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이케아가 노사갈등에 표류하고 있다. 2014년 한국에 진출한지 6년여만이다.
지난 3일부터 노조가 쟁의행위를 선언한 가운데 이케아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등벽보를 부착한 노조원을 업무에서 배제하거나 개별 소독 작업까지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점 관리자는 노조를 경찰에 신고하는 등 단체협약으로 촉발된 노사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노조는 총파업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9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산하 이케아지회에 따르면 이케아지회는 이날 쟁의행위 이후 벌어진 코워커들에 대한 이케아 측의 부당대우에 대해 사과 및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한다. 오는 10일에는 쟁의행위 단계 수위를 상향조정하는 내용의 회의를 개최한다. 현재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총파업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10일에는 이케아 고양점에 근로감독관의 방문 및 면담이 예정되어 있다. 노조 관계자는 "근로감독관의 지침에 대한 강제성은 없지만 회사 측에서 '근로감독관이 아직 안왔으니 상관없다'는 식으로 이케아가 부당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5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이케아를 쟁의방해 행위로 고발한 바 있다.
쟁의행위 후 맞는 첫 주말인 지난 7일과 8일에는 등에 벽보를 부착한 노조원은 업무에 복귀했다. 회사 측은 푸드부서 노조원에 옷핀이 아닌 바느질로 등벽보를 붙일 것을 요구했다. 이케아카페는 푸드 메뉴가 줄었지만 정상운영됐다. 등벽보를 부착한 노조원에 대한 관리자들의 등벽보 제거 요구는 계속됐다.
특히 일부 지점의 경우 등벽보를 부착한 조원에 대해서만 개별소독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이케아노조 관계자는 "주말에는 밀려드는 고객을 맞아야하니 회사 측에서 등벽보를 붙인 노조원도 업무에 투입했다"면서 "등벽보를 붙인 노조원은 고객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배치하는가 하면 등벽보를 붙인 노조원에만 소독제를 뿌려 상당한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물류부문도 변화가 있었다. 온라인배송 일부를 담당하던 이케아직원들의 업무는 위탁운영을 맡고 있던 CJ대한통운으로 100% 이전됐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노조에 따르면 온라인배송은 이케아직원과 CJ대한통운이 맡고 있었지만 쟁의행위 이후 이케아직원측에 온라인배송 업무가 주어지지 않았다. 이케아 온라인배송을 맡고 있는 CJ대한통운 협력사 측은 외부인력 채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케아 측은 온라인 배송의 물류는 고객물류센터를 통해 CJ대한통운이 위탁운영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동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산하 이케아지회에 따르면 이케아지회는 지난 5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방해행위로 이케아를 고발했다. 사진/이케아지회
이케아노조는 총파업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정윤택 이케아코리아지회 지회장은 "노조원에 대한 관리자의 부당노동행위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회사 측의 별다른 대응이 없어 이러한 일이 계속될 경우 총파업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케아 측은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케아코리아는 "코워커와 고객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시하며 이를 위하여 관련 법령을 모두 준수하고 있다"면서 "코워커와 고객의 안전과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어떠한 행위도 수용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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