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리스크 털고 인재 모으고…미래 기반 다지기 박차
3분기 적자 불가피 하지만 장기적 기업가치 개선
대규모 채용으로 미래차 품질·경쟁력 제고
입력 : 2020-10-21 06:08:17 수정 : 2020-10-21 06:08:17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래 혁신 주도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 다지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적자를 감수하고 대규모 비용 반영하면서 잠재 위험을 털어내는 동시에 미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인재 확보에도 나섰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전날 공시와 설명회를 통해 3분기 실적에 세타2 엔진의 리콜 등과 관련해 3조6566억원의 충담금을 한 번에 반영하기로 했다. 3분기 엔진관련 품질 비용은 현대차가 2조3163억원, 기아차는 1조3403억원이다. 3분기 손익에는 현대차 2조1352억원, 기아차 1조2592억원이 반영된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손실 처리를 단행하는 한편 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현대·기아차는 예상보다 높은 엔진 교환율을 반영하고 충당금 산정 시 반영한 차량 운행 기간을 12.6년에서 19.5년으로 확대했다. 여기에 일부 고객의 불만 사례가 접수되는 세타2 MPI·HEV 등 다른 엔진에 대해서도 엔진 진동감지 시스템 장착을 검토 중이어서 추가 충당금을 설정했다. 
 
이 같은 대규모 충당금 설정으로 현대·기아차는 3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는 오는 26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현대차 1조1338억원, 기아차 576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하지만 대규모 손실처리로 인한 3분기 적자에 4분기 코나 전기차 리콜 비용까지 반영한다면 하반기 실적은 마이너스가 불가피한 것이다. 
 
정의선 회장 체제가 출범한 만큼 그간의 논란을 해소하고 적자를 털고 가겠다는 '빅배스(Big Bath)' 전략으로 풀이된다. 빅배스는 회사 부실 요소를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해 잠재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회계기법을 말한다. 정 회장으로서는 새 출발의 의미로 과거에 발생한 리콜의 잠재부실 요인 부담을 덜어내고 현재와 미래 전략 위주의 품질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는 셈이다. 
 
단기적으로는 상황이 악화하는 것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간 발목을 잡아왔던 세타2 엔진 관련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을 현저히 낮추고 품질 우려를 덜어냄으로써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업가치를 개선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2018년 3분기 4600억원, 지난해 3분기 9200억원 등 이미 두 차례나 세타2 GDI 엔진 리콜 관련 충당금을 실적에 반영한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품질 관련 신뢰 회복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최근 클레임 증가 추세를 보이는 엔진 기종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고객 불만을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잠재 리스크를 완화하고자 하는 측면이며, 적극적 고객소통과 친환경차 품질 확보를 통해 브랜드 쇄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정 회장은 미래차의 품질 경영 강화를 위해 취임 일주일 만에 대규모의 인재 발굴에 나섰다. 이번 채용은 R&D(연구개발) 인력이 중심이다. 모집분야는 연료전지, 전동화, 배터리, 자율주행, 전자제어 시스템 개발, 샤시, 바디 등 미래차를 위한 R&D 부문의 인재를 최소 세 자릿수 규모로 충원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이를 통해 수소차와 전기차는 물론 자율주행차 시장의 미래 청사진을 본격적으로 그릴 전망이다.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있지만 연구 개발 부문의 우수 인재를 적극적으로 채용해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핵심 기술과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의 영업 펀더멘털이 구조적 우상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과 미래 모빌리티 성장 동력에 대해 경쟁업체 대비 차별화된 진전을 보이고 있어 빅배스에 과도한 우려보다는 기초체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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