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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한진칼 지분경쟁에 신주인수권 등판
차익구간 진입, 보통주 상장 시작돼…행사가 인하 후 주가상승 덕분
워런트 120% 리픽싱…3자연합측 확보 가능 주식수 증가
2020-11-11 12:00:00 2020-11-11 18:11:09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코로나 백신 개발 호재로 항공주들이 모처럼 기지개를 켜면서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 주가도 함께 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7월에 발행한 한진칼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서 분리된 신주인수권이 행사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신주인수권이 조원태 회장 측과 3자연합 간 지분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진칼(180640)은 10일 공시를 통해 한진칼 보통주 144주가 추가상장했다고 알렸다. 이로써 한진칼의 총 발행주식 수는 5917만459주에서 5917만603주로 증가했다. 
 
언뜻 보면 주식 수가 고작 144주 늘었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어 보이지만, 144주가 신주인수권이 행사돼 새로 발행된 주식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BW를 처음 발행할 당시만 해도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은 주당 8만2500원이었다. 이는 한진칼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한진칼 보통주를 받으려면 1주당 8만25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는 의미다. 
 
BW 발행 후 한진칼 주가는 계속 약세를 보이며 9월말엔 7만원 아래로까지 추락했기에 행사가액을 주고 주식을 받을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주가 하락으로 신주인수권 행사가도 인하조정된 것이 주효했다. BW 발행조건에는 주가가 하락할 경우 정기적으로 평가해 신주인수권 행사가도 평가 시기의 주가 수준에 맞춰 내릴 수 있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BW 발행 당시 주당 8만2500원이었던 신주인수권 행사가는 9월3일 7만7000원으로 떨어졌고, 10월3일에 또 한 번 6만8300원으로 인하 조정됐다. 이제는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면서 1주당 6만8300원만 내면 10일 종가 기준 9만원인 보통주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BW를 발행할 때 받은 투자자들 중에서 아직 신주인수권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나 해당되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은 BW 투자자가 아닌 신규 투자자도 신주인수권 매수를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됐다. 
 
 
10일 종가 기준으로 한진칼 신주인수권 ‘한진칼3WR’ 가격은 1만8900원이다. 1만8900원을 주고 한진칼3WR을 사서 행사가 6만8300원을 내면, 즉 8만7200원을 투자하면 9만원인 주식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신주인수권 1주로 받을 수 있는 주식 수도 늘어났다.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을 인하할 당시 신주인수권으로 받을 수 있는 주식 수도 그 비율에 맞춰 늘려준 것이다. 물론 이 또한 BW 발행조건에 포함된 리픽싱(refixing) 조항이다. 
 
이에 따라 9월3일 조정 때 107.1428%로 변경됐고, 10월3일부터는 120.7906%가 적용되고 있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니, 지금은 신주인수권 1주를 행사하면 보통주 1주가 아니라 1.207906주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10일자 보통주 추가상장 공시에서도 그런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주식 수는 144주 증가했지만 신주인수권은 120주만 행사됐다. 신주인수권 120주에 리픽싱된 비율 120.79%를 곱해서 144주가 된 것이다. 
 
144주는 행사됐고 이제 남아있는 한진칼 신주인수권은 총 363만4345주다. 여기에 120%를 적용하면 새로 발행 가능한 한진칼 보통주는 약 439만주에 이른다. 이 신주인수권은 2023년 6월3일까지 필요에 따라 언제든 주식으로 바뀔 수 있는 물량이다. 
 
그레이스홀딩스 등 3자연합 측은 지난 8월 한진칼3WR 수량의 3분의 1인 120만주를 공개매수로 취득했다. 보유주식에 신주인수권을 리픽싱해서 합산할 경우 전체 지분율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신주인수권을 신규 매수해 차익을 노려보겠다면 그때그때 계산기를 두드려봐야 한다. 
 
한진칼3WR을 1만8900원에 100주 매수해서 신주인수를 신청하면 120주를 받을 수 있다. 물론 행사가액도 6만8300원×120주=819만6000원을 내야 한다. 신주인수권 매수금액 189만원을 더하면 투자원금은 총 1008만6000원이다. 이것으로 주식 120주를 받아 9만원에 매도하면 1080만원, 차익은 71만4000원이다. 
 
차익을 키우고 싶다면 BW에서 분리된 채권 한진칼3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한진칼3은 액면가 1만원인 채권이 10일 현재 9940.50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 가격에 매수해 행사가를 대납하면 1만원으로 인정해 준다. 위의 투자에서 채권을 활용할 경우 4만8000원 정도 차익을 보탤 수 있다. 
 
단,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면 실제 계좌에 주식으로 들어오기까지는 15일 이상 소요된다. 그 사이 한진칼 주가가 하락하면 기대했던 차익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한진칼 주식을 공매도할 수 있다면 신주인수권 행사 시점에서 차익을 확정할 수 있겠지만 현재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차익을 낼 수 있는 조건인지 계산해 보고, 기대이익이 보름간의 주가 변동성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지 각자가 판단해야 한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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