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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기의 '학전' 돌아보다…아카이브K '학전소극장 편'
2021-02-22 09:32:41 2021-03-02 16:52:56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1991년 3월, 김민기가 대학로에 세운 학전 소극장은 1990년대 청춘 문화의 장이었다.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댄스 뮤직이 TV를 수놓았다면 김광석 등 다양한 음악가들은 이 무대에서 소극장 문화, 라이브 공연 문화의 시대를 열었다.
 
지난 21일 SBS에서 밤 11시 5분 방영된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학전소극장' 편에는 1980~1990년대 이 라이브 무대에 오른 음악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 학전의 주역들은 대학로의 상징인 학전을 떠올리며 김민기를 회상했다. 학전 소극장은 포크 음악의 대부 김민기가 1991년 개관한 곳으로 이후 수많은 뮤지션들이 라이브 공연을 하고 김윤석, 설경구, 황정민 등의 유명 배우들이 연극 뮤지컬을 통해 데뷔하기도 했던 곳이다.
 
이날 성시경과 함께 공동MC를 맡은 윤도현은 "다른 극장은 캐주얼한 이미지라면 학전은 전통의 느낌이 있었다. 김민기 선배님이 계시니까 그랬다"고 했다.
 
박학기는 "우리 세대는 변화의 시대를 겪었다. 최루탄 가스를 맡고 그런 상황에서 흥분해있다가도 '아침이슬'(김민기 대표곡)을 부르면 다 차분하게 따라 불렀다. 그 노래를 만든 존재라는 것만으로도 김민기는 대단한 존재였다"고 설명했다. 
 
김민기는 지난 2006년 인터뷰를 통해 학전 소극장을 만들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무모한 짓을 시작한 거다. 서태지가 나오면서 듣는 음악이 아닌 보는 음악으로 바뀌었다. 하루아침에 무대를 잃은 뮤지션들이 갈 데가 없었다. 91년에 학전을 열고 '너희 노래하고 싶으면 여기 와서 하라' 했다"고 말했다.
 
아카이브K '학전소극장 편', 사진/일일공일팔 엔터테인먼트
 
이날 윤도현은 "당시 뮤지컬이 뭔지도 모르던 상태였다"며 "김민기 선생님이 하라니까 무조건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장현성, 황정민 등과 함께 공연을 했다고 밝혔다.
 
학전이 배출한 대표 가수인 그는 1994년 ‘타잔’과 ‘가을 우체국 앞에서'가 실린 1집을 발표했다. YB 결성 전까지 당시 김광석의 학전 공연 오프닝을 꾸준히 서며 자신의 이름을 알려나갔다.
 
60년대 말 대부분 번안곡 위주였던 한국 포크는 김민기 이후 창작 포크가 됐다.
 
전인권은 그의 '친구'라는 곡에 대해 "처음 듣고 반항 시로 들었다. 혁신적인 노랫말에 충격을 받았다. 노래를 듣고 완전히 매료됐는데 한 마디로 천재였다"고 덧붙였다.
 
양희은은 "말과 멜로디를 붙이는 데 있어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살아난 곡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김민기였다. 그가 우리의 이야기가 담긴 우리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라며 "그는 내 음악의 시작이자 절정이었고 우상이었으며 나는 그의 광팬이었다"라고 추억했다.
 
양희은은 서울 YWCA 안에 마련된 좌식 다방 '청개구리'에서 김민기와 처음 만났다. 그는 "71년 2월 공연에 반주를 부탁하며 처음 말을 걸었다. 서로 아마추어였다. 노래가 돈이 된다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작곡 작사가 돈이 된다고 생각해보지 않았고 음악은 듣는 사람의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도 떠올렸다. 
 
이날 방송에는 학전을 거친 다양한 음악가들이 출연해 무대도 꾸몄다.
 
여행스케치는 ‘초등학교 동창회 가던 날’과 ‘옛 친구에게'를 선보였다. 동물원은 김광석이 몸담고 있던 시절의 작품인 ‘혜화동'과 ‘변해가네'를 메들리로 편곡해 무대를 가졌다.
 
김민기가 주도했던 ‘노래를 찾는 사람들’ 출신인 권진원은 자신의 대표적 히트곡 ‘살다보면'을 , 양희은은 1972년 김민기가 써 준 ‘그 사이'를 불렀다. 이날 방송에서 부른 곡들은 22일 정오 음원으로 발매된다.
 
아카이브K '학전소극장 편'. 사진/일일공일팔 엔터테인먼트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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