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송삼현 전 지검장 "야당 정치인 '출처', 김봉현 아니다"
"검찰에서 김봉현으로부터 들은 바 없어"…'옥중 편지' 신뢰성 논란 증폭될 듯
2020-10-21 19:30:00 2020-10-21 19:32:46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라임 사태'에 야당 정치인이 연루된 사실은 '라임사태' 주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아닌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측근의 진술로 드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송삼현 전 서울남부지검장은 21일 <뉴스토마토>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봉현(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말한 것처럼 돼 있는데, 김봉현이 한 얘기가 아니다. 검찰에서 김봉현으로부터 윤 전 고검장 관련 얘기를 들은 적은 없다. 다른 사람들이다"라고 강조했다. 송 지검장은 '다른 사람들'이 누구인지 묻자 "이종필(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쪽"이라고 했다.
 
'라임 사태'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위해 지난 4월26일 오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언론에 보낸 '옥중 편지'에서 야당 정치인들을 상대로도 로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우리은행장에게 라임펀드 판매 재개 관련 청탁을 넣기 위해 로비를 벌인 사람들 중에 '야당 유력 정치인'도 있다고 했다. 이후 언론을 통해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국민의힘 충청북도당 위원장) 이름이 나왔지만 김 전 회장이 보낸 '옥중 편지'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인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 유력인사 실명이 나오지만 윤 전 고검장의 이름이 없다. 
 
김 전 회장은 "'야당 유력 정치인' 얘기를 검찰에 했지만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 전 고검장 관련 수사첩보는 송 전 지검장이 서울남부지검장 재임시인 지난 5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주례보고를 통한 면담에서 보고됐다. 송 전 지검장은 "총장께 보고한 다음 야당 정치인(윤 전 고검장)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의 주장과 배치된다. 
 
부장검사 출신으로 형사사건을 많이 다루는 한 중견 변호사는 "수감 중인 사람이 검찰 수사상황을 아는 데에는 일반인과 비교할 때에도 한계가 있다"면서 "김 전 회장의 '옥중 편지'를 완전히 신뢰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특히, 윤 고검장 관련 얘기를 했음에도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김 전 회장의 주장은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의 '옥중 편지'에 대한 신뢰성은 올해 국정감사는 물론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2차 수사지휘권 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추 장관은 지난 19일 5개 의혹에 대한 수사 지휘라인에서 윤 총장을 배제하면서 라임 사태와 관련해 "검찰총장이 수사팀 검사 선정에 직접 관여하고 검사장 출신 유력 야권 정치인에 대한 구체적 비위 사실을 직접 보고 받고도 여권 인사와는 달리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보고가 누락되는 등 사건을 제대로 지휘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다"고 적시했다.
 
22일 열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 국정감사에서도 이 부분이 핵심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