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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없는 문화예술로 함께 행복한 세상 꿈꿔“
(사회적기업가를말하다)이성교 드림트리빌리지 대표
“문화예술 나눔 활동으로 삶이 바뀌고 서로 공감하는 사회가 됐으면”
"올해 음악치료사업 처음 시도…안정적인 후원 파트너 기업 만나고파"
2018-03-09 06:00:00 2018-03-09 06:00:00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드림트리빌리지는 문화예술 관련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시 예비사회적기업이다. '문화예술을 통해 좀 더 친절하고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모토처럼 취약계층 청소년, 노숙인, 시니어 등과 음악·공연 등의 콘텐츠를 함께 만들며 공유하는 일을 주로 한다. 드림트리 1집 블루밍(피어나다)은 드림트리빌리지에서 취약계층 청소년들이 재능 나눔으로 참여하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꿈을 주제로 만든 앨범으로 2016년 8월 세상에 나왔다. 노숙인 인식 개선을 이끌어낸 노숙인 밴드 ‘봄날밴드’도 드림트리빌리지에서 탄생했다. 노년의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멋쟁이 시니어합창단도 빼놓을 수 없다.
 
베이스기타를 전공한 드림트리빌리지의 이성교 대표가 2013년 1월 음악 재능나눔을 위해 개인 학원으로 시작한 사업은 이듬해 6월 사회적기업의 옷을 입고서 더욱 풍성하게 변화했다. 그는 "나눔 자체의 삶이 즐겁다"며 인터뷰 내내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이성교 대표를 만나 사회적기업과 드림트리빌리지, 문화예술의 가치 등에 대해 들어봤다. 

드림트리빌리지에 설명해달라.
 
문화예술로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을 꿈꾸는 서울시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문화예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눔사업으로 청소년·노숙인·시니어 등과 함께 하는 교육이 있고, 문화예술 관련 사업으로는 Am실용음악학원을 운영, 복지시설 등 찾아가는 교육서비스, 음원·앨범·공연 등의 콘텐츠 기획 사업 등이 있다. 수익을 내면서 10~20%가량을 사회서비스를 하는 보통의 사회적기업의 구조가 아니라 현재는 90% 이상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드림트리빌리지는 어떤 일을 해왔나.
 
경기 남양주에 사는 취약계층 청소년 80명가량을 지역아동센터 5곳 등과 연계해 교육했다. 남양주 사회복지사가 재능나눔을 검색하다가 드림트리빌리지를 알게 돼 연락이 닿았다. 남양주에서 서울로 2년 동안 오고갔다. 남양주사업과 서울사업을 같이 하자는 제안이 나와서 지난해 처음 남양주와 서울에서 같이 교육했다. 올해는 남양주와 서울 각 지부로 나뉘어 따로 진행을 했다. 현재 남양주 3기, 서울 5기까지 진행됐다.
 
지난해부터 '멋쟁이 시니어합창단'을 교육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필리핀 '쓰레기 마을'에 음악캠프를 하러 간다. 이곳 아이들은 버려진 쓰레기에서 먹을 것을 찾고, 수거해서 되파는 일을 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 지난해 쓰레기 마을에 거주하는 60명가량과 7일 동안 음악캠프를 했다. 청년 뮤지션 20명이 직접 나서 함께 협업할 수 있었다. 
 
사업 초기 음악 중심으로만 가르치다가 보육도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보육을 같이 진행하게 됐고, 치료사업도 필요하겠다 싶어서 올해부터 음악치료를 준비하고 있다. 노숙인 7명, 취약계층 7명, 시니어 7명이다.
 
이성교 드림트리빌리지 대표. 사진=뉴스토마토

노숙인 밴드로 유명한 '봄날밴드'가 드림트리빌리지와 인연으로 유명한데.
 
