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잡학사전)예상치 못한 건강 적신호 '중금속 중독'

낮은 농도도 장기간 노출 시 만성중독…진단 어려워 주의 필요해

수도권에 올해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지난 14일 서울 중구 인근 도로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안내 문구 정보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새해에는 건강관리에 꼭 신경 쓰자고 다짐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건강에 소홀했던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술, 담배 등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정작 평소 생활 환경 속에서 매일같이 맞닥뜨리고 있는 위험 요소들은 간과하고 넘기기 십상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중금속'이다. 과거에 중금속 중독은 관련 물질을 다루는 공장 등에서 발병하는 직업병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요즘 현대인들은 일상 생활에서 본인도 모르는 사이 중금속에 노출되며 그것이 축적되어 질환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이제는 매년 우리를 괴롭히는 미세먼지에만 해도 납, 아연, 카드뮴 등 중금속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금속 중독은 중금속염이 체내에 흡수 및 축적돼 일으키는 중독을 일컫는다. 중금속이란 비중이 4~5 이상인 금속을 가리키며, 일반적으로 인체에 유해한 것이 많다. 대표적인 중금속으로 수은, 납, 카드뮴, 비소가 있으며 최근에는 알루미늄, 코발트, 크롬, 니켈, 리튬, 바나듐, 안티몬 등도 주목받고 있다.

 

중금속은 음식 섭취나 생활 환경, 황사와 미세먼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주로 수은은 방부제, 석유제품, 염색약, 살균제, 생선 등을 통해 노출되며, 납은 산업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일상 생활 환경에서 쉽게 노출된다. 또 카드뮴은 페인트, 배기가스, 도금제품, 배터리 등을 통해, 비소는 목재보존재, 농약, 염료, 토양 및 오염된 토양의 식품을 통해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중금속이 몸속으로 들어오면 높은 활성도의 산화 및 환원 반응을 통해 독성 작용을 나타내며, 쉽게 배출되지 않고 축적돼 관련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중금속에 급성 노출이 될 경우 비교적 원인과 증상이 명확하기 때문에 즉시 해독 치료 등의 처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장기간 동안 저농도의 중금속에 노출됐다면 비특이적 증상으로 인해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 만성중독은 서서히 진행되며 인지하지 못할 경우 사망에 이르거나 다음 세대에 기형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중금속 중독에 따른 증상으로는 빈혈, 신경병증, 피부질환, 호흡기질환, 간 손상, 발달 지연, 소화 장애 등이 있다. 해당 증상이 있는데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중금속 노출에 의한 가능성을 의심해 보고, 관련 검사를 통해 노출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혈중 중금속 및 미네랄 13종 검사는 급·만성으로 중금속에 노출된 사람이나, 만성적으로 노출되는 환경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의 중금속 중독 선별 및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치료 목적의 시술 등 의학적 노출이 있는 경우, 중금속 노출과 중독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있는 경우에도 권장된다. 

 

중금속 노출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평소 적합한 안전성 평가를 거친 식품 및 생활용품을 섭취·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편중된 어류 섭취를 할 경우 수은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지므로, 평소 다양한 음식을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중금속은 땀이나 소변을 통해 배출되므로 물을 충분히 마시는 습관도 좋은 예방법이다. 또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에는 KF-94, KF-80 등 미세 먼지 차단 효과가 확실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이아람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급성 중금속 중독과 달리 만성중독은 일상 속에서 낮은 농도의 중금속에 장기간 노출돼 발생하기 때문에 서서히 진행되고 증상도 조금씩 나타나서 진단이 쉽지 않다"라며 "중금속 중독이 더욱 큰 질병으로 발전하기 전에 중금속 검사를 통해 몸 상태를 점검하면 체계적인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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