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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최면’ 이다윗, 궁금함 참지 못하는 열혈 배우의 호기심
‘최면’ 소재 공포 스릴러 장르, 배우적 호기심 강하게 다가온 출연
“사회적 이슈 편승 기획 영화 오해? 그런 얄팍한 생각 하지 않아”
2021-03-28 00:00:01 2021-03-28 00:00:0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1994년생, 그리고 올해로 데뷔 19년 차. 불과 8세 나이에 연기를 첫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배우 이다윗의 얼굴에는 지금도 앳된 모습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고 있으면 가득 차 넘칠 정도다. 영화 ’ ‘고지전’ ‘스플릿그리고 사바하등 우리가 알고 있는 꽤 유명하고 흥행 성적 좋은 작품들이 넘쳐난다. 영화뿐만이 아니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 ‘이태원 클라쓰등에서의 강렬한 이미지는 배우 이다윗의 시각적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만들어 낸 바 있다. 유약하고 또 평범한 그런 모습 속에서 이다윗은 어쩌면 배우로서 가장 적절한 캐릭터 소화력을 잠재하고 있는 완성형 연기자였는지도 모른다. 때문에 그가 출연한 여러 작품 속에서 그의 존재감에 대해 고개를 갸웃하는 대중들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건 그가 배우가 아닌 배역으로만 그 안에 녹아 있었던 뜻이기도 하다. 물론 반대로 그가 작품 속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영화 최면이 규모가 작은 작품이라고 하지만 이다윗에게 특별한 수 밖에 없는 이유가 그랬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이 가장 앞에 등장하는 작품이 최면이다.
 
배우 이다윗. 사진/(주)스마일이엔티
 
올해 벌써 27세다. 하지만 아직도 중학생 정도 되는 앳된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래서인지 어리고 유약하고 또 당하는 이미지로 자주 등장했다. 그는 파안대소를 하면서 생긴 게 한 몫을 한 것 같다고 웃었다. 이번 최면에서도 대학생 역할이다. 나이를 대충 10년 뒤로 돌려야 하는 배역이다. 우선 최면은 공포와 스릴러가 결합된 장르다. 그리고 제목 그대로 최면이 소재다.
 
우선 전 공포를 너무 싫어해요(웃음). 진짜 손으로 가리고 손가락 사이로 눈을 질끈 감으며 겨우 보는 정도에요. 겁도 많고 하하하. 근데 직업이 배우이다 보니 가리는 것도 좀 그렇잖아요. 보는 것과 직접 출연해 작업하는 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하죠. 그리고 사실 최면은 소재가 생소했어요. 이런 소재가 있었나 싶었죠. 배우로서의 호기심이 가장 앞선 작품이 저에겐 이번 최면이었다고 봐요.”
 
소재가 최면이기에 이다윗 입장에선 최면자체를 이해하고 접근해야 했다. 촬영 전 최면을 공부해야 했다. 공부를 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경험하는 것뿐이다. 자신이 직접 최면에 결려 보는 게 최선이었다. 우선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최면에 대해 공부를 했고, 전생 체험과 함께 최면에 걸렸던 사람들의 인터뷰나 경험담을 보면서 머리 속으로 그려봤다.
 
배우 이다윗. 사진/(주)스마일이엔티
 
누구에게나 익숙하지만 또 낯설고. 근데 만약 내가 최면에 걸리면 어떻게 될까. 모두가 궁금해 하잖아요. 저도 당연히 그랬죠. 집에서 혼자 영상을 찾아보고 실제로 혼자 그 영상에서 시키는 대로 최면에 빠져 보려고 노력해 봤는데 잘 안됐어요(웃음). 사실 무서워서 중도에 포기했어요 하하하. 최면에 빠지면 사람마다 각양각색이긴 하더라고요. 정답은 없는 것 같아서 그냥 제가 편한 대로 가는 게 맞을 것 같고 감독님도 동의하셨어요.”
 
학창시절 공부를 정말 잘했었나 궁금하기도 했다. 이다윗의 인간적 이미지로서는 굉장한 학구파처럼 보였다. 그는 학구파란 말에 쑥스러운 듯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영화 속 그가 연기한 도현역시 엄청난 학구파다. 하나의 주제에 꽂히면 답이 나올 때까지 파고드는 집요함까지 있었다. 때문에 영화 속에서도 가장 먼저 진실에 접근하는 인물이 도현이기도 했다.
 
