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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금리가 오른다…고정금리대출로 갈아타기 준비
장기상환 대출자, 고정금리 유리…머지않아 갚겠다면 변동금리 유지
기준금리 인상 논의될 때 실행
2020-11-18 13:00:00 2020-11-18 13:37:08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시중금리가 천천히 오르고 있다. 달러 약세에서 출발한 전 세계 금융시장의 변화가 국내 금리의 방향도 바꿀 분위기다. 금리가 상승으로 추세를 잡을 경우 자산설계부터 바뀌어야 한다. 무엇보다 금리에 큰 영향을 받는 대출 갈아타기가 중요하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채 10년물 금리는 17일 현재 1.620%까지 상승했다. 지난 7월30일 1.281%까지 하락했으나 그 이후 두드러지게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오른 것이다. 11일에는 1.662%를 기록했다. 10월말일 금리는 1.546%였다. 
 
10년물만 이런 것이 아니다. 국채 1년물과 3년물도 8월 이후 급등했다가 주저앉았으나 10월부터 다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시장조달금리의 기준이 되는 CD(91물)는 채권 금리 상승에도 계속 바닥에 붙어 있다가 11월 들어 살짝 고개를 들었다. 금리 상승에 금융시장보다는 투자자들이 먼저 반응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금리 상승은 환율과도 무관치 않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원화의 가치 즉 돈값이 오른다는 뜻이다. 돈값에 이자를 매기는 금리도 상승 압박을 받게 된다. 원달러 환율은 9월 중순부터 빠르게 하락해 현재 1100원 선에 바싹 다가섰다. 환율과 금리가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 백신 개발로 전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가면 금리는 바닥을 찍고 오를 수밖에 없다. 미국은 워낙에 많은 돈을 풀어 달러약세의 영향을 받겠지만 한국 등 신흥국 채권금리는 다르다. 이런 트렌드가 단기간에 끝날 리는 없을 테니 이와 관련된 자산설계를 새로 짜야 한다.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채권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이고, 길게 보는 투자자라면 뱅크론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할 법하다. 뱅크론은 글로벌 신용평가사 S&P 기준 BBB- 미만의 기업에 빌려준 선순위 담보대출채권을 말한다. 변동금리 상품이라서 기준금리가 오르면 이자율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투자보다는 금리 상승의 영향을 직접 받게 될 금융자산을 먼저 체크할 필요가 있다. 금리 상승기 자산설계는 저축과 투자는 짧게, 대출은 묶는 것이 중요하다. 
 
적금이나 채권투자 등 금융상품에 투자할 때는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 장기상품은 메리트가 떨어진다. 금리가 오르면 장기물일수록 채권가격 하락폭이 크다. 사실 이보다는 아예 예·적금, 채권 쪽을 쳐다보지 않는 편이 낫다. 
 
이보다 대출이 중요하다. 금리 상승기엔 대출금리를 장기간 묶는 것이 좋다.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하다는 뜻이다. 
 
요즘 주택담보대출 등은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기 때문에 월 대출상환 부담을 덜기 위해 20년만기, 30년만기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장기대출을 받지만 각자의 사정에 따라 중간에 집을 팔고 대출을 상환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대출을 단기간 이용하는 경우라면 변동금리 대출상품이 적당하다. 하지만 집값 급등에 놀라 이번에 ‘영끌’해서 내 집을 마련, 앞으로 20년, 30년 장기간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대출자라면 변동금리 대신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한다. 보통 고정금리 대출상품 이율이 0.3~0.5%p가량 더 비싸지만 장기간 상환해야 한다면 이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단,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시점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올 때쯤 실행하는 것이 좋겠다. 물론 그 전에 시중금리가 먼저 움직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은행의 대출금리는 곧바로 뛰지 않는다. 
 
기준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장기 금리 트렌드가 변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보다 한발만 앞서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면 된다.
 
일단 변동금리 대출을 받았다가 중간에 고정금리로 바꿀 때는 1~2% 정도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동일한 은행에서 갈아타는 경우라면 이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20년, 30년 만기 장기 고정금리 대출은 생명보험사들도 많이 취급한다. 대출금리 조건도 괜찮은 편이므로 은행만 볼 게 아니라 금융기관 몇 곳을 정해 두루 비교해 보는 것이 좋겠다. 
 
특히 장기 대출을 고정금리로 이용할 생각이라면 반드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상품부터 먼저 알아보기 바란다. 금리고정형 적격대출이 최저 2.40%부터 시작한다.(10월7일 기준)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대출 상품이지만 여러 은행에서 취급하고 있다. 생보사 대출도 이것인 경우가 많다. 
 
다만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대출은 9억원 이하 주택만 받을 수 있고 대출한도도 최대 5억원으로 제한된다. 또 대출신청일 현재 무주택자 또는 1주택자(일시적 2주택자 가능)만 신청할 수 있는 등 단기간에 시세가 급등한 요즘 같은 때는 조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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