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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극장이 웃는다'
'제2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벌' 작품라인업 공개
페이소스 짙은 작품 다수..사회성 짙은 코미디 부재는 아쉬워
2012-07-11 10:39:43 2012-07-11 10:40:37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상업연극, 상업공연장의 범람 속에 대학로 공연예술 풍토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국공연예술센터(이하 한팩)에서 기획한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벌도 대학로 정화 노력의 일환이다.
 
대학로는 유동인구 8만4000명, 공연장은 150여곳에 달할 정도로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연극이라는 장르로 대변되는 대학로 특유의 문화적 풍토는 희미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개그 중심의 공연이 범람하고 유명 커피전문점과 레스토랑 등 각종 상업시설이 대거 들어오면서 부지불식 간에 관객의 취향마저 상업적이고 자극적인 쪽으로 물들고 있다. 정통연극을 지향하는 극단과 극장은 설 자리를 잃고 대학로 변두리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한팩이 '코미디'라는 특정 장르를 제시하며 대학로 상업화의 대안을 내놓은 것은 의미 심장하다. 코미디 장르의 특성상 문지방이 낮으면서도 깊이 있는 성찰 기회를 주는 연극 만들기가 가능해질 것으로 한팩은 기대하고 있다.
 
최치림 한팩 이사장은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70년대에는 최불암, 김혜자, 함인순, 추성웅 같은 전설적인 배우들도 가벼운 코미디를 했었는데 능력있는 극작가들이 어찌된 일인지 코미디를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코미디 장르를 통해 연극이라는 매체가 재미나고 즐거우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위선자 따르뛰프>의 연출 김태용의 경우 공연을 제작하는 입장에서 코미디의 장점을 언급했다. 그는 '코미디 연기자는 비극 연기가 가능하지만 비극 연기자는 코미디 연기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언급하며 "코미디라는 장르가 배우들의 연기를 업그레이드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관객뿐만 아니라 제작진에게도 코미디가 도움이 된다는 시각이다.
 
 
 
 
 
 
 
 
 
 
 
 
 
 
 
 
 
 
 
 
 
 
 
 
 ▲제2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벌에 참가한 극단 명작옥수수밭이 기자간담회 중 <에어로빅 보이즈>의 일부를 선보이고 있다.
 
 
코미디라는 장르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듯 올해로 2회째를 맞는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벌 희극 공모에는 70여편의 작품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경쟁률은 14대1에 달했다. 일단 수치 상으로 보면 페스티벌이 안착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엄선된 5개의 참가작과 2개의 자유참가작이 관객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소설가 천명관이 소설을 각색해 만든 연극 <유쾌한 하녀 마리사>의 초연, 10년을 맞는 대학로 대표 창작희극 <휴먼코메디>,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을 모티브로 삼아 뮤지컬로 각색한 <시라노>, 데스메탈 밴드의 생존기를 그린 <에어로빅 보이즈>, 극단 수레무대 창단 20주년 기념작 <위선자 따르뛰프>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밖에 자유참가작으로 <영화감독 채영호>, <이웃집 발명가> 등이 축제에 참여한다. 하나같이 웃음 가득하면서도 삶의 진한 페이소스가 묻어나는 작품들이다.
 
다만 아쉬움도 있다. 코미디 장르만의 파괴력이 돋보이는 공연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팍팍한 현실을 그리고 있지만 사회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대체로 개인이나 특정계층에 대한 이야기에 머물고 있다.
 
대학로 공연예술 풍토를 바꾸고 차세대 공연예술가의 진입로 역할을 하는 것을 넘어서서 코미디의 맛을 제대로 살린, 사회적 발언을 하는 연극을 기대한다. 2회를 맞는 축제인만큼 색깔 내기에 대한 욕심이 다소 아쉽다.
 
8월15일부터 9월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대극장•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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