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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유체이탈자’ 윤계상 “액션 수위, ‘범죄도시’보다 더 세다”
12시간마다 유체이탈 ‘강이안’ 연기…“감정선 끌고 가야 했다”
엄청난 액션 수위, 모두 직접 소화한 이유…“할 수 있겠더라”
2021-11-24 00:02:00 2021-11-24 00:02: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세상 저렇게 무자비한 인간이 있을까 싶었다. 그의 전작 범죄도시에서 꿈에서도 나타날까 두려웠던 중국 하얼빈 출신 장첸의 악이 오르고 오른 마지막 악다구니는 그 자체로 악귀가 따로 없었다. 지금도 스크린 악역을 꼽으면 무조건 TOP5안에 범죄도시의 장첸은 당연히 꼽혀야 한다. 우선 이 영화에 장첸역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배우가 캐스팅 된 결정적 이유가 있었다고. 제작진은 그의 선한 얼굴에서 전복의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심어주고 싶었단다. 제작진의 이 같은 기대에 그는 사실 더 없는 부담감을 안았다고. 거절할까 싶기도 했었단다. 그럼에도 성격상 한 번 하기로 했으니 죽을 힘을 다해 하는 성격으로 임했고 결과는 우리가 다 아는 그것이다. 윤계상은 그렇게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한 배우가 됐다. 그리고 그의 성격을 앞서 언급했다. 그는 최근 개봉한 유체이탈자에서 죽을 각오를 다해 액션을 소화했다. 그는 한 번 하면 무서울 정도로 집중하고 집요하게 파고 또 파는 성격이다. ‘유체이탈자에서도 그는 연기가 아닌 온전히 강이안이 되기 위해 파고 또 파고를 거듭했다.
 
배우 윤계상. 사진/(주)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어떤 영화가 그렇지 않을까 싶지만 유체이탈자역시 코로나19’ 때문에 개봉에 난관이 많았다. 윤계상은 언론배급시사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목숨을 걸라면 걸 수 있을 정도였다는 표현으로 유체이탈자에 대한 자신감과 작품에 임하는 자세를 표현했다. 그를 잘아는 사람들은 그의 이런 표현이 진짜임을 알았다. 그는 전작 범죄도시제작진과 다시 한 번 뭉친 유체이탈자가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너무 좋은 결과를 냈던 팀과 다시 뭉쳤잖아요. 다시 한 번 좋은 성과를 내면 더 각별하지 않을까 싶어서 더욱 더 집중했죠. 우선 완성된 영화와 시나리오 단계에서의 영화는 꽤 많이 달라요. 유체이탈 자체가 상식 선에서 이해하기 힘들잖아요. 그걸 어떻게 표현하지. 그걸 어떻게 연기하지 싶었죠. 근데 감독님이 구상하고 계신 게 너무 명확해서 막상 촬영을 하니 일사천리로 진행됐어요.”
 
윤계상이 유체이탈자에서 소화해야 할 인물은 강이안이란 남자다. 그는 어떤 이유로 인해 12시간 마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나는 알 수 없는 상황을 겪게 된다. 이런 과정을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윤계상은 무려 1 7역을 소화해야 했다. 보는 관객들이 우선 헷갈리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보는 관객들이 유체이탈을 했다고 믿을 수 있게 1 7역을 연기해야 했다. 당연히 쉽지 않았다.
 
배우 윤계상. 사진/(주)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유체 이탈 과정에서의 인물 감정선이 깨지지 않아야 했죠. 다른 인물이 됐지만 그 인물이 사실은 나 자신이어야 한다는 점으로 감정적인 연결을 끌고 가야 하기에 보시는 분들이 전혀 벽을 느끼지 않게 표현해야 했어요. 이 과정에서의 1 7역은 굉장히 묘한 경험이었어요. 몸의 생김새부터 컨디션 그리고 미묘한 차이 등이 전부 드러나잖아요. 각각의 배우들이 세밀한 것 하나까지 모두 공유를 했어요. 각각의 인물들이 또 전사들도 다 있어요. 그런 점까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공유했어요.”
 
유체이탈자는 기본적으로 미스터리 추적극이란 타이틀이 달려 있다. 알 수 없는 현상을 겪고 있는 강이안. 그가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비밀을 알아가는 과정이 긴박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또 알 수 없는 인물들이 강이안을 추적하고 그가 알아내야 할 그 이유를 알아내지 못하게 막아선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강도 높은 액션의 밑바탕 위에 세밀하게 설계가 돼 있었다.
 
