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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포털, '내수용' 넘어 '글로벌 기업' 발돋움할 때
2020-11-02 06:00:00 2020-11-02 06:00:00
김동현 ICT팀 기자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 사업자가 코로나19를 계기로 가파른 성장을 이루고 있다.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사업자로 각각 검색, 메신저 등을 활용한 사업 확장이 성공을 거뒀다. 특히 소상공인, 창작자와 협업한 쇼핑, 콘텐츠 사업에서의 성과가 눈에 띈다.
 
국내 포털 사업자는 새로운 서비스나 사업을 선보일 때마다 '내수용'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해외에 진출하지 않고, 국내에서 영향력이 큰 기존 플랫폼을 활용해 사업 확장과 수익화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다. 인공지능(AI)을 앞세운 추천, 자동화 등 기술의 공정성·조작 의혹은 매년 국회 국정감사의 지적사항 중 하나다. 구글,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의 국내 진출로 서비스 질이나 편의성 측면에서 비교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 가운데서도 최근 네이버, 카카오 등의 글로벌 진출이 가시화하고 있다. 단순히 새로운 플랫폼을 출시하거나 현지 법인을 세우는 것을 넘어 국내 크리에이터와 현지 이용자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2010년대 라인을 통해 글로벌 사업 성과를 거둔 바 있는 네이버는 CJ와 사업제휴를 통해 쇼핑, 콘텐츠의 글로벌 유통을 계획 중이다. CJ대한통운 글로벌 물류 인프라에 네이버 데이터를 접목해 주문·알림·배송·재고 관리 등 물류 전과정의 디지털화를 추진한다. 네이버쇼핑의 글로벌 진출도 이와 연계된다.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은 콘텐츠가 담당하고 있다. 카카오가 지난 2016년 일본 시장에 출시한 만화앱 '픽코마'는 지난 8월 비게임 부문 앱 매출 1위를 달성했다. 5조7000억원 규모로 전세계에서 가장 큰 만화 시장에서 거둔 성과로 그 의미가 있다. 네이버의 콘텐츠 서비스인 네이버웹툰, 브이라이브 등도 글로벌에서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지식재산권(IP) 출시 등 성과를 거두는 중이다. 두 회사는 국내 창작자 작품을 각 플랫폼을 통해 선보이며 현지 이용자와 크리에이터를 연결하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카카오는 글로벌 진출의 필요성을 수차례 드러낸 바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글로벌 사업자와의 경쟁을 위한 서비스·기술 고도화를 언급하며 글로벌 진출 의지를 밝혔다. 최근 3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한 대표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을 목표로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있다"며 "역량 있는 파트너와 협업 기회를 모색하며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역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인터뷰에서 "인터넷 기업이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화두는 '글로벌화'"라고 강조하며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언급했다. 국내에 머물며 내수용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던 포털 사업자의 글로벌 진출이 결실을 보길 기대한다.
 
김동현 중기IT부 기자(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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