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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소 실시간 정보 제공…종합 전기차 서비스 기업 목표
(스타트업리포트)이용권 타디스테크놀로지 대표
"전기차는 거스를 수 없는 변화…인식 제고에 앞장"
"전기차 사용자를 위한 '체인지 메이커'가 될 것"
2017-12-10 10:16:09 2017-12-10 10:16:09
[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국내 전기자동차 누적 대수가 2만대를 넘어섰다. 전체 자동차 수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수치지만 전기자동차 보급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정부가 전기자동차 구입 시 상당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도 이 같은 현상에 일조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전기자동차 구매를 장려하고 있다는 점이 전기자동차 시장의 미래를 밝게 만들고 있다. 우리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전기자동차 누적 대수를 2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재의 10배에 달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전기자동차 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일반인들이 전기자동차 구매를 꺼리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타디스테크놀로지는 궁극적으로 전기자동차 저변 확대에 기여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먼저 전국 방방곡곡에 설치된 전기자동차 충전소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이 회사가 개발한 'EVWHERE(이브이웨어)'라는 지도 서비스를 통해서다. EVWHERE의 시작이 흥미롭다. 전기자동차 사용자들이 충전소가 대체 어디에 있는지 몰라 답답한 마음에, 자신들이 알고 있는 충전소 위치를 서로 공유하면서 인터넷 웹페이지로 시작됐다. 현재도 500명이 넘는 전국의 전기자동차 사용자들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통해 새로운 충전소 정보를 공유한다. EVWHERE가 다른 어떤 충전소 정보 서비스보다 정확하고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최근에는 안드로이드, iOS 버전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완료돼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EVWHERE를 설치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용권(사진) 타디스테크놀로지 대표는 이처럼 EVWHERE를 통한 충전소 정보 서비스를 체계화한 주인공이다. 이 대표가 전기자동차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전 직장인 반도체 기업 텔레칩스에서 자동차관련 사업을 총괄하면서다. 자연스럽게 자동차와 친해진 것이다. 그러다가 친한 지인을 통해 전기자동차를 접하게 됐고, 급기야 전기자동차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그가 말하는 전기자동차와 타디스테크놀로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타디스테크놀로지는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인가.
 
전기자동차 사용자들을 위해 전국의 모든 충전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충전소의 위치뿐 아니라 충전기가 몇 대나 있는지, 충전기의 종류는 무엇인지, 충전기가 수리 중인 것은 아닌지 또 현재 다른 사람이 충전기를 사용하고 있는지 등 매우 세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이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직접 전기자동차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잘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예컨대 환경부에서도 전기자동차 충전소 위치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공항의 경우, 지도에 그 공항 한 가운데에 충전소 위치가 표시된다. 드넓은 공항에서 대체 어느 주차장 어느 지점에 충전소가 있는지 제대로 알 수가 없어, 이러한 정보는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 사용자들에게 진짜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추구한다. 때문에 매일, 매시간 EVWHERE를 업데이트 하며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일이 가장 중요한 업무 가운데 하나다.
 
스타트업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사실 지금도 인간적으로 후회가 될 때도 있다(웃음). 안정적인 수입을 포기한다는 것이 나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회사를 그만둔다고 하니, 아버지께서 '정신 나갔다'고 하시더라. 멀쩡하게 잘 다니는 회사, 게다가 임원이 돼서 연봉도 꽤 많이 받았다. 아버지께서 노여워하시는 것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전기자동차가 좋은 것을 어찌하겠나.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었다. 또 그 일이 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과 가치를 전하는 것이라면 얼마나 보람되고 행복한 삶이겠는가.
 
현실적인 측면에서 말하자면, EVWHERE를 포함해 전기자동차 관련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대단히 전망이 밝다고 판단했다.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변화라고 생각한다.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전기자동차가 더 많아지는 세상이 머지않아 도래할 것으로 본다. 특히 전기자동차는 미래 운송수단의 가장 기본이 되는 플랫폼이다. 현재 화두가 되고 있는 '자율주행'만 하더라도, 자율주행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대상이 되는 운송수단이 바로 전기자동차다. 이는 내연기관 자동차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동력원을 사용하기에 그렇다. 자율주행의 핵심은 자동차를 온전히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내연기관은 그것이 불가능하다. 전기자동차는 전원을 차단하면 바로 운행이 중단되지만, 내연기관 자동차의 엔진은 그렇지 않다. 급발진 사고 등이 그러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전기자동차 전도사처럼 보인다.
 