하하하. 학구파라기 보단 글쎄요. 궁금한 걸 잘 못 참는 성격이긴 해요. 그래서 최면도 도대체 영화로 만들어 지면 어떤 이미지가 그려질까 싶어서 출연을 결정한 거고. ‘최면에서 스토리가 한 번 휘어지는 지점이 도현이 불안감을 느끼는 순간부터라고 봤어요. 그때의 불안감이 관객들에게도 전달이 돼야 했고요. 반전에서 드러나는 실체를 가장 높은 불안으로 잡고 거꾸로 불안의 강도를 깎아 나가면서 접근한 거죠.”
 
영화 '최면' 스틸. 사진/(주)스마일이엔티
 
그런 불안의 장면은 영화 속 친구의 죽음이 드러나는 충격적인 지점에서 폭발하기도 한다. 공포 영화 특유의 깜짝 포인트이기도 하지만 최면전체로 보자면 주인공 도현이 의심했던 불안감이 확신으로 전환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물론 이 장면의 촬영 뒷얘기가 더 궁금했다. 영화 속 한 인물이 추락해 사망하는 장면인데, 감정적으론 어둡고 침울하지만 뒷얘기를 전하는 이다윗은 웃음으로 가득해 이채로웠다.
 
뭐 아시겠지만 당연히 더미’(영화 촬영에 쓰이는 제작된 마네킹)에요(웃음). 바로 제 옆에서 하고 떨어지는 데 처음 몇 번은 정말 깜짝 놀랐어요. 소리도 되게 커요. 스태프 분들이 높은 곳에서 하나 둘 셋하면서 타이밍을 맞춰서 던졌죠. 근데 뭐 촬영이 한 번에 오케이가 될 순 없잖아요. 하하하. 어떨 때는 더미가 떨어지면서 탕탕튀기고, 또 어떨 때는 떨어진 더미 발에 제 뒷머리가 하고 맞고. 하하하. 진짜 그 촬영 의외로 쉽지 않았어요(웃음)”
 
함께 연기한 후배 연기자 가운데 유일한 여배우인 조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 이다윗이었다. 공교롭게도 그는 이번 작품에서 가장 선배가 됐다. 데뷔 19년 동안 현장에서 단 한 번도 가장 선배로서 자리한 적이 없었다. 이제 겨우 20대 후반이니 그럴 만도 하지만 최고 선배란 단어가 너무 어색했었다며 웃었다. 그런 그의 눈에 아이돌 출신 조현은 정말 대단한 노력파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우 이다윗. 사진/(주)스마일이엔티
 
손병호 선배님 서이숙 선배님도 계셨지만 제가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더라고요(웃음). 사실 저희 다 정말 열심히 했죠. 그런데 모두가 인정하는 게 조현은 정말 달랐어요. 혼자 모든 에너지를 100으로 맞춰서 임하더라고요. 앞만 보고 혼자 달리는 게 아니라 주변 모두와도 소통을 하면서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 부었어요. 그 모습에 모두가 진짜 엄청나게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저도 그랬고요.”
 
최면은 최근 사회적 이슈로 주목되고 있는 학교 폭력에 대한 얘기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이야기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스토리 때문에 약간의 오해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사회적 이슈가 터질 때마다 공교롭게도 그 이슈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등장해 왔다. ‘최면역시 이를 이용해 급조된 작품이 아닐까 싶은 오해였다.
 
배우 이다윗. 사진/(주)스마일이엔티
 
글쎄요. 우리가 살면서 내일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최면은 감독님이 정식 데뷔를 하기 훨씬 이전에 이미 써 놓으신 작품으로 알고 있어요. 저한테도 내가 쓴 가장 첫 번째 장편 시나리오다라고 주셨고. 저도 마찬가지고 감독님 그리고 모든 배우가 다 이슈에 편승해 이득을 볼 생각으로 얄팍하게 만든 영화는 절대 아니에요. 대중의 입에 어떻게 오르내릴진 모르죠. 하지만 보시면 저희의 진심 정도는 알 수 있게 만들었다고 자부해요. 그 진심 하나 만큼은 자신 있습니다(웃음).”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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