소개를 받아서 인연이 닿았다. 제가 음악을 가르치는 일을 맡았다. 공연기획을 하고 곡을 쓰고, 편곡을 했다. 형님들(봄날밴드)이 가사를 쓰면 드림트리가 곡을 써줬다. 봄날밴드 형님들은 빅이슈(홈리스 자립 지원 유료 잡지) 판매원이었다. 사람답게 살고 싶고, 좀 더. 행복을 찾아보자는 마음들이 모여서 밴드를 결성하게 됐다.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6년째 형님들과 함께 하고 있다. 매주 2시간씩 만나서 강의한다. 공연이 임박하면 더 바빠진다. 봄날밴드 형님들이 선생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작년에 기회가 돼서 봄날밴드가 동아고등학교에서 15학급 강의를 하게 됐다. 노숙자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됐다. 누군가 위로하는 존재가 되자,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자는 주제였다.
 
사회적기업으로 관련 지원을 받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전문인력 지원 사업을 통해 영상 전문 다큐 감독을 고용할 수 있었다. 시설비 지원으로 아이들 교육에 필요한 악기를 구입했고, 이태원에 있는 연습실 인테리어를 했다. 시세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용산 한남동에 있는 사회적경제 지원센터에 입주할 수 있었다. 
 
사회적기업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3년 가까이 급여를 받지 못했다. 계속 빚을 내서 직원 월급을 주는 상황이다. 드림트리빌리지는 비영리 사회서비스에 사업이 치중돼있다 보니 수익을 내는 쪽에는 관심도 적고,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 즐겁게 일하는 것만으로도 바쁜데, 수익사업, 회사 유지·관리를 위한 일을 처리하는 것도 많은 편이다. 지난해 무료 레슨 등 사회서비스를 제공한 걸 기준으로 보면 매출은 1억5000만원가량이다. 사회서비스는 지원사업을 따내서 비용을 충당하거나 자부담으로 할 때도 있다. 지원사업의 경우 매년 재심사를 받아야해서 항상 긴장된다. 지원사업에서 떨어지면 사업을 중단하거나 자부담으로 해야한다. 누군가를 돕는 일을 가장 잘 하는 곳이 드림트리빌리지라고 생각한다. 이 일을 마음껏 하고 싶은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 그래서 안정적인 후원처를 찾는 게 중요하다. 기업의 사회적책임이 강조되는 시대인데, 드림트리빌리지가 사회적책임을 위한 활동을 원하는 기업과 연결이 됐으면 한다.
 
올해 중점 사업계획을 말해달라.
 
그동안 음악교육을 중심으로 해왔는데, 올해 처음으로 음악치료를 도입했다. 분노 조절 장애를 가진 아이, 부모로부터 상처를 받은 아이 등이 주변에 많다. 노숙인, 취약계층, 시니어 각 7명씩 그룹과 함께 음악치료를 한다. 음악치료를 계기로 이분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보일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또 봄날밴드 형님들이 직접 쓴, 형님들의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앨범 판매로 수익도 이어지면 더할나위 좋을 것 같다. 이 앨범이 노숙자에 대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음악치료는 각종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직장인들에게도 필요한 도구가 될 수 있어 하나의 상품으로 발전시키고 싶은 생각도 있다.
 
드림트리빌리지가 꿈꾸는 사회는.
 
가난하기 때문에, 환경이 어렵다고 해서 문화예술을 누리는데 차별이 없었으면 좋겠다. 음악 등의 아이템으로 누군가가 사람을 만나고 인생을 교류하고 함께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재정적으로 위기도 있었지만 버티고 버텼던 이유는 청소년들에게 누군가를 도우면서 사는 삶도 충분히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시대가 자기 위주로 돌아가고, 서로 돕는 삶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드림트리빌리지는 누군가를 도우면서도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믿는다. 서로 도우면 삶이 더 풍성해지는구나, 자기 삶으로 나눌 수 있는 게 많아지는구나라는 것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드림트리빌리지가 앞으로도 나눔을 통해 삶이 바뀌고 인식이 바뀌고 공감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드림트리빌리지에서 탄생한 멋쟁이 시니어합창단의 모습. 앞줄 오른쪽에서 3번째가 이성교 대표. 사진=드림트리빌리지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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