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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연준 양적완화 축소 언급…변동성 확대 대비해야
듣고싶지 않은 이름 ‘테이퍼링’…“논의 시작” 의견만으로도 여파 생겨
금리·환율 ‘판’ 바뀌면 주식비중도 달라져야
2021-01-13 12:30:00 2021-01-14 16:26:16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연초부터 내달리던 글로벌 증시가 미국의 금리 정책 변화 움직임에 급제동이 걸렸다. 우리 증시도 이틀간 하락조정 후 눈치 보기에 들어갔다. 단기 상승폭이 컸던 만큼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주식을 사흘 연속 순매도했던 기관은 이날 순매수로 출발했으나 10시를 넘어서면서 다시 매도로 전환, 외국인과 동반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별종목들의 주가도 이에 휘둘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상승과 하락을 오가며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의 이같은 조정장세는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소식에 영향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는 올해 안에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댈러스 연은 총재와 리치몬드 연은 총재, 애틀란타 연은 총재가 예상보다 빠른 인플레이션 속도와 경기회복을 근거로 연내 테이퍼링을 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와 보스턴 연은 총재는 연내 테이퍼링 논의 개시에는 반대했다.
 
연준 내에서도 비둘기파와 매파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다, 그 내용도 테이퍼링 개시가 아니라 그 논의를 연내에 하느냐 마느냐인데도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유동성의 힘에 의해 오른 자산시장에 악재로 여겨지는 테이퍼링이 연준에서 공식 언급됐다는 점 때문이다. 
 
올해 안에 금리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던 연준이 태도를 바꾼 데는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1일(현지시각) 현재 1.11%까지 올랐다. 
 
 
 
돌이켜보면 연준은 지난해 매달 1200억달러 규모로 국채와 주택담보대출채권(MBS)을 사들이는 것 외에는 추가 양적완화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5월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거부했고 6월엔 주식 직매입 요청을 거부했으며 7월엔 수익률곡선통제(YCC, Yield Curve Control) 가능성을 일축했다. YCC란 금리를 더이상 내릴 수 없는 상황에서 특정금리를 정해놓고 이 금리가 목표수준을 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또 11월과 12월 양적완화 확대 기대감도 무시했다. 새로 들어설 바이든 정부가 예고한 대규모 재정 지출을 통한 경기부양도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가가 급등한 상태에서 큰 판이 변할 수 있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경우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를 자극해 한국 등 신흥국에 투자된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갈 유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사흘간 대규모로 주식을 팔았고 개인이 사상최대 순매수로 이를 떠안았다.    
 
이로 인해 당장 주가가 급락하지는 않더라도 조정 가능성은 커진 만큼 최소한 이에 대응하는 전략은 필요하다. 지수가 크게 출렁이는 날이 늘어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첫 번째는 주식비중이 높을 경우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보유주식을 일부 매도하거나 예금을 주식으로 돌려 예수금을 증액하는 방법이 있다. 어떤 종목을 매도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보유종목을 모두 똑같은 비율로 매도하면 된다.
 
지금의 약세를 단기 급등에 따른 기간 조정으로 해석, 주도주가 더 갈 거라고 예상한다면 이들의 주가가 조정할 때 매수하는 것이 맞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현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라도 첫 번째 전략이 필요하다.  
 
보유주식 비중을 덜어 턴어라운드 종목군이나 올해 업황이 개선될 종목들로 옮겨가는 방법도 있다. 성장주 집중투자 포트폴리오에 철강, 정유, 조선, 금융 등 전통산업군을 편입시키는 것이다. 통신서비스 등 경기방어주나 배당락이 큰 고배당주를 넣는 방법도 있다. 
 
전체적으로는 본인 또는 가계의 순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을 체크하고 있어야 한다. 주식 비중이 적어 만약 손실이 나더라도 전체 가계자산에 큰 피해가 가지 않는다면 공격적인 주식투자가 가능해진다. 주식 비중이 순자산의 30%를 넘는데 주식마저 성장주 위주라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스스로에게 투자의 자유를 주기 위해서라도 전체 자산에서 주식 비중을 적정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여기에서 ‘적정’의 크기는 ‘이 돈이 없어도 당장 살아가는 데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수준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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