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영화 제작과 플랫폼, 각자 버티기가 관건인 시기다”
신작 영화의 넷플릭스 공개 논의-신작 영화 제작발표회 취소 등
극장 관람료 인상-직영점 감축 결정 등…“생존이 먼저 아니겠나”
2020-10-22 15:50:24 2020-10-22 15:50:24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시선을 어디에 두고 봐야 할지에 대한 문제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영화 산업의 체질 자체가 뒤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스크린 시대의 종말을 예고하는 듯한 예측이 과연 현장의 노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깊게 논의해 봐야 할 시기다. 연이어 쏟아지는 기대작들의 넷플릭스공개 논의와 확정 그리고 제작 발표회 취소와 개봉 연기에 대한 성급한 예측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8월 수도권 중심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7~8월 블록버스터 영화 개봉으로 끌어 올려진 극장 관객 수가 처참한 수준으로 추락했다. 22일 오전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으로 21일 하루 동안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7만 명을 간신히 넘겼다.
 
역대 극장가 월별 상황을 지켜보면 10월 극장은 비수기 시즌으로, 제작비 규모에서 이른 바 허리급으로 분류되는 70억대 미만 영화들이 포진해 온 시기다. 이런 분위기는 11월 말까지 이어지고 이어 12월부터 겨울 시즌을 겨냥한 하반기 텐트폴 영화가 포진된다. 사실상 10월과 11월은 12월부터 1월까지 이어지는 하반기 성수기 시장을 가늠해 볼 시험대다. 이런 시장 상황이 코로나19’로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위축된 상황은 분명하다. 결과적으로 10월 개봉작들이 기대 이하의 진행 상황을 보이면서 11월 개봉작들의 스크린 이탈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11월 개봉작들이 개봉을 연기할 경우 투자 배급사의 1년치 개봉 라인업 자체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결과적으로 다른 플랫폼내년 연기둘 중 하나의 카드만 남게 된다.
 
 
 
22일 오후 뉴스토마토와 만난 한 영화계 관계자는 “’이 이미 넷플릭스 공개를 확정했고, 하반기 최고 기대작인 승리호도 넷플릭스 공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나머지 영화들도 논의 중이다. 이들 영화에게 스크린 개봉을 강요하는 건 사실상 절벽으로 등 떠미는 상황이나 마찬가지다고 전했다.
 
이들 신작의 스크린 이탈이 가뜩이나 상황이 심각한 극장 상황의 타격을 더욱 가속화 시킬 것이란 점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하지만 넷플릭스 공개를 선언하고 검토 중인 영화들이 심각한 극장 상황에 직격탄을 던진 책임을 져야 하는 분위기도 안 된다.
 
이날 오후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극장 상황이 언론 보도보다 심각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만약 국내 멀티플렉스 3사 가운데 어느 한 곳이라도 무너진다면 국내 영화 산업 자체의 타격은 상상을 초월하게 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무리한 예측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지금 상황이라면 충분히 현실성 있는 예측이기도 하다. 국내 스크린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던 CJ CGV가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고정비 지출 감당을 위해 관람료 인상과 3년 동안 직영점 30%를 감축까지 선언했다.
 
신작의 넷플릭스 이동과 함께 개봉을 앞둔 여러 신작의 제작발표회 연기가 배급 시기 조정을 위한 내부 논의가 합의됐단 예측도 나오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자백이 최근 돌연 제작발표회를 취소했다. 영화계에선 이례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내부 논의보단 말도 안되고 쪼그라든 영화 시장을 잘라 먹게 되는 배급사의 고민이 반영된 것이란 시각이 크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투자 배급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21일 개봉했고, 언론 시사회와 일반 시사회 모두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기에 내부적으로 장기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단 후문이다. 개봉일 첫날 3만명 내외의 관객을 끌어 모은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200만 수준이다. 참고로 9 29일 개봉한 담보 170만이 손익분기점이고, 21일까지 149만 관객을 끌어 모았다. 극장 관객 만으로 손익분기점 돌파를 기대하긴 힘들지만 스크린 상영 종영 이후 IPTV판권까지 더하면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역시 담보수준의 흥행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같은 투자 배급사의 영화가 연이어 개봉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란 게 일부 영화계 관계자들의 예측이다. 롯데엔터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제작발표회 연기가 개봉 연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만 전했다.
 
앞서 뉴스토마토와 만난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 제작과 극장은 서로 다르게 볼 수 있는 구조가 절대 아니다면서도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선 사실 각자 생존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고 영화의 넷플릭스 공개 논의가 스크린 시대의 종말을 예고하는 것도 아니고, 이런 상황이 국내 상영 시장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도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작 영화들의 넷플릭스 공개, 그리고 극장의 관람료 인상이 맞물려서 돌아가는 것이 절대 아니다면서 현재는 제작과 플랫폼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버티는 게 진짜 목적이다. 그런 점에서 언론이 바라봐 주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