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끔찍했던 2020년 영화계…관객+매출 70% ‘폭락’
영진위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
2021-02-19 09:19:26 2021-02-19 09:19:26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코로나19’와 함께 한 2020년 국내 영화계가 관객 수와 매출액 등이 전년 대비 70%이상 감소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오전 영진위가 발표한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체 극장 관객 수는 총 5952만 명으로 전년 대비 73.7% 감소했고, 매출액은 51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73.3%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전체 극장 관객 수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전체 관객 수로는 최저치, 매출액은 2005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68.0% 10년 연속 외국영화 관객 점유율보다 높았으나, 매출액은 35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63.9% 감소했다. 국내 인구 1인당 연평균 극장 관람횟수는 전년 대비 3.22회 감소한 1.15회였다.
 
관객이 사라진 극장가 전경. 사진/뉴시스
 
극장 매출액 기준 2020년 박스오피스 1위는 남산의 부장들412, 관객 수 475만을 기록했다. 2위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386, 관객 수 436, 3위는 반도331, 관객 수 381, 4위는 히트맨으로 매출액 206, 관객 수 241만이었다. 5위는 184, 관객 수 199만을 동원한 테넷으로 2020년 전체영화 박스오피스 10위 내 유일한 외국영화였다. 배급사별 관객 점유율에서는 CJ ENM 17.6% 1위를 차지하며 전년도 2위에서 한 계단 상승했다. 2위는 롯데로 14.9%를 기록했으며 NEW 10.5%의 관객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2020년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극장 관객 수와 매출액이 급감하고, 개봉 예정작들의 개봉 연기가 이어지며 그동안 고착화 돼왔던 주차별 개봉 전략이 무의미해졌다. 따라서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전인 1월에 포함된 주차들이 관객 수 순위에서 상위를 차지했다. 요일별 관객 점유율은 전년과 비슷한 양상을 나타내 토요일 22.9%, 일요일 20.8%, 수요일 14.2% 순으로 많았고, 장르별 관객 점유율은 액션이 1위였던 2019년과 달리 1위가 드라마로 32.0%, 다음으로 액션 16.7%, 코미디 14.4% 순으로 많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와이드 릴리즈를 추구하는 텐트폴 영화들이 부재한 결과 2020년 소위 스크린 독과점이라는 상영배정 편중 현상은 완화됐다. 일별 상영점유율을 평균해 보면 1위가 32.7%를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년 대비 3.1%p 하락한 수치다. 2위가 17.2%, 3위는 11.2% 1위부터 3위까지 합이 61.1%인데 이는 전년 대비 8.1%p 하락한 점유율이다. 2020년 일별 상영점유율 1위 영화가 80%를 넘은 날은 없었으며 70%를 넘은 날이 7, 60%를 넘은 날이 22일로 모두 2019년에 비해 감소했다.
 
반대로 극장흥행 결과 편중 현상을 살펴보면 신작 개봉이 현저히 감소, 영화별 흥행 결과는 소수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전체 흥행순위 10위까지 10편의 영화 매출 점유율은 51.0%로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4.8%p 증가한 수치다. 한국영화시장으로 좁혀서 보면 10위까지 매출 점유율이 전체 매출의 70.0%를 차지했다. 2020년 한국 영화산업 주요 부문(극장, 극장 외, 해외) 매출 총 1 537억 중 극장 외 시장 매출은 4514억으로 전체 매출의 42.9%를 차지했다. 이는 2019년 비중 20.3%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나 전년 매출 대비로는 11.4%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2020년 개봉한 순제작비 30억 이상국내 상업영화’ 29편의 평균 추정수익률은 –34.1%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19년 수익률이 10.9% 2018년 적자에서 흑자를 달성하자마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순제작비 규모별로는 150억 이상(2)이 수익률 2.9%로 가장 높았고, 모든 구간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구간은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50억 원 미만(12)으로 –55.0%로 추정됐다. 극장 외 시장 매출 추정치를 제외한 2020년 극장 추정수익률은 –52.3%로 떨어진다.
 
극장 외 시장 매출은 기존 TV VOD와 인터넷 VOD, DVD 및 블루레이 시장 매출규모에 TV 채널 방영권 시장 매출을 추가해 집계됐다. TV VOD 시장 매출규모는 3368억으로 전체 극장 외 시장 매출 중 74.6%를 차지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시간이 증가하면서 매출규모가 늘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019년 대비 매출액이 17.0% 감소했다. OTT서비스(영화부문)와 웹하드를 합한 인터넷VOD 시장 매출 또한 총 788억으로 전년 대비 15.3% 감소했으며, 전체 극장 외 시장 매출 중 17.5%를 차지했다. OTT서비스 매출은 631억으로 전년 대비 12.1% 감소했고, 웹하드 시장 매출도 157억으로 전년 대비 25.9% 감소했다. 극장이 침체됨에 따라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들이 개봉 연기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로 직행하는 영화가 등장해 유통·배급 형태의 다변화가 두드러진 한 해이기도 했다.
 
DVD 및 블루레이 시장 매출액은 97, 2020년 처음 집계한 TV 채널 방영권 영화 매출은 261억으로 조사돼 극장 외 시장 전체 매출액 중 5.8%의 비중을 차지했다.
 
2020년 완성작 수출과 서비스 수출 금액을 합친 한국영화 해외 매출 총액은 8361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3%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적극적인 해외 선판매가 가능한 신작 영화들이 감소하면서 매출이 축소되었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큰 규모의 글로벌 OTT 전 세계 판권 판매액이나 소수의 글로벌 OTT 오리지널 작품 로케이션 유치실적이 집계되면서 전체 규모를 키웠다. 완성작 수출은 대만이 2018, 2019년에 이어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밖에 일본, 중국, 홍콩,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이 뒤를 이어 아시아가 한국영화의 절대적인 소비시장임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기술서비스 수출의 경우 전체 수주건수는 20건으로 전년도 21건과 비슷했지만 수주금액이 감소해 전년 대비 50%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술서비스 수출 부문 취약성에 변화가 없는 상황임을 보여줬다.
 
영화진흥위원회는 현재 영화계 각 분야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포스트코로나 영화정책추진단을 운영 중이고 새로운 영화정책의 구체적인 방향성이 담긴 최종보고서를 오는 4월 발표할 예정이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