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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조직률의 사회적 함의 2019년 12월 고용노동부는 ‘2018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 현황’을 발표했는데 2018년 말 기준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률은 지난해보다 1.1%포인트 증가한 11.8%로 나타났다. 전체 노동조합 조합원 수를 보면 233만1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24만3000명 늘어났다. 전체노동자를 100명이라 하면 이 중 12명이 노동조합에 가입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 비율이 낮다고 생각되지만 지난 20여 년 동안 한국의 노조조직률은 10% 벽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2016년 10.3%의 노조조직률이 조금씩 반등해 이제 11%를 가까스로 넘어선 것이다. 최근 한국의 노조 결성 증가 및 조합원 수 확대는 정치적 기회구조(political opportunity structure)와 양대 노총의 ‘전략 조직화’사업이 결합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2010년 중반부터 추락하는 노조조직률 하락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노조 조직 확대 사업을 추진하였다. 조직 내부에 조직화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재정을 투입하였다. 여기에 문재인정부 출범이라는 변화된 정치 환경이 결합하면서 조직화의 반등이 나타났다.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과정에서 약 16만 명의 신규 조직화가 이루어졌고, 민간부문 서비스 부문의 조직화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파리바게트 노동자들의 노조 설립, 노조의 무풍지대였던 IT분야의 노조 결성 등이 그것이다. 그 동안 무노조 경영을 고수했던 포스코와 삼성에서의 노조 결성도 그 결실이다.  그런데 한국 노동자들의 힘과 역량은 일반 상식과는 거꾸로 너무 취약하다. 노동조합의 힘을 가름하는 노조조직률은 11.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들 중 최하위 수준이다. 2015년 기준 OECD국가의 평균 노조조직률은 29.1%였다. 한국은 비교 가능한 29개 국가 중 4번째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슬란드(83%), 핀란드(69%), 스웨덴(67%), 덴마크(67%) 등 북유럽 국가들의 노조 가입률은 한국보다 6~7배 높았다.  낮은 노조조직률과 분산된 노동조직은 노동조합운동의 사회적 정당성의 위기로 작용한다. 전체 노동자의 90%는 여전히 노동조합의 울타리 밖에 존재한다. 사업장 규모별 조직률을 보면 300명 이상 사업장은 50.6%이고, 100~299명 사업장은 10.8%, 30~99명 사업장은 2.2%, 30명 미만은 0.1%이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노조활동이 활발하고 성과가 높은 대기업 집단에 속한 조합원의 고용조건이 더욱 개선되어, 결과적으로 노조가 거의 조직화되어 있지 못한 100명 미만의 사업체 규모에서 근로하는 노동자들과의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노동조합은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노동자 전체를 대변하는 조직이 아니라 조합원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기구로 그 위상이 축소된다. 낮은 조직률은 노동조합의 조직 대표성의 위기를 가져오며, 노조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을 취약하게 한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사회 불평등의 뿌리는 낮은 노조조직율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노조의 약화가 사회불평등의 원인이라는 경고는 국제기구에서도 동일하게 지적된다. IMF는 제도적 요인이라 할 노동조합 약화를 불평등의 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IMF의 ‘불평등과 노동시장 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정책과 기업의 의사결정과정에서 노동조합이 미치는 영향력이 작을수록 소득 불평등이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1981~2010년 1분기 사이 소득 불평등과 노동조합 조직률은 -0.462의 강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노동조합 조직률이 10% 포인트 하락하는 동안 소득 상위 10%의 소득은 약 5% 증가했다. 지니계수도 노동조합 조직률과 -0.364의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노동조합 조직률이 떨어질수록 지니계수가 상승했다면 그 만큼 소득불평등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21세기 자본론’의 저자인 토마 피케티도 금융규제 완화, 감세 정책과 함께 노동조합 약화를 소득 불평등의 원인으로 거론했다. 노동조합이 약해지면서 중간소득자의 임금은 정체된 반면 소득 최상위층에 속하는 기업 임원들은 노조의 견제를 받지 않은 채 높은 보수를 챙겼기 때문이다. 반대로 노동조합이 강할 경우 기업은 노동자 대표와 협상에 나서는 경향이 강했고 노조는 최고 경영자의 보수 결정에 일정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이라는 성과 뒤에 감추어진 산재 왕국, 저임금과 비정규노동의 높은 비율은 한국사회가 어두운 그림자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노동존중사회의 전면화가 절실하다. 노동존중사회는 노동자만을 위한 정책이 아닌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튼튼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이다. ‘시장이 모두를 자유롭게 하고, 풍요롭게 할 것’이라는 믿음은 더 이상 유지되지 않는다. 무한경쟁을 통한 승자독식이 아니라, 모두가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협력과 공생의 가치가 시대정신이다. 이를 위한 첫 걸음은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모든 노동자들이 예외 없이 행사하는 것이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기업은행 노조, 합리적 방안 찾아야최한영 금융부 기자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임명된지 2주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서울 을지로 본점으로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가 '낙하산 반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에는 박근혜 정부 당시 기업은행장 후보에 올랐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낙마한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1차관과 윤 행장을 비교하며 "두 인사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도 주장했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정치도, 외교도, 사회적 관계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라며 "과거 입장과 모순될 때는 과오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청와대는 상황논리로 자기모순을 덮으려 한다"며 "그래서는 현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 다시 한 번 청와대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노조의 주장은 지난 2017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더불어민주당이 맺은 정책협약이 뒷받침한다. 당시 양 측이 체결한 협약서에는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고 전문성을 가진 인사가 임명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보완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다. 이같은 노조의 주장을 두고 지난 2007년 윤용로 기업은행장 임명 당시와 비교하는 사람도 있다. 윤 전 행장은 기재부 전신인 재정경제부 출신에 현직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었다. 내부 출신이 아닌 엄연한 '낙하산'이었지만 노조는 환영 논평을 냈다. 당초 공모를 요구했던 재경부·금감위 차관급 인사 중에 내정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윤종원 행장이 금융위원장 추천으로 청와대가 임명한 것과 달리 윤용로 행장은 형식상으로나마 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쳤다는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분명 지금과는 다른 분위기다. 그렇기에 노조가 '윤종원 윗선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만을 반복하는게 적절한지 의문이다. 윤 행장은 중소기업은행법 상의 금융위 제청과 대통령 임명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임명됐다. 불만이야 있겠지만, 협약서가 법률에 우선할 수 없다. 출구도 명확하다. 윤 행장은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노조와의 대화의지를 계속 밝히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윤 행장이 본점 출근을 시도하며 "위원장님 뵙고 싶습니다"라고 말할 때 바로 옆에 있었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음번 윤 행장 출근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볼 일이다.최한영 금융부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