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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카카오모빌리티 추가 상생안에 뿔난 택시단체…"생색내기 대안"
카카오, 국회에 상생안 제출…상생협력자문위 CEO 직속 설치
택시단체, 불공정 배차·프로멤버십 등 개선의지 전혀 없다 비판
대리운전노조 "공개 폭과 내용 중요…실질적 대책 내놔야"
2021-11-09 06:00:53 2021-11-09 11:01:57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최근 국회에 추가 상생방안을 제출했지만, 택시업계에서는 보여주기식 대안이라며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과도한 수수료 문제, 불공정 배차 등 그간 꾸준히 지적해온 부분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어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택시단체는 이르면 9일 중 제대로 된 상생안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카카오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국회에 제출한 상생안 일부 내용 캡처. 카카오는 택시와의 상생방안 중 콜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근본 원인이 기사들이 여러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수신된 콜 중 선호하는 콜만 골라잡는 것에 기인한다며 추후 알고리즘을 공개해 불신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자료/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실 제공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지난 5일 카카오모빌리티티로부터 '플랫폼파트너 상생(안)'을 제출받았다고 8일 밝혔다. 카카오의 상생안 제출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골목상권 침해 등과 관련해 상생안을 마련하라는 국토교통위 의원들의 요구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상생안의 주요 골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산업계, 학계 등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상생협력자문위원회(가칭)를 CEO 직속으로 설치하겠다는 내용이다. 자문위는 택시·대리기사 등 서비스 파트너들을 위한 소통 창구 역할을 한다. 또 국정감사 주요 지적사항에 대한 입장 전달을 비롯해 콜 몰아주기 이슈와 관련한 배차 알고리즘 투명화 계획 설명 및 의견 수렴을 한다는 내용이 이번 추가 상생안에 담겨있다.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도로공사,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도로공사서비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단
 
대리운전업계와의 상생방안과 관련해서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열악한 수익구조와 근무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대리운전노조와 긴밀히 협의해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 실시간 가격 검색기능, 고객의 현재 위치 안내, 기사의 이동상황 안내 등 카카오T대리가 보유한 IT핵심 역량을 전화콜 업체에 공유하는 방안 등도 지원한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그러나 택시단체들은 카카오가 내놓은 상생안은 택시기사들과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대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상생안에 대해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이 간다"면서 "프로멤버십의 경우 카카오가 '향후 기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프로멤버십 혜택을 지속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라고 기술했는데, 지난달 7일 류긍선 대표가 국회서 관련 제도를 기사들과 협의해 폐지하겠다고 해놓고 여태까지 한번도 협의를 하지 않고 이제 와서 다시 멤버십을 추가 강화하겠다고 말을 바꾼 것"이라고 꼬집었다. 
 
배차 알고리즘과 관련해선 "카카오T블루가 콜 수락률이 95% 이상 되게끔 만들어놓고 나머지는 랜덤방식으로 해 콜 수락할 시간도 없다"면서 "카카오에 가입한 가맹이든, 가맹파트너로 삼고 있는 회사가 아니든 공정한 조건하에 운영되야 알고리즘을 신뢰하는데 한쪽은 수락률이 높게끔 설계하고 다른 한쪽은 콜 수락률이 10프로 미만으로 설계해놓고 공정배차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서도 생색내기식 대안에 그친다고 거들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그간 저희가 요구한 바와 다른 방향의 상생안"이라며 "불공정배차, 과도한 수수료문제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도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요구한 것은 알고리즘을 어떻게 설계해서 불공정 배차 문제가 불거지는지에 대한 해명과 앞으로 공정배차를 어떻게 하겠다는 대책이었다"면서 "프로멤버십도 처음부터 폐지를 주장했는데 (기사들 의견이 다르다고) 갈라치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카카오가 상생협의회, 가맹사업자들 위주로 상생협의회를 구성하겠다고 하는데 본인들에게 종속된 사업자들을 모아다 그런 얘기를 하는 게 과연 타당한 조치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김주환 대리운전노조위원장은 "변화의 가능성을 내비친 건 긍정적"이라며 "AI알고리즘에 대한 문제제기는 지속적으로 나왔는데, 공개 폭과 내용이 중요하다. 대리기사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있도록 실질적인 대책마련을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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