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뉴스통 뉴스 카페

NXC 김정주 대표에게 보내는 공개서한한국 게임업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넥슨 창업자인 대표님이 NXC 지분 전부를 매각할 것이란 뉴스를 올 초에 들었습니다. 매각 절차가 진행되면서 카카오·텐센트·MBK 파트너스·베인캐피털·해외 사모펀드 등이 인수 후보로 언급되고 매각 대금이 10조원을 넘길 거란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제가 온라인 게임을 연구한다 하니 NXC 지분은 왜 매각되는지, 매각의 영향이 어떠할 것인지 등의 질문도 받게 되더군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 대표님에게 공개서한을 쓰는 이유는 그런 게임 산업의 영향과 전망 때문이 아닙니다. 좀 다른 관점에서, 대표님이 지분 매각 이후에 우리나라 교육을 위해 할 일이 있다는 말씀을 전해드릴까해서 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대학을 비롯한 모든 교육기관에서는 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교육의 혁신이 큰 화두입니다. 인공지능의 부상과 함께 지식의 유효기간이 점점 더 짧아지고 학교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 수요를 따라갈 수 없을 것이란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교과 과정 및 학습 방법, 교수의 역할과 학생의 학습 형태, 학습과 교수를 지원하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해는 서로 달라 어떤 교육 혁신의 방향이 맞는 것인지 분간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한 인구 감소로 학생 수는 줄고 국제화의 변화도 같이 생기면서 학교의 상황은 복잡합니다.  대표님도 잘 아시겠습니다만,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몇년 전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이 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이 이세돌 9단에게 거둔 압도적인 승리가 인류에게 준 충격은 어마어마한 것이지요. 그런데 알파고는 일류 프로 바둑기사의 과거 기보 3000만 수를 학습시키고(데이터), 1200여개의 컴퓨터를 이용해(하드웨어), 12계층으로 된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알고리즘(소프트웨어)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교육계에서 일어나야 할 데이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분야의 교육혁신의 수준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대표님이 스물일곱 나이로 창업한 넥슨은 1996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를 출시하고, 전 세계에서 최초로 '부분 유료화' 모델을 처음 도입했습니다. 또한 넥슨은 작은 게임사를 인수해 더 큰 회사로 만들어내는데 성공해 일본에 진출해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등 글로벌 게임사가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게임이야말로 데이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결합체입니다. 사용자가 게임에서 어떤 행동을 하고 싶은지 이미 분석하고 있지 않습니까.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에서는 사용자의 로그온할 때부터 로그오프할 때까지 모든 활동을 모니터할 수 있어, 데이터 분석을 통해 비즈니스를 해왔습니다. 예를 들어 축구게임 이용자가 RPG 게임을 할지, 이용자들 간에는 서로 어떻게 소통하는지, 이용자가 언제 아이템을 구매할지 등 기보처럼 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신기술이 나올 때마다 게임은 가장 먼저 신기술을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역시 가장 먼저 사업화된 분야도 게임이었습니다.    김정주 대표님, 대표님이 가진 게임업계에서 얻은 경험과 역량을 살려 우리나라의 교육을 혁신하는 사업을 해주시길 기대합니다. 1990년대 대학에서 구식 프로그래밍 언어였던 포트란을 가르치던 시절, 넥슨에서 젊고 유능한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C++로 게임을 개발할 기회를 주셨던 때를 기억하십니까?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다니기 즐거운 회사를 만들어 창작을 돕고 괜찮은 아이디어로 투자를 받고 창업자로 경력을 개발할 수 있었지요. 대기업 IT회사와 달리 게임회사에서는 어떤 개발자가 프로젝트를 성공하면 그 프로젝트를 이끈 인물의 기여도는 매우 높게 평가될 수 있게 되었죠.  요즘은 중국 게임 업체들이 커지고 동시에 중국 기업들이 한국 경력 개발자들을 많이 스카우트하면서 경력 개발자도 빠지고 신입 개발자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합니다. 우리나라의 미래 산업을 생각해본다면, 김대표님이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교육사업을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시간이 흘러 이 공개서한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평가될지 모르겠습니다만, 대표님의 교육사업 투신에 일조를 했다는 평가가 되었으면 합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학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검찰의 위험한 '균형 잡기'"왜 하필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인가?" 자유한국당이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대검찰청이 서울중앙지검에서 서울동부지검으로 재배당 했을 때, 법조계에서는 이런 의문이 돌았다. 자유한국당 고발 내용은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말을 빌린 것이었고,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를 지휘하는 검사는 주진우 부장검사였기 때문이다.  주 부장은 김 전 수사관과 인연이 없지 않다. 그가 2014년 2월~2017년 2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하기 전 이미 민정수석실 산하 특감반에는 김 전 수사관이 근무하고 있었다. 김 전 수사관은 이명박 정부 이어 박근혜 정부가 시작된 2013년 3월부터 2014년 4월까지 특감반에서 근무했다. 두 사람의 근무기간이 겹치는 기간은 두 달이다. 민정수석실 근무인원은 검찰·경찰·국세청 등 직역별 파견인원을 다 모아서 80~90명이다. 같은 청에서 온 사람은 대략 5~6명 수준이다. 두 사람 관계에 대한 의문을 던지자 한 검찰 간부는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 근무하는 사람이 100명 가까이 된다. 근무기간 두달 겹친다고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청와대 특감반에서 근무했던 검찰 출신의 또 다른 인사는 "모를 리가 없다. 전국에서 뽑힌 소수 엘리트들로서 동질감이 짙고, 이들 중 십중팔구는 그 후에도 모임을 갖는다"고 말했다. 기자가 만난 다른 청와대 근무자 출신 인사도 비슷한 말을 했다.  두 사람 인연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까지 연결된다. 우 전 수석은 2014년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임명된 뒤 2015년 민정수석으로 승진해 2016년 박근혜 정부 말기까지 근무했다. 주 부장이 민정비서관실에서 근무한 기간이 2014년 2월~2017년 2월이니, 거의 3년 동안 한솥밥을 먹은 것이다. 이 두사람이 특수관계임을 부정하는 것이 더 어렵다. 김 전 수사관과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실에서 함께 근무한 적은 없지만, 대검 범정에서 근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당은 김 전 장관에 대한 의혹을 '환경부 블랙리스트'라고 이름 붙이면서 국정농단 당시의 '블랙리스트' 사건과 같은 선상에 올렸다. 그래도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이 수사가  전 정부 청와대 출신 검사의 수사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 의문은 짙어졌다. 법원도 같은 심증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영장을 기각하면서 “일괄사직서 청구 및 표적감사 관련행위는, '최순실 일파'의 국정농단과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인해 공공기관에 대한 인사 및 감찰권이 적절하게 행사되지 못해 방만한 운영과 기강 해이가 문제되었던 사정 등에 비춰보면, 이 부분 혐의는 다툼의 여지가 있어 피고인에게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환경부 의혹'이 국정농단 당시 ‘블랙리스트’ 사건의 성격이 아님에도 검찰이 같은 사건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과연 주 부장과 그의 특수한 사정을 알면서도 수사를 지시한 검찰은, 국정농단 수사의 엄혹함과 촛불정부 때에 와서 문제된 ‘정무적 관행’ 사이에서, 역대 정부간 '의도적 균형잡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은 기자만의 과한 상상일까. 최기철 사회부장(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