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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수도권만 병상 대기자 907명…해결책 없나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 80% 돌파
단체시설 내 대규모 인원 치료 방안 제시
"늦기 전에 원칙대로 비상계획" 주장도
2021-11-22 16:28:07 2021-11-22 17:42:28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연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병상 가동률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분간 병상 부족 문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문가 진단과 함께 사태 해결을 위한 여러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22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69.5%로 하루 사이에 2.9%포인트(P) 올랐다. 정부가 비상계획 가동 기준으로 잡은 75%에 육박한 수치다.
 
병상 가동률 범위를 수도권으로 좁히면 83.3%로 이미 비상계획 기준을 넘어섰다. 하루 전과 비교해 1.8%P 올라 남은 병상은 116개로 줄었다.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907명이 병상 배정을 받지 못하고 대기 중이다. 전날(804명)보다 하루 사이 100명 넘게 늘었다. 이 중 4일 이상 대기한 사람이 137명, 3일 이상 162명, 이틀 이상 223명, 하루 이상 385명이다. 병상 대기자 907명 중 70세 이상 고령자가 466명이고, 임신부도 1명 포함돼 있다.
  
수도권에 비해 비수도권 병상 가동이 넉넉한 듯 보이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대학병원이 많지 않은 경북 지역에는 남은 병상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도권은 병상이 없다고 보면 되는 상황"이라며 "비수도권 지역은 수도권 병상 가동률에 희석된 것인데 요양병원에서 30~40명 집단감염이 발새하면 매우 위험하다"라고 평가했다.
 
병상 부족 현상은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일주일간 국내 코로나19 발생 현황을 보면 △11월15일 2124명 △11월16일 3187명 △11월17일 3292명 △11월18일 3034명 △11월19일 3206명 △11월20일 3120명 △11월21일 2827명으로 2000~3000명대를 유지했다.
 
문제는 단계적 일상회복의 영향이 본격화하는 시점이 되면 신규 확진자가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앞으로도) 확진자와 중환자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병상 확보를 위한 노력은 몇 년 동안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확진자가 늘어나면 그에 비례해 입원환자와 중증 환자가 증가한다"라며 "지금까지의 중환자는 위드 코로나 영향을 받지 않은 4차 대유행 환자라서 앞으로 중환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22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에서 구급 대원들이 감염환자 전용 출입문으로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병상 부족 문제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들도 나오고 있다. 먼저 확진자가 집중된 수도권에 전담병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천은미 교수는 "생활치료센터나 재택치료는 대기·관찰 개념"이라며 "정부가 수도권 중소병원을 대폭 지원해 단기적으로라도 전담병원화해서 최대한 빨리 입원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규모 인원이 들어갈 수 있는 시설을 활용해 빠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천은미 교수는 "지금은 3차 대유행과 달리 델타 변이로 인한 중증 환자가 훨씬 많이 발생하는 상황이라 장충체육관 같은 곳을 빌려서 1000명, 2000명을 수용하고 일부분 중환자 병상을 만들 수도 있다"라며 "각 병원에서 차출 가용한 의료진을 투입해 한 곳에서 모든 치료를 해야 집중도가 높아진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방법은 뉴욕 센트럴파크나 시카고 맥코믹 플레이스에 특별 병동을 마련하는 등 미국에서도 활용됐다. 다만, 지금도 의료진이 부족해 필요한 인력이 투입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신 정부가 처음 설정한 기준에 맞춰 비상계획을 가동하면서 의료 역량 확충,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원칙론도 대두된다.
 
이재갑 교수는 "대학병원에선 병상 확보뿐 아니라 인력이 없어서 문제"라며 "처음에 설정한 원칙대로 비상계획을 가동해 3~4주의 시간을 벌고 그동안 의료 역량을 확충하는 한편 부스터샷 드라이브를 걸다 보면 12월 말쯤에는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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