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뉴스통 뉴스 카페

소수 정당에게 불리한 악법들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는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관련해 '봉쇄조항'이 다시 논의되고 있다. 봉쇄조항이란,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는 최소 정당득표율을 의미한다. 지금은 정당득표율 3%를 넘겨야 국회의원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투표율을 60% 정도라고 가정하면 78만표 정도를 얻어야 정당득표율 3%를 넘을 수 있다.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현재 3%로 되어 있는 봉쇄조항을 5%로 올리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럴 경우에는 130만표 정도를 얻어야 국회에 들어갈 수 있다. 만약 4.99%를 얻은 정당이 생기면 그 정당을 지지한 130만표 가까운 유권자들의 표는 사표가 되는 것이다.이것은 사표를 방지하고 다양한 정당들이 국회에 들어와 정책으로 경쟁하는 정치를 만들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에 반한다. 그리고 거대 정당이 이렇게 봉쇄조항을 거론하는 의도 자체가 매우 불순한 것이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국회로의 진입장벽을 높이겠다는 발상이기 때문이다.특정한 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에서도 진입장벽이 있으면 진정한 의미의 경쟁이 불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정치라는 시장에서도 진입장벽이 높으면 높을수록 정당 간의 경쟁은 불가능해진다. 기득권을 가진 정당들끼리만 경쟁하는 독·과점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정치에서도 진입장벽은 최소화되어야 한다. 3%라는 봉쇄조항은 오히려 낮춰져야 한다.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하고 있는 독일에서는 5%라는 진입장벽을 설정하고 있지만 독일과 우리나라는 정치제도가 많이 다르다. 독일은 지금 국회에서 논의되는 '준연동형'이 아니라 완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하는 나라다. 그리고 독일은 연방의회나 유럽의회 선거에서 0.5%를 얻으면 원외정당에게도 국고보조금을 득표수에 따라 지급한다. 봉쇄조항은 높지만, 국고보조금 배분기준은 그것의 10분의 1로 낮춰서 새로운 정당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선 국회의원을 보유했거나 정당득표율 3%를 넘긴 정당만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원외정당은 국고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된다. 독일과 우리나라의 이런 제도적 차이를 빼놓고 봉쇄조항만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그 밖에도 우리나라엔 원외정당에게 불리한 수많은 장벽들을 쌓아 놓았다. 지역구에서 후보를 많이 내지 못하는 원외정당은 선거운동 자체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비례대표 후보 유세금지' 조항도 있다. 정당의 후보가 마이크를 잡고 유세도 하지 못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어쨌든 대한민국에는 이런 법 조항이 있는 게 사실이다. 더구나 이걸 위반하면 처벌된다. 이 조항에 대해 2016년 헌법재판관 9명 중 5명이 위헌이라는 의견을 냈으나 위헌결정에 필요한 6명에 단 1명이 모자랐다. 그래서 이 조항은 아직까지 살아 있다.이 조항 때문에 2016년 총선에서 5명의 지역구 후보를 낸 녹색당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유세 자체를 하지 못했다. 지역구 후보가 없는 곳에서는 마이크를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구에서 후보를 내는 거대 정당은 이런 조항의 문제점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반면 돈이 없어서 지역구 후보를 많이 낼 수 없는 소수 정당 입장에선 선거 때마다 부딪히는 문제점이다.뿐만 아니다. 선거 때에 하는 방송토론회에도 원외정당은 초대받지 못한다. 간혹 방송토론회에 나오는 경우가 있지만 이마저도 원외정당만 따로 모아서 방송하기 때문에 주로 시청률이 낮은 시간대에 편성된다.이런 여러 가지 진입장벽 탓에 87년 민주화 이후에 새롭게 원내에 진입했다고 할 수 있는 정당은 2004년 민주노동당이 유일하다. 민노당을 제외하고 원내에 진입한 정당들은 기존 정당들이 쪼개지거나, 기존 정당에 있던 의원들이 나와서 창당한 경우다. 정의당과 민중당 같은 정당은 민주노동당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정당들이라서 새롭게 원내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현실을 감안한다면 정치에서 진입장벽을 높이려는 시도는 철회되어야만 한다. 지금 있는 진입장벽들도 하나하나 제거해 나가야 한다. 늘상 '민의'와 '경쟁력'을 입에 담는 거대 정당들이 정치의 세계에서 독·과점을 유지하려는 행태는 이제 중단되어야 한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변호사(haha9601@naver.com)


펀더멘탈이 사라진 글로벌 증시 “우리 모두 ‘파블로프의 개’가 된 것 같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언론 보도에 시장이 이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할 줄 몰랐다. 무역협상 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주가가 오르거나 떨어지고 있다.” 닐 드와니 알리안츠 글로벌인베스터 글로벌 전략가는 최근 뉴욕증시의 움직임에 이같이 평가했다. 시장이 헤드라인 뉴스에 따라 오르거나 내리는 움직임이 너무 과격하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을 포함한 주요 외신들은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가 가까워졌다고 보도했다. 철회할 관세의 규모에 대한 합의에 근접했으며,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보장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뉴욕증시와 유럽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유럽 주요 국가들의 증시가 강세를 기록했고, 다우존스지수도 150포인트가량 올랐다. 전날 하락세가 나온지 단 하루만의 변화다. 하루 전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합의가 대선 이후가 될 수 있다며 데드라인(시한)은 없다고 강조한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에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민간부문의 고용증가는 6만7000명이었다.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15만명 증가의 절반도 되지 않는 결과였다. 글로벌 경제와 증시를 이끌고 있는 미국이 지금까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고용 덕분이다. 4%가 되지 않는 실업률로 인해 개인소비가 이어질 수 있었고, 이는 미국 기업들에게 깜짝실적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주었다. 고용을 기반으로 한 내수가 바탕이 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절반 이상이 월가의 전망을 뛰어넘는 결과로 이어졌던 것 이다. 즉, 현재 뉴욕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펀더멘탈이 아닌 무역이슈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무역분쟁 이슈에 대한 조건반사로 증시가 움직이자 이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도, 소식을 전하는 기자들도 편해졌다. 증시의 기반은 누가 뭐래도 펀더멘탈이다. 기업들의 실적을 기반으로 회사 가치를 평가받고 주가가 움직이는 것이 본질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합의가 장기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나, 기본적인 펀더멘탈을 무시하게 된 지금 시장의 모습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신항섭 증권부 기자