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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꼬마빌딩 투자 DABS, 공모흥행에도 시장 안착 ‘쉽지않네’
하루 거래 5천만원도 안돼…호가범위 크게 벗어난 매매도
2020-12-24 13:30:00 2020-12-27 22:13:45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디지털 수익증권(DABS) 거래 플랫폼 카사가 선보인 역삼런던빌 DABS가 공모엔 성공했지만 상장 후 거래가 부족해 시장에 안착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국내 최초로 꼬마빌딩에 투자할 수 있게 만든 디지털 수익증권 1호 런던빌 DABS가 카사 플랫폼에 상장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카사의 첫 번째 공모작인 역삼런던빌 DABS는 이날 12시 현재 487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18일 공모가 5000원으로 상장한 이후 거래가격은 소폭 하락했다. 
 
역삼런던빌 DABS는 카사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모한 디지털 수익증권으로,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신축 건물 역삼런던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됐다. 지하1층, 지상8층, 감정가 95억원대의 이른바 ‘꼬마빌딩’이다. 지난 11월말 선착순으로 공모청약 접수를 시작해 12월 초에 101억8000만원, 203만6000 DABS를 완판했다. 
 
현재 이 빌딩엔 PCA국제학교가 5년 임차계약을 맺고 입주해 있다. 카사는 임차인에게서 받는 월세를 재원으로 해 연 3.0%의 분기배당을 진행할 계획이다. 첫 번째 배당 기준일은 내년 3월로 예정돼 있다.  
 
런던빌 DABS는 강남 빌딩에 소액으로 투자해 안정적인 배당을 받다가 나중에 매각했을 때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액 투자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7000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공모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카사의 플랫폼은 자산가의 영역이었던 꼬마빌딩 투자를 대중화한 점을 인정받아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으며 공모 흥행에 성공한 것과는 달리 유동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상장 후 시장 안착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삼런던빌 DABS는 카사 플랫폼에 상장한 첫날인 18일 기준가 5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DABS는 K-OTC 시장처럼 당일 종가 대신 일일 거래금액을 모두 합산해 거래된 DABS 수량으로 나눈 가중평균가를 기준가로 쓰고 있다. 거래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이날의 거래량은 4만1229 DABS였다. 단순 계산한 거래금액은 약 2억614만원이다.
 
이 정도 거래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을 텐데 다음날엔 2만6538DABS, 1억3507만원으로 감소했고, 상장 3일차엔 4453만원으로 뚝 떨어져 지금까지 비슷한 규모의 거래만 기록 중이다.  
 
기초자산 규모가 101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투자자들이 일상적인 거래를 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만한 거래량이다. 회사 측에서 기대했던 2차, 3차 거래가 미미한 수준인 것이다.
 
또한 여기에는 상장 초기 임직원 등의 매매도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답변했다. 
 
그나마 매도 호가와 매수 호가가 크게 벌어지지는 않고 있는데 경쟁매매가 아니라 상대매매이다 보니 간간이 호가 범위를 크게 벗어나는 비정상적인 거래가 발생한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호가보다 1000원 이상 싸거나 비싼 가격에 체결되는 건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역삼런던빌 DABS 호가창과 카사 DABS 2호 공모 예고 <춮처: 카사 앱 화면>
 
다행히 현재 그런 비이성적 거래는 소량으로 이뤄지고 있어 전체 시세를 흔들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 의도를 갖고 거래 규모를 조금만 키우면 호가를 띄우거나 내릴 수 있는 개연성은 충분해 보인다. 위험요인이 잠재돼 있는 셈이다.
 
카사는 금융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과열을 차단하기 위한 장치로 하루 거래 회전율을 100%로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회전율 계산식이 남다르다. DABS 거대대금의 50%를, 보유 중인 DABS 평가액(전일 기준)+예치금으로 나눠 구한 값이다. 계산식대로라면 100% 일일 한도가 찼어도 예치금을 추가로 입금하면 거래가 가능하다. 예치금을 넣고 매수한 뒤 출금하는 편법도 예상된다.   
 
물론 지금으로선 과열이 아니라 반대로 거래 부진을 걱정할 상황이다. 이 같은 상태가 이어질 경우 앞으로 예정된 2호, 3호 DABS 공모가 성공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현재 상장 리츠(REITs)의 시가총액 대비 거래 규모에 비하면 DABS 1호의 거래가 더 많다"며 "아직 낯선 플랫폼임을 감안할 때 거래 가능 종목이 더 늘고 투자자들의 인지도가 올라가면 거래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카사는 강남 테헤란로 소재 물건을 기초자산으로 한 2호 DABS 공모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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