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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왕이 접견 "한중관계 장기적 발전 방안 마련해야"
왕이 '시진핑 연내 방한'에 신중…"성숙한 여건(코로나19 통제) 조성 필요"
2020-11-26 18:00:10 2020-11-26 18:00:10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하고 "2년 후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30년을 준비하는 장기적인 발전 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왕이 부장을 만나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양국 간 다양한 고위급 교류가 계속되고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한중 우호 협력 관계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의 왕이 부장 접견은 지난해 12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또한 문 대통령은 한중 양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신속통로제도' 시행 등 긴밀히 협력해 온 것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양국이 경제 협력과 함께 인적·문화적 교류 협력을 더 강화해 나감으로써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동안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과정에서 중국이 보여준 건설적인 역할과 협력에 감사를 표한다"면서 "우리 정부는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함께 한반도에서 전쟁을 종식시키고,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왕이 부장의 역할을 기대했다.
 
왕이 부장은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양국은 우호적인 가까운 이웃으로 서로 지지하고 서로 도움을 주면서 친선과 우호, 협력을 증진시켰다"면서 "양국 관계가 지금 코로나19의 어려움을 견뎌내서 반드시 더 넓은 전망을 맞이하게 될 것이고, 손잡고 양국 수교 30주년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앞서 왕이 부장은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회담 및 업무 오찬을 함께하고 양국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했다. 왕이 부장은 "풍부한 성과를 거뒀다. 열 가지 공감대를 이뤘다"면서 "양측의 협력, 지역 이슈에 관한 공감대"라고 문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다만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문제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마스크를 가리키며 "성숙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코로나19 통제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최근 재확산 상황에서 시 주석 연내 방한은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는 이번 방한이 미중 경쟁 구도 속 미국을 견제하는 차원인 것 아니냐는 관측에 "세계에 미국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한 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서 친척처럼 자주 왕래하고 방문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코로나 대응 협력, 경제 무역 협력, 지역의 안정 수호,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협력을 포함해 다자주의를 함께 견지하고, 자유무역을 수호해야 한다"며 "지금 단계에서 해야 하는 것은 중한 FTA 2단계 협상을 조속히 추진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양 장관은 코로나19 장기화 추세 하에서 방역조치를 유지하면서도 신속통로 확대, 항공편 증편 등을 통한 양국 간 인적 교류를 계속 확대해 나갈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같이 했다.
 
특히 강 장관이 우리 측의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구상을 설명하자 왕 부장은 "적극 지지한다"며 "협력체 추진과 관련해 긴밀히 소통해 나가자"고 했다. 또한 △한중 문화교류의 해(2021-22) 준비 △한중 경제협력 공동계획(2021-25) 채택 노력 등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중국 '한한령(한국 콘텐츠 금지령) 철폐'와 관련해 강 장관이 "양국간 문화콘텐츠 분야의 협력 활성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왕 부장은 "양측이 지속 소통하기를 희망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왕이 부장은 문 대통령 예방에 이어 이날 저녁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 회동을 한다. 27일에는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민주당 윤건영 의원 등과 조찬을 하고,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뒤 오후 귀국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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