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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를 비추는 연극 5편…'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사랑, 여성, 학교, 난민, 남북 '경계에 대한 물음'
2021-01-07 16:27:03 2021-01-07 16:27:03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사랑, 여성, 학교, 난민, 남북.
 
지난해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신작(이하 올해의신작)' 연극 부문에 선정된 5개 작품은 끊임 없이 이슈가 되고 있는 주제들을 우리 사회 수면 위로 끄집어낸다. 5개작 모두 서로 만나고 부딪히며 결국엔 하나가 되는,‘경계’에 관한 물음을 던진다.
 
'에볼루션 오브 러브'는 인간의 사랑을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철학적, 생물학적, 심리학적으로 바라보고 종국엔 사회를 비춰 담론을 형성하는 ‘본격교양연극’을 표방한다. 
 
총 12장으로 구성된 작품은 각각의 주제를 띄며, 해설자가 극 전반을 이끌어나가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때 해설자는 무대와 객석, 작품 속을 자유자재로 드나들며 생동감과 입체감을 더한다. 빠르게 전환되는 무대 위에서 배우들은 1인 다역을 연기하고, ‘사랑’을 키워드로 다원화된 세계관을 반영한 영상 언어가 멀티스크린을 통해 선보여질 예정이다. 
 
'에볼루션 오브 러브'. 사진/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창작집단 푸른수염은 '달걀의 일'을 선보인다. 기존 남성 중심으로 쓰인 신화와 영웅의 이야기를 여성 중심의 서사에서 새롭게 펼쳐보는 작품이다. 경주를 배경으로 여성 고고학자와 할머니, 남성, 폭력, 유물, 전설, 신라시대 ‘향가’를 한데 다룸으로써 전통적인 소재 속 새로운 리듬과 선율을 발견하는 독창적인 시도다. 
 
극단 산수유의 '누란누란'은 대학교수와 지식인 사회에 ‘구조조정’이라는 키워드를 던져 수면 아래 가라앉아있던 대학의 이면을 살핀다. 기업화가 진행되고 있는 대학을 배경으로 ‘권위’와 ‘명예’ 뒤 가려진 민낯을 적나라하게 해부한다. 순수학문들의 퇴색되어가는 대학의 현주소를 살피며 인문학의 가치를 돌아볼 수 있다. 
 
민주화를 이룬 지 11년이 지난 1998년을 배경으로 남북 문제를 다룬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깐느로 가는 길', 2018년 여름 예멘 난민 500여 명이 제주도로 입국해 난민 신청을 했던 상황을 다루는 '고역'이 세 작품 뒤 이어진다.
 
'고역'. 사진/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이 5개작이 차례로 2월 말까지 오프라인으로 관객과 만난다. ('에볼루션 오브 러브' 1월8~17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달걀의 일' 1월9~17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누란누란' 1월22~31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깐느로 가는 길' 1월22~31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고역' 2월19~28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달걀의 일'(15일 오후 8시), '깐느로 가는 길'(22일 7시30분), '고역'(2월23일)은 네이버TV에서 온라인 생중계로도 공개된다. 주최 측은 "퐁퐁당(좌석을 두개 띄워 앉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신조어)란 말까지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해 방역에 최선을 다해 오프라인은 소규모로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
 
'올해의신작'은 국내 공연 예술계의 대표 지원 사업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도로 제작부터 유통까지 공연예술 전 장르에 걸쳐 단계별(기획-쇼케이스(무대화)-본 공연) 연간 지원으로 우수 창작 레퍼토리의 공연을 발굴한다.
 
13회를 맞은 올해는 연극 부문 외에도 무용, 전통예술, 창작뮤지컬, 창작오페라 등 총 5개 부문에서 22개 작품을 선정했다. 선정작들은 오는 3월28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등에서 선보여진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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