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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푼 '선강퉁'…증권업계, 중국주식 선점 경쟁 2막
국내투자자, 선강퉁으로 678곳 투자…대표기업 중기적으로 접근해야
2016-12-05 15:26:32 2016-12-05 15:26:32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중국 심천(선전)증시와 홍콩증시간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이 5일 시행애 들어갔다. 심천시장에는 중국의 신경제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대거 상장돼 있어 금융·에너지 산업 비중이 높은 상하이거래소와는 차별화된다. 국내투자자들에게는 후강퉁(상하이-홍콩증시간 교차거래)에 이어 선강퉁 시대가 열리며 해외시장 투자처를 확대할 새로운 기회가 마련됐다.
 
심천시장은 메인보드, 중소판, 창업판(차이넥스트) 등으로 구성된다. 선강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은 심천성분지수와 중소형창신지주 편입종목 중 시가총액 60억위안 이상인 곳과 심천 및 홍콩에 동시상장된 기업 총 881곳이다. 다만 창업판 상장사(203곳)는 시행초기 전문 기관에게만 투자를 허용해 개인은 심천에 상장된 총 678곳에 투자할 수 있다. 
 
거래는 한국시간을 기준으로 오전 10시30분~ 오후 12시30분까지, 이어 오후 2시~4시까지 할 수 있다. 거래를 원할 경우 선강퉁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에 해외 증권 매매 계좌를 만들어야 하며, 매매로 얻은 소득이 연 25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의 22%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주도권 잡아라"…마케팅 활발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은 길게는 내년 초까지 선강퉁 주식을 거래할 때 각종 상품권을 증정하거나 고객 대상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또 중국 증권사와의 협업에도 활발하다. 삼성증권은 중신증권 애널리스트를 초청해 '선강퉁 컨퍼런스'를 개최했으며, 유안타증권은 모기업인 대만 유안타금융그룹의 중화권 리서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한다. 유진투자증권(001200)도 광대증권과 협업으로 유망종목 투자정보를 제공한다. 
 
이밖에 삼성증권(016360)은 차이나센터에서 '심천투자대표종목 30선', '심천 대표기업 투자가이드'를 제공하고, 이달 31일까지 선강퉁 주식을 100만원 이상 거래하는 고객 선착순 3000명에게 한달간 실시간 시세 조회비용도 지원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글로벌 투자박람회'를 진행한 데 이어 오는 8일 광주에서 '선강퉁 투자전략 세미나'를 벌일 예정이다. 또, 내년 2월3일까지 선강퉁 거래 고객 중 추첨으로 다양한 경품도 증정한다. 
 
범중화권 대표 증권사를 내세운 유안타증권(003470)은 모기업인 대만 유안타금융그룹과의 협업으로 기업 분석 리포트를 발간하는 한편, 차이나 데일리가 제공하는 추천종목 등 투자정보를 제공한다. 10월에는 선강퉁 100대 기업 분석을 담은 '선강퉁 가이드북'도 내놓았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3월까지 선강퉁 온라인 거래 실적에 따라 심천주식 전종목(차스닥 제외)과 심천종합지수를 무료로 실시간 조회할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2월까지 100만원 이상 거래하면 모바일상품권도 증정한다.
 
성장성·밸류에이션 따져 옥석가리기…중기적 시각 필요
 
심천거래소는 성장 기업 위주로 분포돼 있어 상하이시장과 비교하면 약 2.1배 할증돼 거래되고 있다. 높은 밸류에이션은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투자자에게 가장 큰 부담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관심종목으로 텐센트, 평안보험, 메이디, 항서제약, 벽수원을 꼽았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은 성장률이 높고, 대내외 환경에 따라 산업 사이클 변화가 빠르다"며 "경제사이클, 진입장벽, 성장성, 밸류에이션, 안정성의 다섯가지 기준으로 장기 투자에 적합한 종목을 선별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업종 대표종목 중에서 메이디, 러반전기, 해강위시, 오량액, 운남백약, 금당랑, 하이드그룹, 금풍테크, 초상사구, 입신정밀 등 10곳을 추렸다. 이현정 삼성증권 연구원은 "업종 대표주 중에서 니치마켓에서 기술력이 있거나 심천과 홍콩에 동시상장돼 있으면서 본토대비 홍콩의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들에 관심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후강퉁 당시 유동성 거품과 손실을 경험한 만큼 성급했던 투자패턴을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높은 밸류에이션을 감안할 때 단기적 기대보다는 중기적 시각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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