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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남미 신재생에너지 확대 '붐'…한국은 제자리 걸음
지난해 영국 풍력발전량, 석탄발전량 처음 앞질러
2017-01-19 06:00:00 2017-01-19 06:00:00
한국과 달리 유럽, 남미 등 전 세계 각국에서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통해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화력발전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3분의 2를 차지해 기후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18일 영국의 환경미디어 카본브리프에 따르면, 영국의 석탄 발전량은 지난해 처음으로 풍력 발전량보다 낮아졌다. 지난해 영국의 석탄 발전량은 31TWh(테라와트시), 풍력 발전량은 39TWh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석탄이 전원 믹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5년 22.6%에서 지난해 9.2%로 10%포인트 이상 하락,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영국의 풍력 발전량이 기상조건 때문에 전년보다 낮아졌는데도 불구하고,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영국 전력시장의 주요 발전원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영국의 2015년 풍력 발전량은 40.4TWh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보다 재생에너지 발전이 앞서있지 않은 영국에서도 이같은 통계가 나오면서 유럽의 재생에너지 확대 '붐'을 실감케 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기준 EU에서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는 덴마크(66%)이며, 포르투갈(30%), 독일(27%), 스페인(24%), 이탈리아(23%), 영국(23%)이 뒤를 잇고 있다.
 
남미에서도 신재생 에너지 확대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2017년을 '재생에너지의 해'로 공식 선포했으며, 이에 따라 중앙 및 지방 정부가 재생에너지 사용·개발 촉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는 재생에너지법을 통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올해 8%에서 2025년 2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칠레도 재생에너지가 전체 발전용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 6.3%에서 2015년 11.4%까지 증가했다. 2016년 9월 기준 재생에너지 비중은 12% 수준으로, 오는 2018년 25%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반면 한국의 전원 믹스에서 석탄화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이른다. 신재생에너지는 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22년까지 석탄화력발전기 20기(18.1GW 규모)가 새로 지어지면, 지금보다 석탄화력발전은 15GW 더 늘어날 예정이다.
 
미국 천연자원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전 세계 신규 석탄프로젝트에 투자되는 240억달러 가운데 한국이 20억달러를 차지하며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자금을 투입하는 국가로 꼽혔다. 발전업계 전문가는 "발전단가가 싼 발전소부터 전력을 생산, 판매하는 한국의 전력시장 구조에서는 가격이 싼 석탄, 원전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 역시 오는 2020년까지 석탄화력 발전량을 최대 20% 가량 늘리기로 계획해, 2020년 석탄화력 비중은 55%에 이를 전망이다.
 
18일 영국의 환경미디어 카본브리프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의 석탄 발전량은 31TWh(테라와트시), 풍력 발전량은 39TWh로 집계됐다. 사진/뉴시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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