부동산정보업체에서 나와 양지영R&C연구소를 차렸다. 독립하게된 계기는
 
2000년대 부동산 시장이 좋았기 때문에 업체도 많아지고 회사도 점점 커졌다. 나에게도 변화가 있었다. 두 아이를 키워야 했고, 덩달아 집안일도 늘면서 고민도 많아졌다. 나는 일하는 여성이 아니라 일하는 엄마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난해 11월, 본격적으로 독립했다.
 
녹록치 않다. 4개월간 양지영R&C 연구소를 알리는 데까지 한 것 같다. 요즘은 강연을 많이 다니고 있다. 언론사에서 주최하는 강연 위주라면 앞으로는 건설사, 금융사 등 다양한 업종에서 주최하는 강연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시장동향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정책에 대해 분석해 이 정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싶다.
 
-아무래도 올해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고, 해당 강연도 많이 할 것 같다. 올해 부동산 시장 전망은 어떤가
 
지난해 말부터 질문 많이 받았다. 올해 상반기부터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에는 '시장이 이렇게 뜨거운데 조정이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올 초에는 매물이 없어서 못사는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고민되지 않았다. 조정될 것이라고 봤다.
 
시장에서 영향을 가장 많이 주는 것이 수급이다. 정책, 금리 등의 영향도 있지만 수급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다. 지금 수도권의 집값이 활황을 보이는 이유가 2010년을 기점으로 인허가 실적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지금의 공급부족으로 나타난 것이다. 서울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에는 공급이 중단상태라고 까지 말할 수 있다. 이것이 집값 폭등을 일으킨 원인이다.
 
여기에 정부가 규제책도 많이 내놨다. 강남의 고급인프라는 여전한 상태에서 수요만 늘어나는 것이다. 예전에 택지지구와 신도시로 떠났던 사람들도 되돌아오고 있다. 공급은 없는데 수요는 더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줄곧 서울에서 유출되는 인구가 많았었지만, 재작년부터 유출 인구가 확연히 줄었다. 이는 떠났던 곳이 서울 인프라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처럼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은 없고, 정부의 규제책이 희소성까지 부각하면서 나오는 매물을 어떤 가격이든 담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어떤 가격에 내놔도 팔리겠구나라는 생각에 호가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보유세도 히든카드로 가지고 있다. 심리적 부담이 크다. 정부의지가 강한만큼 또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있다. 단기간에 집값이 폭등한 것도 심리적 부담을 키웠다. 이 자체적으로 조정을 올 것으로 본다.
 
-정부가 규제를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과열된 시장이 안정화되지 않는 분위기인 것 같은데, 어떤가
 
올 1월부터 분양권 양도세 중과가 시작됐다. 거래량은 줄어드는데 프리미엄은 확 올랐다. 오히려 분양권 양도세 부담때문에 매도자들이 물량을 내놓지 않았다. 때문에 하나씩 나올때 프리미엄이 높아져서 나오는 것이다. 다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세 중과도 이같은 효과를 나타내서 집값을 더 높이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한다는 예상도 나오는데, 물론 그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하지만 양도세 중과로 인해 집을 팔 사람들은 이미 다 팔았다. 지난해 11월부터 거래가 시작됐다. 8·2대책 이후부터 다주택자 움직임이 시작했고, 11월부터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11월 당시 거래량이 상당히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이제는 거의 끝난 시점이고, 지금 막바지 물량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더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던 사람들이 불안감, 조바심이 커지면서 가격을 점차 떨어뜨릴 것이고, 가격이 하락하면 매수자는 더 기다릴 것이다. 그러면서 4월 이후부터는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것이다.
 
양도세 중과가 시작되는 것을 떠나서 시장의 흐름대로 온 것이다. 그 시점이 4월 이후인 것이다. 공급에 대한 부분과 규제에 대한 부분 등이 반영됐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까지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지역마다 단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메리트가 없는 곳은 더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지방처럼. 지방의 경우 올해 힘든 시기가 될 수 있다. 내년도 마찬가지다. 강남의 경우는 마지노선이 생기면 어떤 호재가 없고 시장이 좋지 않아도 상승할 힘을 가지고 있다. 대기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양지영 소장은 부동산 시장이 투자자에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서울 내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새정부 들어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를 많이 내놨다. 정부 규제로 인한 시장 변화는
 
소위 돈있는 사람들은 증여나 임대사업자로 갈길을 정했다. 대출을 받아 투자 목적으로 산 사람들은 힘들 것이다. 금리도 상승되고, 규제도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에게는 팔아야 되는 시기다. 투자 목적인 사람이 강남과 강북의 집을 가지고 있을때는 강북을 팔았을 것이다. 그러면서 최근 강북에 집값이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고, 강남은 올랐던 것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집을 가지고 있다면 지방을 먼저 팔 것이기 때문에 지방의 집값은 더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올 1월부터 집값이 오르면서 투자를 한 사람들도 많았다. 지역별로 다르지만 전셋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2년 후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지도가 바뀔 정도로 개발이 붐이었다. 언제 어떤 물건을 산다고 해도 값이 올랐다. 지금은 다르다. 완성된 도시다. 경기도권도 완성이 됐다. 예전에는 아무것도 없는 곳에 신도시를 만들었기 때문에 집값이 올랐지만, 지금은 완성된 수준에서 정비하는 쪽으로 가기 때문에 예전만큼 가격 폭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제는 실수요자 중심이다. 예전에는 80%가 투자자였다면 지금은 70~80%가 실수요자다.
 
실수요자가 어디로 가느냐가 중요하다. 병원, 학교, 교통 등 기반시설이 잘 되어 있고, 쾌적한 환경 등으로 수요가 몰릴 것이다. 이 같은 곳은 가격 상승 여력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의 가격은 머물러 있게 된다. 4차산업혁명, 고령화시대, 1인가구 등을 보고 방향을 잡아야된다. 서울 등에는 업무시설이 집중이 될 것이고, 서울을 중심으로 접경지가 주거공간으로 인기를 끌 것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로 이동거리는 단축되고, 그러면서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 것이다.
 
-규제에 대해 부정적 시각도 많았다. 올바른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안타까운 점이 많다. 종합적인 측면에서 내놓는 게 맞지만 너무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규제책을 내놨다. 시장이 변동할때마다 그 흐름을 멈출만한 규제만 내놓은 것이다.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을 해서 해결해야 하고, 여기서 단기적으로 시장을 안정화시킬 만한 규제책을 내놔야 한다. 하지만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먼저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규제책을 내놨다.
 
근본적인 원인은 수급이다. 강남은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는 넘쳐난다. 공급에 대한 부분은 해결하지 않고 수요를 억제시키려다 보니 조바심을 불러 일으켜서 가격 상승으로 나타난 것이다.
강남에 유일하게 공급이 이뤄질 수 있는 수단은 재건축이다. 재건축 규제로 공급이 더 줄어들면 안그래도 수요가 많은 곳이기 때문에 가격이 더 뛴다. 건폐율을 풀어주고 오히려 공법 등 건축부분에 있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공급을 늘리는 것과 함께 고급인프라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강남과 똑같은 곳이 아닌 대체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판교신도시의 경우 강남 대체도시로 계획적으로 개발됐다. 강남은 학군 위주의 수요가 많다면 판교는 학군과 함께 환경, 업무 시설에 따른 수요자도 많다. 이렇듯 대체도시를 만들어가는 게 필요하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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