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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 사고’ 20대 누나 "동생 죽음 아직도 실감 안나"
2021-05-08 18:08:40 2021-05-08 18:27:50
[뉴스토마토 고정삼 기자] 경기 평택항 부두에서 화물 컨테이너 적재 작업을 하다 300kg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진 고(故) 이선호(23)씨의 누나로 추정되는 누리꾼이 심경을 밝혀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자신을 이씨의 둘째 누나라고 밝힌 누리꾼 A씨는 지난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이씨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을 독려하는 글에 “이거 내 동생 이야기인데 아직 믿기지도 않고 실감도 안 난다”며 장문의 댓글을 남겼다.
 
A씨는 “자기 용돈 자기가 벌어서 부모님 손 안벌릴려고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갑자기 떠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지난달 22일 또 통화하자고 끊은 게 마지막 통화가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어 "회사에선 책임자가 계속 지시한 적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안전모 안 쓴 동생을 탓하고 있다"며 "목격자 증인도 있는데 왜 발뺌을 하는지,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A씨는 "한강사건의 그분도 동생과 나이가 비슷해 마음이 착잡했다"며 "왜 이제 꽃피울 청년들을 데리고 가는 건지, 그런데 그 사건과는 너무도 달라 기사화도 너무 적다"고 하소연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달 22일 평택항 부두에서 작업을 하던 중 300kg이나 되는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사망했다. 당일 이씨가 하던 작업은 평소 이씨의 업무도 아니었으며, 사측의 사전 안전교육도 전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안전모 하나 없이 작업에 투입됐고, 현장에는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된 안전관리자 등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평택안성징부와 경기공동행동 등으로 구성된 '고(故) 이선호 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지난 6일 평택항 컨테이너 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과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은 8일 오후 6시께 7만5000명이 넘는 청원수를 기록했다. 해당 글에서 청원인은 "지금 이 시간 많은 청년들 또는 중장년들이 위험한 현장에서 일하다가 사망한다"며 "장비에 대한 관리 소홀,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산재로 인한 사망에 보상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캡처
 
고정삼 기자 kjs514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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