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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강서·구로, 지난해 외지인 매매 강남 4구보다 높았다
수도권 실수요자 중저가 외곽 찾고, 지방 큰 손은 강남 상경
2021-01-10 06:00:00 2021-01-10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지난해 노원구와 강서구, 구로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이 강남4구보다 외지인 매매거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패닉바잉’ 영향에 따라 수도권 실수요자들이 서울 외곽에 흘러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서울 아파트 매입자 거주지 통계를 10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총 1만8966건이었다. 이 중 노원구 아파트의 매매가 10.5%인 1994건으로 가장 많았다. 
 
노원구 외에 서울의 다른 외곽 지역에도 외지인이 몰렸다. 노원구 다음 가장 많은 외지인이 몰린 곳은 구로구였다. 구로구는 지난해 외지인 매매가 1374건 체결되며 전체의 7.2%를 차지했다. 강서구도 이와 비슷한 1373건 매매돼 구로구와 큰 차이 없는 비중을 기록했다. 
 
강남 지역의 매매거래량은 강서구 다음 순이었다. 송파구가 1224건으로 6.4%를 나타냈고 강동구(1013건)와 강남구(1006건)는 각각 5.3%였다. 이외에 영등포구가 4.6%였고 서울 외곽 지역인 도봉구와 성북구, 은평구가 각각 4.4%, 4.3%, 4%를 차지했다.
 
노원과 강서, 구로와 같은 서울 외곽에 외지인 거래가 몰린 건 수도권에 거주하는 실수요자들이 집값이 저렴한 곳을 찾아 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탓에 30대 중심의 패닉바잉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대출 규제를 덜 받는 9억원 미만 아파트가 많은 중저가 지역으로 외지 수요가 유입했다는 평가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결과 지난해(1월~11월) 강서구 아파트 매매거래 중 30대 비중은 41%에 달했고 구로구도 약 36%로 나타났다. 성북구와 노원구에서는 각각 36.4%, 31.6%를 차지했다. 
 
집값이 높은 강남 일대에는 외지 자산가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 규제가 심해지면서 ‘똘똘한 한 채’를 찾아 강남 지역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서울 외곽의 외지인 매매는 실수요자 중심인 반면 강남은 지방 큰 손이 상경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외지인 수요가 가세하면서 이들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탄력을 받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노원구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당 약 903만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해 1월 689만원보다 31% 가량 급등한 값이다. 이 기간 구로구는 ㎡당 708만원에서 889만원으로 25.5% 상승했고 강서구도 약 18% 올랐다. 도봉구와 성북구, 은평구도 각각 27.7%, 29%, 24.8% 뛰었다. 
 
강남 일대도 이보다 상승폭은 작았지만 10% 이상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송파구는 15.7% 올랐고 강동구 22.8%, 강남구는 12%로 나타났다. 
 
올해 집값이 꾸준히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서울 외곽과 강남 중심의 외지인 매매 거래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실수요와 투자 수요의 유입이 꺾일 만한 계기가 뚜렷하지 않아서다. 고 교수는 “서울 외곽은 거주 목적 실수요 중심으로, 강남은 투자 목적의 외지인 유입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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