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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피크아웃 우려 ‘글쎄’
최대 실적에도 주가 약세…전방산업 전망 다 좋은데?
2021-11-01 05:00:00 2021-11-01 09:00:58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POSCO,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업체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올리고도 주가 하락으로 맘 고생을 하고 있다. 지금이 정점이라는 '피크아웃' 우려 때문이다. 
 
POSCO는 지난달 13일 3분기 잠정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 20조6400억원에 영업이익 3조1170억원으로 역대 최고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급증했음은 물론이고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큰 힘을 발휘한다는 시장전망치보다 20%나 많은 실적이었다. 그럼에도 주주들은 주가 하락으로 맘고생 중이다.  
 
현대제철도 비슷하다. 3분기 매출액 5조8602억원, 영업이익 8262억원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주가는 내리막이다. 
 
실적과 주가가 따로 움직이는 배경엔 피크아웃 논란이 있다. 
 
POSCO의 실적 발표 후 증권사에서 나온 보고서들은 입이라도 맞춘 듯 비슷한 시각을 나타냈다. 대부분 목표주가를 내렸다. 중국의 철강 수요 둔화가 내년에도 계속돼 지금의 호실적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철강주의 피크아웃은 중국 내부사정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올해 국내 철강업체들은 중국의 전력난과 부동산 규제 여파로 부침을 겪었다. 중국에서 인위적으로 철강 생산을 줄인 덕분에 반사이익을 보기도 했으나 중국 수요가 줄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철강가격도 결국 내려갈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EU의 철강 관세 분쟁이 곧 끝날 것이라는 보도도 악재로 작용했다. 국내 철강 수출업체들은 미국 정부로부터 쿼터제를 적용받고 있어 EU의 수출이 늘면 상대적으로 불리해진다. 
 
그럼에도 철강업체들의 주요 전방산업 전망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건설, 자동차, 조선 등은 올해보다 내년에 더 좋아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지난달 29일 2022년 산업을 전망한 신한금융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업은 당장 올해 4분기부터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시작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던 해외 프로젝트가 재개되면 건설주에 대한 관심은 다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주택 분양 지연으로 예상치를 밑돈 실적을 기록했지만, 미뤄진 것이지 취소된 것이 아니다.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내년 2분기, 3분기엔 분양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반도체 조달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은 자동차는 생산 정상화가 호황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에 베트남, 말레이시아의 파운드리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설비를 키운 만큼 4분기부터 이 물량이 풀리면, 이연 수요와 도매 재고 리빌딩이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선은 올해 운임 회복과 함께 이미 턴어라운드에 들어섰다는 시각이다. LNG 운반선 공급이 부족해 내년엔 발주가 더 늘어날 것이며, 탱커 물동량도 증가하고 있어 내년 2분기부터 발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POSCO는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사주 소각이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게 아니라도 이미 발표했던 배당성향 30% 목표만 지켜도 상당한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POSCO는 현재 분기배당을 시행 중이다. 1분기에 1주당 3000원, 2분기엔 4000원을 배당했다. 목표를 지킨다면 연간 2만원을 배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한 실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철강산업에 대해 중국의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철강 수요와 철강업체 수익성에 부정적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중국이 내년 베이징동계올림픽 후에 규제 완화로 서부내륙 개발 등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수혜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덧붙였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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