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뉴스통 뉴스 카페

신남방정책을 제대로 평가하려면2021년이 이번 정부를 마무리하고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해다 보니 신남방정책에 대한 평가가 여러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 정형화된 양적 지표와 인위적 맥락에 기초한 ‘획일화된 방법론’에 의존하고 있다. 신남방정책의 평가결과는 새로운 대외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출발점이므로 단순한 양적 평가보다는 신남방정책의 본질이 반영되어야 한다. 특히 미·중 전략경쟁과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보건위기를 겪으면서 중요성이 더욱 커진 대외정책으로서의 가치도 고려되어야 한다. 2018년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2020년까지 아세안10국과 연간 교역 2,000억 달러와 연간 상호 인적교류 1,500만 명 달성을 양적 목표로 제시했다. 이 양적 목표는 양 지역 간 교류를 확대하겠다는 상징적인 수치로 이해된다. 코로나19와 미·중 무역 분쟁으로 목표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한국의 총교역액 중 대아세안 교역액 비중은 2016년 13.2%에서 2020년 14.7%로 증가했고, 수출액 비중도 15.0%에서 17.4%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지표의 증가만으로 신남방정책의 성과를 진단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 입장에 의존한 양적 평가 결과는 신남방정책이 지향하는 비전과 목표를 호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남방정책은 경제교류만을 강조하는 과거의 대아세안, 대인도 정책과는 구별된다. 신남방정책은 과거의 중상주의적 대외정책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경제적 이익보다는 아세안10국과 인도의 마음을 얻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 공동체’라는 비전은 이런 노력을 대변한다. 이 비전에 드러난 사람(People), 번영(Prosperity), 평화(Peace)라는 3P 공동체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경제뿐 아니라 사회, 문화 부문의 협력, 인적 교류, 코로나19 대응 등 신남방지역의 수요에 기반한 실질적 협력사업을 균형적으로 추진해왔다. 신남방정책은 협력사업을 통해 한국과 신남방지역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전기를 제공했고, 이는 양적인 교역 확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먼저 신남방정책의 추진은 신남방지역이 우리와 함께 살아갈 다양한 문화와 사상을 보유한 이웃이라는 점을 우리 국민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신남방정책 원년인 2017년, 한국과 아세안 지역이 상호 교류할 수 있는 쌍방향 국제교류 플랫폼인 아세안문화원을 개설하고 우리 국민에게 아세안 지역을 알리고 있다. 또한 아세안 국가 출신 국내 거주자들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다양한 전시와 교육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한편 신남방정책의 추진 과정에서 아세안 여러 국가와 인도가 한국 언론에 자주 노출됨으로써 이들 사회와 문화에 대한 일반 대중의 관심을 환기했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둘째, 신남방정책은 미·중 전략 경쟁의 심화 속에서 한국의 외교적 공간을 확대했고, 한국의 지역협력 정책으로서 국익에 부합하는 포용적 지역질서를 구축하는데 기여했다. 미·중간 인도·태평양 전략과 일대일로 구상(BRI)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상호 배타적인 성격을 강화하는 상황 속에서 개방성, 투명성, 포용성에 입각한 지역 협력 원칙을 설정하고, 원칙에 부합한다면 어떠한 지역협력 이니셔티브와도 협력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셋째, 신남방정책은 우리 기업뿐 아니라 신남방지역 기업들이 한국과 신남방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도 기여했다. 정상 및 고위급 교류를 통해 관계를 강화함과 동시에 교류 확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양 지역의 기업간 자유로운 거래를 촉진했다. 비준을 앞두고 있는 한-인도네시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한-캄보디아 FTA,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다양한 자유무역협정 등이 이에 해당한다. 더욱 속도감 있는 추진은 다양한 분야의 양적 교류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다. 그러므로 개방성, 투명성, 포용성 등 가치를 내재한 신남방정책의 실제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양적 평가와 함께 질적 평가를 보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왜냐하면 인류 보편적인 원칙과 가치는 단순한 양적 성과지표만으로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질적인 성과는 단기에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두고 시나브로 실현되는 것이다. 아세안에서 한류가 한순간에 자리 잡은 것이 아니듯, 아세안 문화에 대한 한국 사회의 평가와 인식을 개선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상호교류를 강조하는 신남방정책이 한국과 신남방지역의 사회와 문화에 미친 영향을 검토하기에 지난 4년은 사실 너무 짧은 기간이다. 정권에 관계없이 신남방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때만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UNCTAD는 한국을 선진국으로 격상했다. 우리의 대외정책이 선진국 수준에 부합하기 위해서라도 신남방정책이 제대로 평가되기를 바란다.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동남아대양주팀) sikwak@kiep.go.kr


산은, HMM '직원 박탈감' 무시해선 안된다국내 1위 컨테이너선사 HMM(011200)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전망이지만 직원들은 즐겁지 않다. 수익을 많이 내도 다른 회사들처럼 성과급 잔치는커녕 기본급 인상마저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이다. HMM이 사상 최대 실적에도 임직원과 성과를 나누지 못하는 것은 경영난으로 2016년 최대주주가 산업은행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국책은행인 산은이 HMM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투입한 공적자금은 3조원에 달한다. 막대한 혈세를 쏟아부어 회사를 가까스로 살려낸 만큼 이제 막 실적이 좋아졌다고 해서 임금을 올리거나, 성과급 잔치를 하는 건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HMM 임직원도 이를 고려해 수년간 임금 동결에 동의해왔지만 상황이 조금 달라지긴 했다. 해운업이 호황에 접어들면서 이전과 달리 일거리가 늘었기 때문이다. 일이 늘면서 업무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는데 임금도 처우도 그대로니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HMM 임직원 평균연봉은 6250만원 수준으로, 국내 중견 해운사보다 2000만원가량 적은 수준이다. 외국 해운사와 비교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다. 여기에 지난해 해운사들이 실적 개선으로 성과급 잔치를 하는 것을 보면서 HMM 임직원의 박탈감은 더욱 심했을 것이다.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임금과 처우에 지쳐 결국 회사를 떠난 직원들도 부쩍 늘었다. 노조에 따르면 해상직원의 경우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1년 반 새 약 100명이 퇴사했다. 내부에서는 1주일에 1명꼴로 직원들의 퇴사가 이어진다는 말까지 나온다. 퇴사자가 많아지면서 남은 직원들의 업무가 더욱 가중되는 악순환도 반복되고 있다. HMM 임직원들은 더는 참을 수 없다며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에서 25% 임금 인상을 요구한 상태다. 하지만 산은의 눈치를 봐야 하는 사측은 5.5% 인상과 기본급 수준의 격려금 지급을 제안했다. 노조 입장에선 턱도 없는 수치다 보니 양측의 갈등은 깊어져만 가는 상황이다. 물론 동종업계와 비교해 임금과 처우가 열악하다는 점을 고려해도 노조의 주장대로 25% 임금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조도 지금의 호황이 코로나19 이후에는 끝날 수 있다는 점과 회사의 재무 상황이 아직 완전히 좋아지진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인상 폭을 조정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하지만 산은과 사측도 지금 임직원의 불만을 달래지 않고 묵살한다면 그간 투입한 공적자금 3조원까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과거처럼 '평생 직장'이 당연한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크고 좋은 배를 들여와도 스케줄을 조정하고, 화물을 싣고, 운항할 직원이 없다면 소용없는 일이다. 나아가 정부가 꿈꾸는 '해운 재건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인재 유출은 최소화해야 한다. 직원이 없다면 어떤 호황이 와도 HMM이 성과를 내긴 어려울 테니 말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뉴스카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