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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게이션)웃음 ‘파서블’, 액션 ‘파서블’ 그래서 ‘미션 파서블’
엉성한 캐릭터, 예견된 흐름…결말 반전 위한 ‘킬링 포인트’ 배치
액션과 코미디 사이 ‘엇박자’ 템포+타임 조절 ‘남녀 주연배우 몫’
2021-02-10 00:00:01 2021-02-10 00:00:0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톰 크루즈는 없다. ‘불가능한 작전수준의 대단한 임무를 수행하진 않는다. 그런데 이들 두 사람에겐 만만치 않게 불가능해 보인다. 이쯤 되면 약간은 예상이 된다. 많이 모자란 두 사람이 등장해, 적당히 불가능한 작전을 수행한다. 그런데 과정이 요절복통이다. 대놓고 웃기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웃기기만 한 건 아니다. 적당히 멋지고 또 적당히 섹시한 맛도 있다. 이렇게 따지고 들면 이 영화 한 편에 우리가 아는 모든 맛이 다 들어가 있다. ‘이 맛 저 맛 그리고 그 맛을 모두 섞어 놓으니 도대체 알 수 없는 맛이 될 것 같지만 그냥 두 시간 머리 비우고 나오기엔 이 영화보다 좋은 지우개는 없어 보인다. 영화 미션 파서블이다.
 
 
 
미션 파서블은 선 입금 후 업무 흥신소 사장 우수한(김영광)과 열정 충만 비밀 요원 유다희(이선빈)가 무기 밀매 사건 해결을 위해 전략적 공조를 벌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찔한 코믹 액션을 그린다. 예상 가능한 웃음과 예상 가능한 흐름, 여기에 예상 가능한을 예상 가능하게 만드는 적당한 액션이 등장한다. 그런데 연이어 쏟아지는 예상 가능한의 사이 사이에 약간의 시간차와 템포를 조절해 돈 값 하는 킬링 타임 팝콘 무비를 완성시킨다.
 
영화 '미션 파서블' 스틸. 사진/(주)메리크리스마스
 
미션 파서블주인공은 우수한과 유다희(이선빈). 먼저 우수한은 걸그룹 레드벨벳 예리의 광팬이다. 우스꽝스런 외모와 허당끼 가득한 덜렁거림. 어디 하나 빼어나게 믿음직한 구석이 없다. 그의 흥신소는 파리만 날린다. 한 달 전 한 남자에게 사무실을 거액에 빌려 준 적이 있다. 당시 그 남자는 국정원 블랙요원 신기루(김태훈). 신기루 요원은 다시 우수한을 찾아와 거액을 제시하며 사무실 대여를 약속하고 떠난다. 하지만 약속된 날짜에 신기루 요원은 나타나지 않는다. 대신 적당한 미모의 여성 요원 유다희가 등장한다. 사실 유다희는 중국 국가안전부(MSS) 소속 수습요원. 중국에서 대량으로 권총이 밀매돼 국내로 넘어온 사건이 발생한다. 중국 측에선 수습 요원을 투입해 희생시킨 뒤 그 책임을 한국 측에 떠넘길 요량이다. 이런 배경을 모르는 유다희는 국내로 잠입해 신기루 요원과 접선을 앞둔 시점에서 우수한을 만난다. 유다희는 우수한을 신기루 요원으로 알게 된 것이다. 이제 두 사람은 중국에서 국내로 넘어온 총기 밀매 사건을 수사하면서 거대한 밀매조직과 한판 대결을 준비한다.
 
영화 '미션 파서블' 스틸. 사진/(주)메리크리스마스
 
영화는 오프닝부터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등장시킨다. 그리고 눈에 띄는 비주얼 완성도의 포인트는 적당히 엉성함이다. 100억대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가 쏟아지는 충무로 상업 영화 시장에서 미션 파서블은 어쩌면 다른 셀링 포인트 전략을 세웠는지도 모른다. 중국 내 고속도로 촬영을 감행해야 하지만 국내 인근 산간 도로에서 촬영한 장면은 피식 거리는 웃음을 쏟아내게 만든다. 이런 배경을 뒤로 하고 화끈한 총격전 액션은 오프닝 장면부터 쫄깃한 긴장감을 충분히 선사한다.
 
우수한과 유다희가 만난 지점부턴 색다른 카메오 출연 전략이 미션 파서블의 재미 포인트다. 예상치 못한 인물들이 적재적소에서 등장하면서 다시 한 번 관객들을 피식거리게 만들 준비를 한다. 강력한 어퍼컷은 없지만 정신을 차리기 힘든 잽이 연이어 터지고 쏟아진다. 카메오 출연과 함께 이어지는 우수한과 유다희의 몸개그도 철 지난 공개 코미디의 그것보단 영화적 기법의 촬영 방식으로 웃음을 자극하는 연출을 택한다. 봐야 분명히 알 수 있는 화면과 구성 등이 미션 파서블의 장점이다.
 
영화 '미션 파서블' 스틸. 사진/(주)메리크리스마스
 
어딘가 모르게 엉성함으로 무장한 우수한의 숨겨진 과거는 영화 처음부터 분명히 예견된 또 다른 킬링 포인트다. 눈치가 빠른 관객이라면 영화 초반 우수한의 흥신소에 등장한 의문의 여경찰과의 대화가 호기심을 자극하게 만든다. 그리고 여경찰이 덮어 버리는 사진 한 장이 후에 이어지는 우수한의 활약상 해답이다.
 
유다희는 중국인이지만 어린 시절 국내에서 자라온 탓에 한국어에 유창하다. 그는 화려한 드레스와 킬힐을 신고도 과감한 액션 그리고 아찔한 섹시함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여성 스파이 액션의 화려함은 미션 파서블에선 수위가 다소 낮을 수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쭉쭉 뻗어 나가는 시원시원함은 분명 유다희를 연기한 이선빈의 피지컬이 만들어 낸 시각적 쾌감이다. 이런 시각적 쾌감은 우수한을 연기한 김영광의 등장 모든 장면에서 더욱 눈에 띈다. 187cm의 큰 키에서 뻗어 나오는 압도적인 팔과 다리는 스크린이란 매체가 담아내는 시각적 만족감을 채워주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총과 칼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근접 전투 장면에서의 액션은 영화 아저씨에 등장한 필리핀 전통 무술 칼리 아르니스를 끌어 와 액션 마니아들의 욕구를 채워준다.
 
영화 '미션 파서블' 스틸. 사진/(주)메리크리스마스
 
미션 파서블은 이렇게 두 사람이 만들어 내는 시원시원한 액션이 메인 킬링 포인트다. 하지만 메인 킬링 포인트 사이사이 중간중간에 맛을 끌어 올리는 양념이 진짜 킬링이다. 엇박자로 표현하기엔 부족하고 템포 조절이라고 하기엔 넘어서는 묘한 연출의 타임 조절이 자리한다. 김영광 이선빈 두 사람의 액션 시퀀스 별로 등장하는 코믹 포인트가 충분히 달다.
 
영화 '미션 파서블' 스틸. 사진/(주)메리크리스마스
 
웃음을 강조한 액션미션 파서블의 장점이다. 그리고 액션을 강조한 웃음미션 파서블의 또 다른 장점이다. 웃음도 파서블’, 액션도 파서블그리고 미션파서블이다. 2 17일 개봉.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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