나를 포함해 타디스의 모든 직원들이 1세대 전기자동차부터 경험한 전기자동차 사용자들이다. 실제 오랫동안 전기자동차를 타다보니 애착이 대단할 뿐 아니라 여러 장단점을 체감하고 있다. 일단 대기환경 등 환경 문제를 생각하면 전기자동차만큼 바람직한 대안은 없지 않나 싶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아직까지 전기자동차를 사용하기에 주변 환경이 상당히 불편하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충전소 문제다.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를 타면서 주유소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걱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반면 전기자동차 사용자들은 충전소 정보에 매우 민감하다. 정상적인 운행을 위해서 적시에 충전을 해야 하는 것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EVWHERE가 있는 것이다. 전기자동차 사용자들이 멀리 타지에 나가서 운행을 하더라도 아무런 걱정 없이, 두려움 없이 운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
 
전기자동차 보급 속도가 사업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 같다.
 
그렇다. 타디스테크놀로지가 현재 하는 일 그리고 앞으로 할 일들은 모두 전기자동차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전기자동차 사용자들이 늘어나 시장 저변이 확대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문에 우리는 전기자동차의 주변 환경을 향상시키는 일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이를 크게 세 개의 카테고리로 나눠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전기자동차를 사고 파는 문제다. 다음으로 전기자동차 충전기와 충전소에 관한 것들이다. 마지막으로 전기자동차를 둘러싼 외부 환경에 관한 이슈다.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전기자동차를 계속 활성화하고 보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일반 사용자들은 전기차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쉽게 말해 만약 내가 기아차 소울 전기자동차를 사고 싶다고 하더라도 일반 전시장에 가면 이 차가 없다. 수입차도 마찬가지다. 만약 BMW 전기자동차 i3를 사고 싶어도 BMW 전시장 가운데 i3를 보유한 곳은 극히 일부다. 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는 딜러들이 상당히 복잡하고 어렵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복잡하고 어렵다. 왜냐하면 구입 시 보조금을 신청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실제로 너무 어렵다. 또한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자동차를 많이 생산하지 않으니 구입 후 차량을 인도 받기까지 배송기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다. 그러다보니 일반 소비자들은 전기자동차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전기자동차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자동차 판매사원이나 딜러들과 협의를 통해 무료시승회와 같은 이벤트를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모 건강식품 광고에 빗대자면 전기자동차, 참 좋은데 뭐라 설명할 길이 없다. 결국 직접 타보고 충분히 경험해 보는 방법이 최선인 것이다.
 
다른 이슈들은 또 무엇이 있나.
 
다음으로 전기자동차 사용자들이 '두려움' 없이 운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는 앞서 말한 EVWHERE를 통해서 최대한 정확하고 많은 충전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해결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궁극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전기자동차에 대한 주변 환경이 더 향상돼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 정부나 충전소 업체들이 설치한 공용 충전소가 아닌 일반 개인이 가지고 있는 충전기를 공유해보자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작은 주차장이 딸린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충전기를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전기자동차를 구매하면 충전기를 하나 무료로 지원받는데, 이 충전기들이 대부분 집안에서 썩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밖으로 끌어내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전기자동차를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수익모델은 무엇인가.
 
일단 EVWHERE는 100% 무료 서비스다. 하지만 EVWHERE를 통해 실시간으로 축적되는 충전소 정보는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이다. 이 정보를 필요로 하는 곳에 판매하는 것이다. 실제 얼마 전에 BMW와 계약을 체결했다. BMW 홈페이지에서 EVWHERE 데이터를 가지고 전기자동차 충전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내비게이션 업체들과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내비게이션에 우리가 가진 충전소 정보를 탑재하게 하는 것이다.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직접 충전소 정보를 수집하는 것보다 우리가 가진 정보를 구매하는 것이 훨씬 비용적으로 이득일 것이다. EVWHERE처럼 전기자동차 충전소 정보를 제공하는 민간업체는 우리 외에도 더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가 가장 방대할 뿐 아니라 정확하다고 자부한다. 또한 이 정보를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모습으로 가공해서 전달할 수 있는 능력도 우리의 강점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타디스테크놀로지는 전기자동차 사용자를 위한 '체인지 메이커'가 되고 싶다. 전기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말이다. 솔직히 올해 예상 매출액은 3000만원 정도다. 수익이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솔직히 내년에 얼마의 매출액을 기록할지도 전혀 모르겠다. 그럼에도 조급한 마음은 들지 않는다. 우리가 노력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전기자동차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런 현상을 통해 전기자동차 보급이 빨라져 관련 인프라와 시장이 커진다면 우리의 수익은 자연스럽게 창출될 것이라고 믿는다. 전기자동차 시장의 확대와 함께 우리는 전기자동차에 관한 모든 정보와 솔루션을 제공하는 '종합 전기자동차 서비스 기업'이 되겠다.
 
타디스테크놀로지가 운영하는 전기자동차 충전소 정보 서비스인 'EVWHERE'.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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