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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거침없는 극우 행보…"군함도 조선인 차별은 한국의 중상"
2020-10-23 16:42:36 2020-10-23 16:42:36
[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일제강점기 군함도 강제징용 사실을 왜곡 게시한 정보센터를 방문, 한국 정부의 지적과 항의에 대해 "이유 없는 중상(비방)"이라고 주장하며 거침없는 극우 행보를 이어갔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사임 후 이어진 극우 행보에 일본 내에선 그가 자민당 주요 지지층인 보수·우익층의 결집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2일 도쿄 신주쿠 총무성 제2청사 별관 산업유산 정보센터를 방문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군함도 옛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아베 신조 전 총리 SNS
 
23일 산케이 신문은 아베 전 총리가 전날 나가사키현 하시마(군함도) 등의 일본 근대화 과정을 전시한 '산업유산 정보센터'를 방문해 군함도 옛 주민들과 만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전쟁 중 조선인 징용자가 차별 대우를 받았다는 한국 측 주장을 염두에 두고 "이유 없는 중상을 꼭 물리쳐 일본의 힘찬 산업화 행보를 전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강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가 군함도에서 차별과 학대를 당한 사실은 근거 없는 비방이란 왜곡된 주장을 펼친 것이다.
 
아베 전 총리는 이 같은 내용과 주장을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센터에 전시된 미쓰비시 중공업에 징용됐던 대만인의 월급봉투 사진과 함께 "대만 징용공 정씨에게 감사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당시 그들의 노동에 대한 대우가 사실 어땠는지를 말해주는 귀중한 자료"라며 "이유 없는 중상에 대한 반격에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사태로 입장객 수가 제한됐지만 많은 분들이 관람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사진/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SNS
 
도쿄 신주쿠 총무성 제2청사 별관에 위치한 산업유산 정보센터는 군함도 탄광에서 강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가 일했다는 사실을 명시하고 있지만 '차별적인 대응은 없었다'는 재일동포 2세의 증언 등을 일방적으로 소개해 논란이 된 곳이다. 
 
지난 3월 말 센터 문을 열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임시 휴관 형식을 취하다가 6월15일 일반에 공개했다. 공개 당시 한국 외교부는 도미타 고지 주한일본대사를 불러 이 센터의 역사 왜곡 관련해 항의하는 등 시정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아베 전 총리는 사임 사흘 만인 지난달 19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데 이어 지난 19일에도 가을 제사를 맞아 또 다시 참배에 나서는 등 극우 행보를 본격화했다. 이에 일본 내에선 아베 전 총리의 이 같은 행보가 수정주의 우익 역사관을 일본 사회에 확산하고, 집권 자민당의 주요 지지층인 보수·우익 세력을 결집해 우파 정치지도자로서의 위상을 다지려는 의도적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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