액션 수위가 엄청났죠(웃음). 우선 전작인 범죄도시도 액션이 강했지만 이번에는 좀 다른 결이라고 할까요. ‘범죄도시에선 사람을 죽이는 무자비함이 드러나야 했다면, 이번에는 훈련된 아주 깨끗한 액션이어야 했어요. 굳이 따지자면 범죄도시보다 액션 수위나 난이도는 유체이탈자가 훨씬 더 높아요. 두 달 정도 훈련하면서 약속된 합을 만들고 외우는 데 집중했어요. 그걸 거의 매일 반복했죠.”
 
배우 윤계상. 사진/(주)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영화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윤계상의 액션은 웬만한 전문 액션 배우라고 해도 수위가 상당하다고 할 정도로 난이도가 높았다. 일부 장면에선 사실 대역을 쓰는 게 맞을 정도로 보였다. 하지만 윤계상은 모든 장면을 전부 직접 소화해 냈다. 일부 장면에선 무술감독이 부상을 우려해 대역을 제안하고 또 제안했다고. 하지만 윤계상은 연습했던 것도 있고 직접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웃었다.
 
사실 제가 처음부터 대역 없이 전부 소화하겠다고 한 건 아니었어요(웃음). 촬영 때마다 제가 그냥 해도 될 것 같은데요라고 한 번씩 해봤는데 되더라고요 하하하. 두 달 동안 정말 입에 단내 날 정도로 훈련 했는데 그걸 써 먹어 보고 싶기도 했었고요. 그렇게 한 번 두 번 한 게 결국 제가 다 하게 됐어요. 2층 난간에서 떨어지는 장면이나 집에서 완전히 내동댕이쳐지는 장면에서 대역을 의심하실 수도 있는데 뭐 제가 다 안전장비 잘 착용하고 했습니다(웃음)”
 
워낙 선하게 생긴 이미지 그리고 국민그룹 god멤버. 이런 타이틀은 윤계상에게 착하고 선하게그리고 더 착하고 더 선하게를 강요해 왔다. 그래서 범죄도시의 장첸은 정말 뜻밖이었고 의외였다. 투자자 입장에선 그의 캐스팅 자체를 격렬하게 반대할 정도였다고. 하지만 결과는 우리가 다 알고 있다. 그는 이제 장첸과는 정반대의 위치에 선 인물 강이안을 연기한다. 완벽하게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배우로서의 차이점은 어떤 것일까 싶었다.
 
배우 윤계상. 사진/(주)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저는 선과 악을 구분하는 게 관계에서 어떤 마음을 품는지,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가 포인트라고 봐요. 제가 선역을 맡았든 악역을 맡았든 그 감정과 마음에 집중하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눈 앞에 있는 상대에게 내가 어떤 감정이고 어떤 마음인지를 그려보죠. 그래서 선역과 악역 중 더 쉬운 배역이 있냐고요. 다 어렵죠(웃음). 전 정말 재능이 모자란 배우에요. 그냥 툭하면 탁하고 나오는 연기 잘하시는 분들을 보면 너무너무 부럽고 그냥 바라보게 되요.”
 
유체이탈자는 촬영이 끝난 지 무려 2년이나 흘렀다. 그래서 개봉하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단다. 연기자로 전업 이후 지금까지 꽤 많은 작품들을 소화하고 참여해 왔다. 하지만 유체이탈자만큼 온 몸으로 다 던져서 임해 본 작품이 있었나 싶을 정도란다. 너무너무 고생한 작품이기에 개봉하는 만큼 이번에는 자신에게도 칭찬을 해주고 싶단다.
 
이 길고 긴 경주에서 끝을 보게 된 것. 그게 너무 감사하고 또 저한테 칭찬해 주고 싶어요. 기억으로는 2019년 가을 쯤에 촬영을 마친 것 같거든요. 그리고 그때 바로 드라마를 찍었어요. 그 드라마를 다시 보면 제 얼굴이 되게 안 좋아요(웃음). ‘유체이탈자에 거의 올인하고 곧바로 스케줄 때문에 드라마에 합류했는데 부은 얼굴이 거의 그대로 나왔어요. 그땐 정말 그렇게 쉬지도 못하고 곧바로 다른 작품으로 넘어가고 그랬는데 이젠 좀 쉬면서 절 돌아보는 시간도 좀 가져보려고요.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그때의 윤계상에서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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