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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정연설서 고강도 대북압박 강조
2018-01-31 14:22:52 2018-01-31 14:22:52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자국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고강도 대북압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후 사망한 자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와 탈북자 지성호씨의 사연 등을 언급하며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국정연설에서 “북한의 무모한 핵무기 개발이 아주 조만간 우리(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다”며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대한의 압박을 펴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지난해 말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이 미 본토를 사정권에 둘 정도로 기술적 진전을 이룬 점을 지적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주와 양보’는 (북한의) 공격과 도발을 유발할 뿐이란 점을 우리는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배웠다”며 “과거 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연설에서 ‘화염과 분노’와 같은 강도높은 표현을 쓰진 않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큰 위협이라는 인식을 재확인하며 관련 대응을 지속해나갈 것임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연설 후반부에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인용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아시아에 공부하러 가던 길에 북한을 여행했다. 결론적으로 이 멋진 청년은 체포됐고, 기소됐다”며 “북한 독재정권은 웜비어에게 15년 노동형을 부과했으며 끔찍하게 부상한 몸으로 지난해 6월 미국으로 돌아온 지 며칠 후 숨졌다”고 소개했다. 웜비어의 가족이 연설장에 나와 있다고 소개한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들은 우리 세계를 위협하는 위협에 대한 강력한 목격자들이다. 여러분들의 용기는 우리 모두를 감동시켰다”고 강조했다.
 
연설에서는 탈북자 지성호씨의 사연도 소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씨를 두고 “1996년 북한에서 살던 배고픈 소년이었던 그는 어느날 음식을 얻기 위해 기차 화물차에서 석탄을 훔치다가 기차에 치어 신체가 절단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지성호씨)는 중국을 거쳐 동남아시아로 탈출해 자유를 찾았고, 그의 가족 대부분도 뒤를 따랐다”며 “아버지는 탈북 중 (북한 당국에) 잡혀서 고문을 받던 중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지씨가 서울에서 북한 정권을 대상으로 한 방송을 하고 있음을 설명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진실”이라며 “지씨의 이야기는 모든 인간의 자유에 대한 갈구를 말해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당초 강력한 주한 미국대사 후보로 알려졌던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대사에 지명되지 않게 됐다고 보도했다. 낙마 이유에 대해서는 “차 석좌가 광범위한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북한에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제한적 타격’을 가하는 방안을 놓고 미 국가안보회의(NSC) 관리들에게 우려를 제기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개인적인 이견을 표명한 뒤 더는 지명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상하원 합동의회에서 연두교서를 발표하던 중 방청석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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