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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②-상)강현수 국토연구원장 "수도권 집값 문제, 국토균형발전으로 풀자"
<국책연구원장에게 듣는다-기획시리즈 ②탄>
수도권 집중화 가속화, 인구 유입 차단·분산 시급
서울 택지 물리적 확장 한계, 고밀개발 '비바람직'
세종시 국회 이전 등 정부 과감한 정책 결정 필요
2021-01-26 06:00:00 2021-01-26 06:00:00
새해 2021년 신축년을 맞아 <뉴스토마토>가 코로나 위기의 온전한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을 위해 국책연구원장들의 통찰력 있는 진단과 고견을 들어보는 ‘국책연구원장에게 듣는다’ 기획시리즈(①~③탄)를 마련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지속가능발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한국경제의 해법을 고민해본다. ‘국책연구원장에게 듣는다’ 기획시리즈 ②탄 순서로는 집값 문제와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강현수 국토연구원장의 진단과 제언을 들어봤다.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과도한 집값 상승은 수도권으로 일자리를 찾아 나선 젊은 인구의 유입과 '살만한 주택'이 부족해지며 탄생한 결과물이다. 부동산 정책은 공급, 수요 관리, 금융, 세제 정책뿐 아니라 국토균형발전 정책도 함께 가져가야 한다."
 
2021년 신축년 새해를 맞아 <뉴스토마토>가 25일 진행한 비대면 신년 인터뷰에서 강현수 국토연구원장은 인구 분산을 집값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정책적 발상 전환이 병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강현수 원장은 이날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에 대해 '갈수록 심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몇 년간 서울의 집값은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왔다. 특히 지난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값은 평균 9.08% 오르는 등 '벼락 거지·영끌·패닉 바잉' 등의 부동산 신조어들이 쏟아진 해였다.
 
25일 강현수 국토연구원장은 <뉴스토마토>와 진행한 비대면 신년인터뷰를 통해 "부동산 정책은 공급, 수요 관리, 금융, 세제 정책뿐 아니라 국토균형발전 정책도 함께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강현수 국토연구원장 모습. 사진/국토연구원

 
 
이에 대해 강 원장은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사람들은 소득 수준에 걸맞은 좋은 주택과 주거환경에서 살고싶어한다"며 "수도권 안에 중산층이 선호하는 아파트 등 소위 괜찮은 주택이 부족해지고, 그에 따라 가격이 비싸지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해 서울 인구는 1000만명 수준이지만, 서울이 확장된 수도권 인구는 2600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며 "전체 인구가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을 향한 인구이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국토균형발전 정책의 방향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현수 원장은 "수도권에서, 특히 서울에서 집을 지을 수 있는 택지는 물리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제한된 토지에 밀도만 계속 높여가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은 공급, 수요 관리, 금융, 세제 정책뿐 아니라 국토균형발전 정책도 함께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현 정부의 과감한 정책 결정이 수반돼야 한다는 게 강 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역대 정부 중 가장 강력한 수도권 분산정책을 추진한 정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라고 평가했다. 지금의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모습 역시 과거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행정수도 이전에서 비롯된 바 있다.
 
강현수 원장은 "노 전 대통령의 결단으로 산업화 이후 처음으로 수도권 인구 순유입이 감소했지만, 그 효과는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세종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세종시 이전, 행정수도 완성 같은 정부의 대담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수도권의 지역경제를 살려 젊은 사람들의 일자리 갈증을 해소해야 한다는 게 강 원장의 제언이다.
 
강 원장은 "앞선 정부들에서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도 별 진전이 없는 해묵은 과제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정부 주도가 아닌 지역주도로, 각 부처의 칸막이식 행정 대신 범부처 통합추진으로, 각 지역의 개별 추진에서 지역 간 협력추진으로 균형발전정책의 주체와 방식을 바꾸겠다는 것은 역대 정부가 공통적으로 했던 단골약속"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언은 했으나 실천하지 않고 미뤄 둔 미실천 과제들을 더 이상 회피하지 말고 매듭지어야 할 때"라고 피력했다.
 
25일 강현수 국토연구원장은 <뉴스토마토>와 진행한 비대면 신년 인터뷰에서 "수도권 집값 상승 문제를 해결하려면 궁극적으로 수도권 집중화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정책 방향 토론에 나선 강현수 국토연구원장 모습. 사진/국토연구원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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