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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작년보다 '작은 열병식'…"미국과 싸움 준비"
조선중앙TV 생중계 생략…평창올림픽 감안한 듯
2018-02-08 20:00:00 2018-02-08 20:00:00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북한이 8일 오전 조선인민군 창군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진행했다. 지난해보다 축소된 규모에 텔레비전(TV) 생중계도 생략한 것을 놓고 남북관계를 감안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8일 “북한이 우리시각으로 오전 11시30분(평양시각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1시간 30여분 간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열병식 시간은 지난해보다 1시간 가량 줄었고, 행사 구성과 참석인원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년과 달리 열병식에 외신 기자도 초대하지 않았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은 열병식을 참관하고 “사회주의 완성을 위한 무력을 담보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과 제국주의 세력이 조선반도에서 부산피우는 상황에서 싸움을 준비 해야 한다”면서 대북강경론을 펴고 있는 미국에 날을 세웠다.
 
조선중앙TV가 생중계를 하지 않은 사실도 주목할만 하다. 북한은 지난 2012년 4월 김일성 100번째 생일을 맞아 진행한 열병식부터 최근 다섯 차례의 열병식을 모두 생중계한 바 있다.
 
북한의 이같은 결정들을 놓고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내부 행사이고 올림픽을 방해할 의도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이 건군절 날짜를 당초 4월25일에서 2월8일로 변경한 것을 놓고도 김정은이 선대 김일성·김정일의 유산을 계승하면서도 자기 길을 가겠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북한은 지난달 “조선인민혁명군을 정규적 혁명무력으로 강화 발전시킨 1948년 2월8일을 조선인민군 창건일로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본래 북한의 건군절은 2월8일이었지만 1978년부터 김일성이 정규군의 모태가 된 항일유격대를 조직했다는 1932년 4월25일을 군 창건일로 정하고 건군절로 기념해왔다. 그러나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실제 정규군이 창설된 2월8일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하면서 건군절 변경으로 이어졌다.
 
국내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전날로 북한의 건군절이 변경된 것을 놓고 한동안 논란이 있어왔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야당 일각에서는 정부가 북한에 열병식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 바 있다.
 
북한이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실시한 건군 70주년 열병식을 조선중앙TV가 녹화 중계하는 장면.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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