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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크라우드펀딩 중개 실적 전무
중기특화증권사도 참여 저조…당국 제도 활성화 불구 "효율성 떨어지고 돈벌이 안돼"
2020-11-13 06:00:00 2020-11-13 06: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올 들어 증권사의 크라우드펀딩 중개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라우드펀딩이 혁신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규제 완화책을 내놓고 있지만 증권사들은 수익성이 낮아 외면하고 있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진행된 크라우드펀딩 170건 중 증권사가 중개한 크라우드펀딩 사례는 0건이다. 
 
크라우드펀딩 업무를 중단한 KTB투자증권을 제외하고 △키움증권 △IBK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중 단 한 곳도 펀딩을 중개하지 못했다. KTB투자증권은 지난 7월7일 온라인 소액투자중개업(크라우드펀딩 )을 종료했다. 
 
지난 2016년부터 초기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도입되면서 다수의 증권사들이 크라우드펀딩 중개업무에 뛰어들었다. 증권사는 기업이 증권을 발행할 때 일반투자자의 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중개자 역할을 한다.
 
금융당국은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해 자금조달 대상을 창업·벤처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확대하고, 발행 한도를 연간 15억원에서 30억원으로 확대했다. 기업과 투자자는 물론 중개기관의 성장지원 역할 강화를 위해 기업 직접투자와 후속 경영자문을 허용하고, 크라우드펀딩 증권에 대한 유통중개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중개업자로 참여하는 증권사에 대해서는 중기특화증권사 평가 시 크라우드펀딩 비중을 기존 10%에서 20%로 늘리고, 기업성장투자기구(BDC) 심사 시에도 크라우드펀딩 실적을 반영하기로 했다. 
 
다만 도입 초기에 비해 증권사의 크라우드펀딩 중개 성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증권사 입장에서 크라우드펀딩 중개 업무의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중개업무를 하고 있는 키움증권, IBK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3개사 모두 중기특화증권사로 지정됐지만 최근 펀딩 중개 실적은 전무하다. 중기특화증권사 선정 시 중기특화 라이선스 확보로 중개업무를 시작했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도움이 안된다는 평가다.
 
크라우드펀딩 도입 초기에 비해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은 영향도 있다. 올해 실시된 크라우드펀딩 170건 중 성공 비율은 67%(114건) 수준이다. 지난해에도 전체 315건 중 62%인 196건만 펀딩에 성공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크라우드펀딩 활성화를 위해 중개업자의 역할과 범위를 확대하고 있지만 수익성만 본다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고, 증권사는 물론 다른 중개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초기기업 육성은 중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펀딩을 통해 수수료를 얻는 단기적 성과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증권사가 중개한 크라우드펀딩은 0건으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6월 서울 예탁원에서 열린 '크라우드펀딩 발전방안 간담회'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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