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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설연휴, 요주의 관찰대상은
비트코인·테슬라 동향 민감하게 주시…이게 다 금리탓, 미국채 동향 체크해야
2021-02-10 14:30:00 2021-02-14 15:24:54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암호화폐 비트코인에 날개를 달아주면서 거센 광풍이 다시 몰아닥치고 있다. 최근 게임스톱 사태에 이어 비트코인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에 당분간 투자자들도 몇 가지 지표들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과 테슬라 주가
 
8일(현지시각) 테슬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15억달러어치, 약 1조6600억원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여기엔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을 구입할 수 있게 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소식에 비트코인 시세가 급등, 4만8000달러대에 진입하며 5만달러를 넘보게 됐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도 가볍게 5000만원을 넘어섰다.  
 

국내 비트코인 가격 추이. <출처: 업비트 홈페이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가격 추이 <출처: 미래에셋대우>
 
머스크는 최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여러 번 했다. 이 행보는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업계에서 크게 환영할 일이지만 정작 테슬라 주주들에게는 불안요소가 됐다. 가격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을 구입할 수 있게 하면 비트코인 시세 변화에 따라 테슬라의 실적도 함께 출렁일 수 있다. 1비트코인이 5만달러일 때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받았다가 나중에 4만달러로 하락하면 테슬라는 고스란히 그 손실분을 떠안아야 한다.  
 
이 때문에 테슬라를 좋게 보던 일부 헤지펀드도 위험한 자본배분 정책을 언급하며 주식을 매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테슬라 주가도 이틀째 주춤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제도권 안으로 한발씩 들어서고 있는 중이다. 8일에는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했다. 각국 증시엔 비트코인을 다양한 방법으로 추종하는 상품들이 하나둘씩 상장해 거래 중이다. 
 
그럼에도 암호화폐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부정적인 시각이 달라졌다는 흔적은 포착되지 않는다. 달러 패권을 흔드는 주체로 부상할 경우엔 언제든 규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당분간 비트코인 시세와 테슬라 주가 동향은 유심히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미래를 확신할 수 없으니 여기에 올라타겠다는 투자자를 말릴 수는 없으나 위험한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게 아니라도 투자할 대상은 많다. 
 
게임스톱과 대체종목의 부상
 
최근 미국의 개인투자자들인 ‘로빈후드’와 공매도 헤지펀드가 맞붙었던 게임스톱 사태 또한 버블의 한 징조로 해석할 수 있다. 
 
공매도에 대항하기 위해 몰려든 개인들의 자금이 20달러를 밑돌던 게임스톱의 주가를 며칠 만에 483달러까지 밀어 올렸으나, 승리의 기쁨에 취해 있는 며칠 동안 주가는 다시 50달러로 수직낙하했다. 장마감 후엔 50달러마저 깨뜨렸다. 고점 대비 거의 10분의 1 토막이 난 것이다. 이 모든 게 불과 한 달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공매도 타도를 위해 뛰어든 투자자들 중에 게임스톱의 실적이 얼마인지에 관심을 둔 사람은 드물었다. 실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이 종목을 매수했을 리 없다. 집채만한 파도에 올라탔던 사람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유동성이 살아 있는 한 재발화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다른 종목으로 옮겨 붙을 수도 있다. 
가격제한이 없는 만큼 수십 퍼센트씩 오를 수 있는 시장이다. 오늘의 급등종목 현황에서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는지 살펴야 한다. 반복되는 것은 증시에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철광석과 미 국채금리
 
원자재 강세도 계속되고 있다.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하는 우리 기업들에게 원자재가 상승은 악재일 것 같지만 동시에 호재다. 원자재가격 상승분을 판매가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그렇다. 
 
철광석 가격이 오르자 POSCO, 현대제철 등은 판매가격을 올렸다. 풀무원 등도 농산물가격 상승을 판매가에 반영하고 있다. 시멘트 업계도 머지않아 시멘트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재를 수입해 제품을 만드는 업체 중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 곳은 많지 않다. 모두 기업 실적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비트코인 급등부터 철강 판매가 인상까지 이 모두가 금리 상승과 연결돼 있다. 상승하던 미 국채금리는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듯 보였지만 다시 오르막길로 향했다. 지난밤 미국채 10년물은 1.159%까지 올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리지는 않겠지만 시장금리가 움직이면 자산시장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 
 
설 연휴기간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국 금융시장은 멈추지만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은 계속 돌아간다. 다른 것은 챙기지 못하더라도 금리 추이는 계속 살펴야 한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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