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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줄고 매물은 없고"…서울 전세가 사라졌다
지난해 12월 거래량 전년비 반토막…매물 줄면서 가격도 급등세
2021-01-14 14:34:56 2021-01-14 14:34:56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소멸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세 매물이 사라지고, 이에 따른 거래량도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본격 시행된 임대차법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매물이 잠기면서 전세 가격은 여전히 급등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월세 및 준전세 시장도 술렁이는 모습이다. 특히 오는 6월 전월세신고제 시행도 앞두고 있어 전세 소멸 현상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세 거래는 6133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1만3783건)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수치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9424건을 기록한 이후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서울지역 전세 거래는 지난해 9월 8534건을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1만건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본격 시행된 임대차법과 시기가 맞물린다.
 
특히 전세 거래가 줄면서 월세와 준전세 거래가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월세 및 준전세 거래량은 각각 4637건, 2663건을 기록했다. 이는 모두 지난해 10월(3894건, 1750건)보다 증가한 수치로 전세 시장 위축으로 월세 및 준전세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동월(4328건, 1596건)과 비교해도 크게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2월 거래량은 아직 신고 되지 않은 것이 많아 제외했다.
 
서울지역 전세 거래 하락은 매물 하락과 연관이 깊다. 시장에 나오는 전세 매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거래량이 하락하고 있다는 평가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3일 기준 1만8300건으로 1년 전(5만1242건)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매물을 거둬들이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라고 판단하기는 힘들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전세 매물을 내놓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는 지난해 시행된 임대차법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본격 시행된 이후 전세 매물이 사라지고, 거래 건수가 하락한 것이다. 전세금액을 5% 이상 올리지 못하고 계약갱신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세로 눌러 앉은 세입자가 급격히 늘었고, 집주인의 실거주가 늘었다. 매물이 줄면서 전세가격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임대차법 시행 직전 0.17%에 머물던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최근 0.26%까지 상승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임대차법 도입 이후 기존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서 정책 의도와는 달리 임대시장, 특히 전세시장의 시세 급등을 초래했다. 이런 상황은 2021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아울러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 등을 투기세력이라는 프레임에 맞추고 규제를 통해 보유주택의 매도를 유도한 것은 임대 매물의 감소로 직결된다. 그런 식이라면 여지없이 임대가격은 상승한다”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의 매물란이 비어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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